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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권 침해 당했다"…최순실, 유엔인권위 '청원'

  • 단독/이슈 | 2017-03-01 17:10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더팩트 | 최재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개명 후 최서원) 씨가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이유를 내세워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유엔인권이사회(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UNHRC)에 시정을 위한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1일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에서 "최서원 씨가 구속된 이후 검찰과 1심 재판부, 항고심 재판부는 최 씨에게 서신교환이나 책 반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독방에 갇힌 상태에서 정신적 생존을 위한 '책'조차 반입을 금지시킨 건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최순실(61·구속기소·개명 후 최서원) 씨 변호인이 이경재 변호사가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최순실(61·구속기소·개명 후 최서원) 씨 변호인이 이경재 변호사가 검찰과 법원을 상대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유엔인권이사회(United Nations Human Rights Council, UNHRC)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더팩트DB

이 변호사는 그러면서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책 반입과 서신교환 정도만 허용해달라고 이의신청을 했지만, 재판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항고심 재판부에 다시 이의신청 했는데, 이번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유엔인권이사회에 청원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유엔 총회 보조 기관의 하나로, 유엔 가입국의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상설위원회이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의 기능위원회 중의 하나였던 유엔 인권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 on Human Rights, UNCHR)를 개편, 발전시켜 2006년 6월 새롭게 설립됐다.

유엔인권이사회 청원 신청은 개인의 인권침해에 대해 국제기구인 유엔에서 조사, 구제해주는 제도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최 씨 측의 청원 신청을 받아들인다면, 인권침해 사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인권침해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국가에 인권침해 방지를 '권고'할 수 있다.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유엔 총회 보조 기관의 하나로, 유엔 가입국의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상설위원회이다. 유엔인권이사회 청원 신청은 개인의 인권침해에 대해 국제기구인 유엔에서 조사, 구제해주는 제도다. /사진=UN
유엔인권이사회(UNHRC)는 유엔 총회 보조 기관의 하나로, 유엔 가입국의 인권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상설위원회이다. 유엔인권이사회 청원 신청은 개인의 인권침해에 대해 국제기구인 유엔에서 조사, 구제해주는 제도다. /사진=UN

"최 씨에게 책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일까. 최 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측은 <더팩트>에 "법원의 판단에 따라 행정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 반입도 허용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법원의 결정에 책도 포함된다"고 답했다.

지난달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검찰 측이 최 씨에 대해 제출한 '비(非)변호인과의 접견·교통(交通) 금지' 신청 사건을 받아들였다. 이는 지난해 10월 31일 밤 검찰에 긴급체포된 최 씨에 대해 네 번째 접견금지를 결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최 씨에 대해 범죄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의 의견을 받아 들여 접견금지 기간을 한 달 더 늘렸다.

현행법상 법원은 도망하거나 범죄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직권 또는 검사의 청구로 변호인 아닌 사람과의 만남을 금지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특위 위원들이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현장 청문회에 최순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자 접견실에서 비공개 청문회를 한 뒤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12월 26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김성태 위원장과 여야 특위 위원들이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현장 청문회에 최순실 증인이 출석하지 않자 접견실에서 비공개 청문회를 한 뒤 나오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따라 최 씨는 검찰 측 요청에 따라 3월 21일까지 변호인 접견 이외에 다른 사람과는 면회는 물론 책 반입 등도 할 수 없다. 다만 옷과 음식, 약 등은 받을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사람과의 만남은 차치하더라도 책조차 반입을 막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같은 사건에 연루된 다른 수감자들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은 교도소에 다양한 도서를 반입했다. 지난해 12월 3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차 씨는 '영문독해 테크닉105' '영어단어 무작정 따라하기' 같은 영어교재를 비롯해 '데드맨'(가와이 간지 저)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데이비드 발다치 저) 등 소설, 교양서 20권을 반입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여덟단어' '핀란드가 말하는 경쟁력 100' '알렉스 퍼거슨 나의 이야기' 등 책 4권을 들여왔다.

검찰과 법원이 유독 최 씨에게만 책조차 반입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법조계에서는 "수사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봤다.

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케이파트너스 최종상 변호사는 1일 <더팩트>에 "가족과의 접견금지는 검찰의 일반적 행태인데,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유엔 인권헌장에 보장된 최소한의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길을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내 기관에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없이 국제기구에 구제수단이 있는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서다. 게다가 구체적으로 증거인멸 행위가 있어야 한다. 추상적으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해서 접견을 막는 것은 안 된다. 존엄과 가치의 문제다. 그런데 책 반입까지 막는 최 씨의 경우는 이례적이다. 책이 증거인멸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

또, 다른 법조계 한 변호사도 "책 반입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은 수사과정에서 정신적 압박용 아닌가 싶다"며 "같은 사건에 연루된 피의자들이 수사에 협조적이니 접견금지를 풀어준 것이 방증"이라고 했다.

최 씨 측 변호인 역시 수사 목적 달성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재 변호사는 "수사 협조를 안해서 그런 것(접견금지) 아니냐"며 "그런데 수사 협조를 할 분위기가 아니다. 오로지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자백만을 강요하고 있다. 해명을 안 들어준다면 수사가 무슨 의미가 있냐"라고 말했다.

이어 "유엔 인권헌장에 보장된 최소한의 인권을 향유할 수 있는 길을 국가인권위원회 등 국내 기관에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할 수 없이 국제기구에 구제수단이 있는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jpcho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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