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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YG 양현석, '구속 위기' 이주노 위해 '억대 채무 변제'

  • 단독/이슈 | 2018-02-01 16:19

YG 양현석이 구속될 위기에 처한 이주노를 위해 남모르게 채무를 변제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위한 탄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YG 양현석이 구속될 위기에 처한 이주노를 위해 남모르게 채무를 변제하고 재판부에 선처를 위한 탄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양현석(49) YG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억대 사기 및 성추행 혐의로 기소돼 실형 확정 위기에 놓인 가수 이주노(51)를 돕기 위해 남모르게 억대 채무 변제에 나서 구속 위기를 벗어나게 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양현석 대표는 지난 18일 사기 등 혐의로 항소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 선고 공판에 나선 이주노가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에 앞서 이주노의 채무 1억 6500여만원을 대신 변제하고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 결정적으로 감형을 끌어낸 것으로 <더팩트>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이로써 이주노의 항소심 판결 당시 풀리지 않았던 이주노의 채무 변제 퍼즐은 정답을 찾게 됐다. 당시 재판 참석자들과 연예계 관계자들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주노가 갑자기 채무변제를 하며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변제 능력이 전무했던 이주노가 2억원에 가까운 채무를 갚았기 때문이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기혐의로 기소된 이주노는 지난해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2명을 갑자기 끌어안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까지 연루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더팩트 DB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사기혐의로 기소된 이주노는 지난해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2명을 갑자기 끌어안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까지 연루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더팩트 DB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부터 멤버들과 막역한 사이로 지내온 가요계의 U씨는 30일 오후 "양현석 씨는 이주노 씨가 여러차례 불미스런 일에 연루되고 구속이라는 막다른 골목에 처한 처지를 알고 매우 마음 아파했다"면서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대리인을 통해 몰래 채무를 변제해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양현석은 이주노의 채무를 대신 변제해준 뒤 재판부에 선처를 위한 탄원서까지 써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YG의 한 관계자는 "(양회장님이) 평소 내색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처음엔) 회사 내부 누구도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서 "개인적으로 처리하신 일이라서 일단 직원들 중엔 이 일에 관여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주노는 지난 2013년 12월부터 2014년 3월 사이에 지인 최모씨와 변모씨에게 각각 1억여원과 65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조사 결과 이주노가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겼다.

이후 이주노는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술에 취해 여성 2명을 갑자기 끌어안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까지 연루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렸다. 1심 재판부가 사기 피해자들과 합의 기회를 주기 위해 구속영장은 발부하지 않았지만, 돈을 변제하지 못하면 구속될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이주노는 지난 2015년 채권자들한테 빚 독촉에 시달리자
이주노는 지난 2015년 채권자들한테 빚 독촉에 시달리자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정 안되면 서태지라도 만나겠다"며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들한테 부탁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돈을 빌려서 갚겠다'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SBS 한밤의 TV연예 캡쳐

이주노는 지난 2015년 채권자들한테 빚 독촉에 시달리자 "조금만 기다려 달라. 정 안되면 서태지라도 만날 거다. 무릎을 꿇고라도 돈을 받아 오겠다(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들한테 부탁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돈을 빌려서 갚겠다는 의미)"고 했다.

이 내용은 당시 해당 채권자가 녹음 파일로 SBS 연예정보프로 '한밤의 TV연예'에 제공해 그대로 방송됐다. 채권자 역시 인터뷰에서 "이주노가 일주일 뒤에 주겠다고 해서 1억원을 빌려준 것이고, 서태지와 아이들을 우상으로 생각했고 그 명성을 믿었기에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주노 씨는 (내게) 수차례 서태지의 이름을 언급했다"면서 "(실제) 통화 녹음은 하나만 돼있지만 그 얘기(서태지)는 몇 번 들었다"고 전해 당시 절박한 상황에 처했던 이주노의 처지를 짐작케 했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30일 "당시엔 형편이 워낙 다급한 나머지 (이주노 씨가) '서태지'를 언급했겠지만 실제로 서태지 씨나 양현석 씨한테 손을 벌리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멤버들끼리 교류하지 않고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현석(왼쪽)은 이주노에 대한 금전적 도움이 오히려 엉뚱한 뒷말로 이어질까 염려했다고 한다. 사진은 SBS 'K팝스타 2' 제작발표 당시 박진영(오른쪽)과 함께. /더팩트 DB
양현석(왼쪽)은 이주노에 대한 금전적 도움이 오히려 엉뚱한 뒷말로 이어질까 염려했다고 한다. 사진은 SBS 'K팝스타 2' 제작발표 당시 박진영(오른쪽)과 함께. /더팩트 DB


이주노는 지난 18일 사기혐의와 성추행혐의 병합심리로 열린 2심 판결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사진은 이주노가 지난해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 두 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뒤 용산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이주노는 지난 18일 사기혐의와 성추행혐의 병합심리로 열린 2심 판결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사진은 이주노가 지난해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20대 여성 두 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뒤 용산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문병희 기자

이런 상황에서 남모르게 도움을 준 양현석의 '동료애'는 어떤 복선도 없이 말그대로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순수함이 발휘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 만하다. 사실 양현석의 입장에서는 이주노에 대한 금전적 도움이 오히려 엉뚱한 뒷말로 이어질까 염려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측근은 "이런 속사정 때문에 금전적 도움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던 이유가 됐겠지만 어쨌든 양현석 씨가 과거 동고동락했던 동료로 이주노 씨를 수렁에서 벗어나게 해준 은인이라는 점에서보면 '서태지와 아이들'의 의리가 돋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이주노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하고 문자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2심 선고 직후인 지난 18일 이주노는 "나도 그렇고 가족도 그렇고 상당히 고통스럽다"면서 "판결에 대한 부분은 사실 난 아직도 무척 억울하다"고 유죄판결에 대한 억울한 속내를 밝힌 바 있다.

한편 2심 재판부는 사기혐의와 병합된 성추행혐의를 인정해 집행유예 감형과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과 성폭력치료강의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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