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계자 측 "여경 비하 발언으로 상처받은 여경 많아"
[더팩트|이진하 기자] 최근 몇 년 전부터 경찰이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시민에게 가까이 가고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히 벌여왔다. 그러나 경찰 홍보물에 나오는 여경들에 대한 비하나 악플이 끊이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왜 유독 여경들이 등장하는 홍보물이 더 많은 비난을 받을까.
2015년 5월 경북경찰은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당시 인기 있던 CF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스피싱' 예방법에 대해 전 연령에게 보다 쉽게 알리고자 이 영상을 만들었다고 해당 경찰서는 밝혔다. 경찰 홍보 영상을 업로드한 경북경찰서는 실제로 주변 지역 노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해당 영상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일부 네티즌은 '여경을 뽑는 이유', '치안조무사'라는 댓글로 홍보영상 속 여경을 비롯해 모든 여경을 비하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보배드림' 게시판 22일 현재 댓글은 12페이지에 달하는데, 여기서 7~8개를 제외하고 모든 댓글이 욕설과 여성 비하 발언이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지 경북경찰서에 직접 연락해 봤다. 경북경찰서 홍보과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홍보영상을 비롯한 경찰 홍보물은 여경이나 남경이나 특별히 가려서 하고 있진 않다. 그런데 여경이 특별히 비하되는 상황에 대해 속상하다"며 "무엇 때문에 질문하냐"고 조금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경북경찰 관계자는 "경찰 홍보물들 중에 여경들에 대한 것들이 대체로 이슈가 되다 보니 여경들만 하는 줄 아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심지어 업무시간 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촬영해왔고, 윗선에서 강제하기보다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악플러들의 공격으로 많은 여경들이 더이상 홍보물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 경찰 홍보물을 찾아본 결과 여경이 등장하는 홍보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남경도 여경 못지않게 다양한 홍보물에 출연했다. 그런데도 왜 유독 여경 홍보물에만 비판이 쏟아지는 것일까. 현역 경찰들은 '여경에 대한 편견'이 가장 큰 이유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경기도 수원에서 근무하는 한 남경은 <더팩트>에 "일부 여경이 편한 곳으로만 가려하거나, 위험한 일은 꺼리고 피하려는 태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소신을 밝혔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근무하는 여경 P 씨는"매일 밤 취객에 시달리며 음주운전 단속으로 도로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여경이라 무시하는 경우도 많아 힘들다"며 "일부 남경들이나 시민들이 '여자들은 저럴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지칠 때가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여경이란 단어는 많이 쓰이지만, 남경이란 단어는 잘 쓰지 않는다"며 "이런 단어에서도 남자와 여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냥 경찰이면 경찰. 이렇게 성별을 떠나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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