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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부르는 드라마 '황제의 딸', 7세 여아 숨져

  • 사회 | 2012-02-08 10:25





▲ 드라마 '황제의 딸' 속 자살 시도 장면 / '황제의 딸' 캡쳐
▲ 드라마 '황제의 딸' 속 자살 시도 장면 / '황제의 딸' 캡쳐

[더팩트|박설이 기자] 중국 본토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중화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황제의 딸'(環珠格格)이 자살을 부르는 저주 받은 드라마로 낙인 찍히고 말았다.

'황제의 딸'이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최근 7세 여아가 이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목 매는 장면을 따라했다 사망한 사건이 중국 주요 언론들을 통해 보도된 데서 비롯됐다.

광저우일보(廣州日報)는 지난해 11월 7세 여아 샤오하이팡(小海芳,가명)과 친구들이 공사현장에서 놀다 밧줄로 목을 매는 장난을 하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 샤오하이팡의 부모가 공사현장 책임자를 고소한 데 대해 법원이 최근 이를 기각했다고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하이팡은 평소 '황제의 딸' 주인공 샤오옌쯔(小燕子,제비)를 따라하길 좋아했으며, 이날도 드라마 속 주인공이 목을 맨 후 살아난 장면을 보고 장난으로 따라했다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 것이다.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네티즌과 언론은 과거에 일어난 비슷한 사건을 들춰내며 '황제의 딸'에 저주 받은 드라마라는 낙인을 찍고 있다. 중국 지난스바오(濟南時報)는 8일 지난 10여년 동안 벌어진 '황제의 딸' 관련 어린이 및 청소년 자살 사건들을 열거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9년 7월 저장(浙江)성에서 11세 여아가 드라마를 보고 목을 맸다 숨졌으며, 2000년 4월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에서도 이 드라마를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목을 매 목숨을 잃었다. 2002년에는 한 소년이 주인공 제비를 사랑하지만 제비 역의 자오웨이(趙薇)를 실제로 만날 가능성이 희박한 사실에 절망해 음독 자살을 한 사건이 랴오닝(遼寧)성에서 발생했었다. 이후에도 2003년 광둥(廣東)성에서 7세 남아가, 2005년 광시(廣西)성에서 7세 여아가 '황제의 딸'을 보고 목을 매 숨졌다.

'황제의 딸'을 본 어린이의 모방 자살 사건에 네티즌들은 드라마 등급제가 시급하다며 관련 부문의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드라마에 '미성년 시청 불가' '보호자 지도 하에 시청 가능' '전 연령 시청 가능' 등의 등급을 확실히 정해 비극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등급제도가 TV나 영화는 물론 서적 등 여러 방면에 적용됐으면 한다"며 조속히 영상물 등급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소년 드라마 제작이 부족한 데 원인을 두고 어린이를 위한 영상물 제작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황제의 딸'은 중국 후난(湖南)TV에서 1997년 처음 제작해 중국 본토는 물론 대만 등 중화권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다. 자오웨이, 판빙빙(范冰冰), 린신루(林心如, 임심여), 쑤여우펑(蘇有朋,소유붕) 등 스타를 배출한 '황제의 딸'은 평균 40%, 최고 58%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2011년에는 시리즈 4편이 방영되는 등 중국인들로부터 오랜 기간 사랑 받고 있다.

fsun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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