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철영 기자] 홍석현(68) 중앙일보·JTBC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9일,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홍석현 회장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사실 여부를 파악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과연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설은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홍석현 회장은 대선 출마설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홍 회장 대권 도전설은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홍 회장 자신도 대선 출마를 언급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문이 났을까. 소문의 진원지는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와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외신 보도 등을 꼽는다.
우선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지난해 9월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이 그의 책 '제3의 개국'에서 다음 대권주자로 홍석현 회장을 지목하면서다. 조 전 사장은 "홍석현 대망론이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2015년 5월 28일 경희대 강연 이후"라며 "당시 홍 회장은 '새로운 한중일 시대와 대한민국의 꿈'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제3의 개국을 역설했고, 이후 지난해 2월 19일 포스텍 명예공학박사 수락 연설에서 '천명(天命)'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천명은 곧 대권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탄핵정국에서 홍석현 회장의 대선 출마설이 급속히 퍼진 것은 변희재 전 미디어워치 대표가 소셜미디어에서 홍 회장을 언급했고, 일부 보수성향의 인터넷 매체들이 '홍석현 회장, 대선 출마'라는 기사를 생산해냈기 때문이다. 덧붙여 증권가 지라시도 한몫했다.
변 전 대표는 지난 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손석희 JTBC 앵커를 비난하면서 "홍석현 회장은 손석희를 살리고 자기 아들을 집어넣겠다는 건가요? 하기야 대권을 가려면, 강남좌파 자기 아들보단 손석희 같은 선동가가 더 필요하겠지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8일에는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소속된 미디어워치 칼럼 글을 소개하면서 "손석희는 홍석현, 홍정도의 대권욕을 위해 버려지는 하수인에 불과하단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고, 9일에도 "홍석현, 대권 선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홍석현 회장, 이제 탄핵폭동의 주역으로, 전면에 나서나요"라고 했다.
증권가 지라시도 9일 급속히 확산됐다.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이 오늘 충북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 언론에도 알리지 않은 채 하는 의중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외신 보도를 인용한 언론보도도 있었다. 한 언론사는 9일 인터넷판에서 "소문이 일본 언론에서 시작된 것이란 시선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언론 <니케이비즈니스>는 지난 6일자 기사를 통해 'JTBC가 최순실 사태를 가장 먼저 보도한 이유는 사주인 홍석현 회장의 대권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JTBC가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를 입수한 과정이 합법적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대권 출마를 위해 불법적 방법으로 취재를 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 언론은 또 "니케이비즈니스가 '손석희 사장은 좌익세력의 유력자' '한국은 선진국에서 유일하게 큰 좌익세력이 존재하는 나라'라는 등 망언을 일삼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더팩트>가 이날 일본 니케이비즈니스 사이트에서 '홍석현·JTBC' 등을 검색한 결과, 이 같은 기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위 '가짜 뉴스'가 나돌고 있는 셈이다.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가짜 뉴스에 속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누리꾼 Asa*******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홍석현 출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며칠전부터 JTBC 사내에서 그 얘기로 들썩였다는 루머가 있었음. 물론 좋은 쪽이 아니라 혼란한 쪽으로"라고 썼고, 아이디 fake****는 "홍석현 대선출마 뉴스가 떴길래 보니까 진원지가 미디어워치. 변희재는 태블릿 입수 경위 허위사실 유포로 JTBC에게 고소당한 상태. 페이크뉴스에 낚이지 맙시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중앙일보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에 "홍석현 회장의 대권도전설은 수년전부터 나온 철지난 이야기"라며 "일부 보수진영에서 (홍석현 대선출마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탄핵정국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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