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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두환 회고록 '베스트셀러' 인세, 국고 환수된다

  • 단독/이슈 | 2017-07-21 10:59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 소유의 서울 서초동 시공사 본사 전경. /더팩트DB

[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은 전두환(86) 전 대통령의 회고록 인세가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 지난 4월 출간된 전 전 대통령 회고록의 인세는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출판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전두환 회고록'을 펴낸 출판사 '자작나무숲'이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57) 씨가 새로 설립한 출판사라는 점에 주목, '차명 수익' 가능성까지 검토해 추징한다는 방침이다.

자작나무숲은 시공사 계열사인 음악세계의 독립 브랜드(임프린트)로, 회고록 출간 석달 전인 지난 1월 17일 출판 등록을 마쳤다. 이 출판사는 등록 이후 전두환 회고록과 이순자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 등 두 저서만 출간했다.

11일 <더팩트>가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현황 등'의 자료에 따르면, '전두환 회고록 출간에 따른 판매수익 추징 검토 여부'에 대해 검찰은 "출판사 측으로부터 계약서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사실 관계 및 관련 법리 등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해 1월 3일 시공사를 상대로 한 추징금 환수 소송 결과를 근거로 (재국 씨의 또 다른 출판사인 자작나무숲)에 연대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두환 회고록으로 인한 차명 수익 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추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법원은 전 전 대통령 추징금과 관련, 시공사에 대해 "56억 9300만 원을 6년 동안(2021년까지) 6개월마다 적게는 3억 5000만 원에서 많게는 11억5000만 원까지 국가에 분납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전두환 회고록' 판매수익에 대한 검찰의 추징금 환수는 2013년 통과된 전두환 추징법에 따라 공무원이 아닌 가족 등 제3자의 재산도 환수할 수 있다는 게 근거다. 회고록 판매수익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세도 포함돼 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997년 4월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다.

지난 6월 13일 국내 서점 점유율 1위인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서 '전두환 회고록'을 검색한 결과, '종합 베스트셀러'와 '정치/사회' 클릭! 실시간 추천으로 안내되고 있다./교보문고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지난 6월 13일 국내 서점 점유율 1위인 교보문고 인터넷 서점에서 '전두환 회고록'을 검색한 결과, '종합 베스트셀러'와 '정치/사회' 클릭! 실시간 추천으로 안내되고 있다./교보문고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지난 4월 5일 출간된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은 격동의 시기를 좌지우지한 최고 통치자가 30여년의 침묵을 깨고 주요 사건의 내막을 조금이나마 밝혔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며 줄곧 '베스트셀러' 자리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회고록의 판매수익과 인세 역시 출판계에서는 보기 드문 액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팩트>는 취재과정에서 회고록 출판사인 '자작나무숲'을 보유하고 있는 시공사 측에 수차례 답변을 요구했지만, "판매수익이나 계약관계 등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회신만 받았다.

하지만 출판·서점업계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인세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온라인 및 오프라인 서점업계의 시장점유율에 따른 판매부수, 판매수익, 자서전에 대한 일반적 계약 관행 등을 보면 대략적 판매수익과 인세가 나온다는 얘기다.

복수의 출판·서점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판매부수'는 영업상 대외비다. 하지만 구매층이 많지 않은 '자서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베스트셀러'는 '1만부'를 기준으로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두환 회고록(전 3권)'은 지난 4월 3~5일 발간과 동시에 국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종합'과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지난 6월까지도 자리를 지켰다.

국내 대형 온라인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4월 6일부터 6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세트(3권)기준으로 '전두환 회고록' 판매부수는 4000세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등은 '대외비'라며 판매부수 공개를 거절했다. 다만 예스24와 복수의 출판업계를 통해 파악한 2016년 매출액 기준 온·오프라인 서점별 시장 점유율(교보문고 32% · 예스24 25% · 알라딘 17% · 인터파크 10% 등)로 전두환 회고록 판매부수를 추산하면 최소 1만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스24가 두 달여 간 판매한 4000세트와 시장점유율 25%를 환산하면 전체 판매부수는 1만 6000세트다. 7월 13일 기준으로 보면 판매부수는 더욱 늘어난다. 즉, 업계에서 '베스트셀러'로 통용되는 '1만부'는 쉽게 넘는다는 이야기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 소유의 서울 서초동 시공사 본사 전경. /더팩트DB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 소유의 서울 서초동 시공사 본사 전경. /더팩트DB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세 수입은 아들 전재국 씨 소유의 출판사 '자작나무숲'과의 계약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출판물을 인쇄할 시 작가에게 통상 판매수익의 10~15%를 인세로 지급하는 게 출판업계의 관례라고 한다. 이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의 인세 수입을 추정하기 위해선 판매수익을 살펴봐야 한다.

'전두환 회고록'의 권당 가격은 2만 3000원이며, 세트는 6만 9000원이다. '베스트셀러' 기준인 1만 부가 팔렸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인건비·출판비용 등 제외) 6억 9000만 원(권당 2만3000원x3x1만부)의 판매수익을 낸 셈이다.

업계에서는 '전두환 회고록'의 경우 초판에 이어 2쇄까지 찍은 상태이고, 회고록 같은 자서전류는 판매 마진(판매 가격에서 매출 원가를 제한 차액)이 높다는 등의 이유로 판매수익은 산술적으로 나온 7억원은 웃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럴 경우 전 전 대통령의 인세 수입은 최소 7000만원에서 최대 1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인세 수입이 수억 원도 가능하다고 복수의 출판업계 관계자는 주장했다. '전두환-전재국'의 관계가 '부자(父子)'인 만큼 '특수관계'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의 경우 통상적 인세 지급 관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계약서는 법적 분쟁 소지가 없다면 강제 사항이 아니며, (부자 관계라고 가정했을 경우) 인세 지급 여부 역시 서로 이해관계에 따라 조정하면 그만"이라며 "60%가 될 수도 있고, 무상으로 저작권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한 관계자도 "사실상 주식회사 시공사 등 대형 출판사를 운영하는 재국 씨가 '자작나무숲'을 새로 만들어 '셀프 출판'을 했기 때문에 자비 출판 개념으로 봐야 한다"며 "이럴 경우 인세 개념이 없을 수 있다. 판매수익 전체를 아버지든, 아들이든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계약서상에 명시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시공사 측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판매수익과 출판계약 관계, 검찰의 환수 절차에 대한 입장 등 모든 것에 대해 답할 이유가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씨 소유의 서울 서초동 시공사 본사 전경. /더팩트DB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검찰 내 '전두환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은 최근 전 전 대통령 장남 재국 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로부터 3억5000만 원을 환수한 것을 포함해 전체 추징금 2205억 원 중 1151억 원(집행률 52.2%)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도 1053억4799만2970원이 남아 있다.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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