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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역 시위, 패륜·남성 혐오성 구호 논란 "문재인 재기해"

  • 사회 | 2018-07-08 12:42

7일 서울 혜화역 시위 일부 참가자들이 외친 패륜·남성 혐오성 구호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세정 기자
7일 서울 혜화역 시위 일부 참가자들이 외친 패륜·남성 혐오성 구호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세정 기자

3차 혜화역 시위 진행…과격해지는 구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7일 서울 혜화역 시위에서 나온 구호가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의 성차별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3차 대규모 집회가 7일 서울 혜화역 1번 출구 앞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 집회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들은 불법 촬영(몰래카메라)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회에서 ▲여성 경찰관 90% 비율 임용 ▲여성 경찰청장 임명 ▲문무일 검찰총장 사퇴 ▲판검사 등 고위 관직 여성 임명 ▲디지털 성범죄 영상물 촬영·유포·판매·구매자에 대한 강력 처벌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이 패륜·남성 혐오성 구호를 외쳐 논란이 되고 있다. 붉은 옷을 입은 참가자들은 이날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한동안 외쳤다.

'재기해'라는 말은 반 페미니즘을 주창한 남성연대 대표 고(故) 성재기 씨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이다. 성 씨는 지난 2013년 7월 한강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기하라'는 말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참가자들이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친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홍대 몰카 사건과 혜화역 시위에 대해 "편파 수사라는 말은 맞지 않다"고 발언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몰카 범죄를 보다 엄격히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부 여성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몰카 피의자가 여성이라 수사 진척이 빠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시위 주최 측은 "재기해"라는 구호에 대해 "사전적 의미 그대로 '문제를 제기한다'는 뜻의 '제기'"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서 일부 참가자가 '곰'이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던 것도 구설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의 성을 거꾸로 놓은 이 단어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쓰인다. 이외에도 남성의 성기를 속되게 이르는 단어를 넣은 '유X무죄, 무X유죄', 한국 남자와 벌레를 결합한 말인 '한남충'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도 등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는 혜화역 인근에서 오후 3시부터 약 3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으로 6만 명이 넘는 여성들이 참여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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