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단독/이슈
[단독] 김 대표, 정·재계 커넥션 확인…"전 정권 실세 연루" (종합)

[더팩트|이명구·임근호·서종열기자] 김 대표(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의 손길이 뻗지 않는 곳은 없었다. 연예계는 물론 언론과 정계, 재계에 이르기까지 김 대표는 그야말로 '마당발'이었다.

<더팩트>가 단독 입수한 2008년 4월 스케줄표에 따르면 故 장자연의 소속사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건설회사 대표를 비롯해 금융계, 언론계 유력인사 등 각계 각층 주요인사를 두루 만나고 다녔다.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전 정권 고위 공직자 출신인 모 투자회사 대표다. 본지 취재 결과 정권 실세로 활약했던 그는 김 대표의 사업확장에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모 유력 일간지 국장과의 골프 회동도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VIP'라 불리는 이들 유력인사와의 만남에 故 장자연이 이용됐냐는 것. 본지 확보 문건에 오르내린 몇 명의 인사가 고인의 유가족이 소송한 4명과 연계 고리를 갖고 있어 장자연의 시달림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 2008년 4월 김 대표 스케줄표를 살펴보면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여러 명의 유력인사들을 만났던 것으로 보인다. 명단에는 정·재계 관계자를 포함해 언론계 국장까지 다양한 인사가 포함돼 있었다.

김 대표는 4월 3일 건설사 회장인 F씨와 저녁 식사를 시작으로 같은 달 8일에는 전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의 금융계 인사와 저녁을 함께 했다. 이후 스케줄을 비워논 것으로 미루어 저녁 약속 후 가라오케 등에서 늦게까지 술자리를 가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21일에는 제주도에서 언론계 인사와의 골프 약속을 가졌다. 12시 제주도에 위치한 M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고, 6시 유력 일간지 국장과 연이은 약속을 잡았다.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 전 직원은 장자연이 4,5월 제주도 행이 잦았다고 말해 장자연의 동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정표를 살펴보면 김 대표는 소속 연기자 관리에도 철저했다. 4월 11일 김 대표는 소속사 대표 연기자인 K의 어머니 생일 마저 기록하고 챙겼다. 또한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소송 관련 일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월에만 두 차례 부동산 관련 소송에 관련돼 재판을 진행중이었다.

김 대표를 가까이에서 수행한 전 회사 직원은 "김 대표에게는 접대의 달인, 소송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면서 "특히 VIP 접대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거기에 소속사 배우들이 동원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 본지가 입수한 문건을 통해 이들의 증언이 어느 정도 사실이었음이 확인된 셈이다.

◆ 정·재계 및 언론계를 넘나드는 '거미줄 인맥'

그렇다면 김 대표는 대체 얼마나 넓은 인맥을 갖고 있었던 것일까.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이 속한 연예계는 물론, 재계와 언론계까지 친분을 쌓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일정에 기록된 정·재계 인사 등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김 대표가 지난해 4월 8일 저녁식사를 한 'B씨'다. B씨는 전 정부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 퇴임 후 투자회사를 차리기도 했다. B씨는 국내 금융계의 거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한때 대형 로비사건과 연루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B씨를 통해 금융사 대표인 D씨와 IT업체 대표 E씨와의 인맥을 구축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B씨는 정부 고위 공직자로 재직할 당시 금융사 대표였던 D씨와 상당한 친분을 구축했다는 설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B씨는 당시 정부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 직책을 맡고 있었고, D씨는 당시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던 금융사의 대표였다.

B씨는 IT업체 대표였던 E씨와도 연관이 있다. E씨는 故 장자연 유족들이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인물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기도 하다. B씨는 로비사건으로 인해 공직자 생활을 정리한 뒤 투자사 대표로 재직하면서 E씨의 IT업체에 투자를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김 대표 인맥, 어떻게 만들었고 이용했나?

정·재계를 가로지르는 김 대표의 로비활동은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의 사업확장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거미줄 인맥의 핵심고리로 분석되는 B씨는 김 대표에게 정·재계 유력인사들을 소개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지가 확보한 또 다른 문건에 따르면 김 대표는 대형 벤처캐피탈사 투자담당 간부 C씨와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개인적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챙기는 사이였다. C씨가 속한 벤처캐피탈사는 이후 김 대표의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에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와 4월 21일 제주도 골프 회동을 가진 유력 일간지 국장은 김 대표의 언론계 인맥을 쌓는 디딤돌 역할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김 대표는 소속사에 대한 홍보를 위해 인터넷 매체 겸 경제지 사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고 전해진다.

한편 김 대표는 건설사 회장인 F씨와도 자주 저녁 약속을 잡았다. 이유는 김 대표의 개인적인 투자관심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2008년 8월 인수인계서에 따르면 김 대표는 해당 건설회사를 관심종목으로 등록하고 종가를 보고 받았다.

◆ 故 장자연, 김 대표의 VIP 접대에 동원됐을까.

기나긴 무명의 터널을 벗어난 故 장자연이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기전 고인이 남긴 문서는 연예인이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당해야 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고인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벌써 20일째. 하지만 경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은 아직 하나도 없다.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 전 직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김 대표의 접대에 시달렸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대표를 지근에서 수행한 한 직원은 "장자연이 소속사에서 막내급이라 접대장소에 자주 나갔다"면서 "VIP 접대를 위해 삼성동 건물 3층 뿐 아니라 고급 술집에도 자주 불려 나갔다"고 말했다.

고인과 함께 소속사 배우로 활동하던 모 탤런트도 경찰 조사에서 "김 대표의 강요로 고위 인사와의 술자리에 불려가 부적절한 행위를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 관리 및 운영을 담당했던 한 직원은 "장지연이 사장과 시간차를 두고 제주도와 일본, 태국 등으로 갔다"며 접대설을 뒷받침했다.

본지의 스케줄표 입수로 김 대표의 접대 일정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경찰 역시 본지가 언급한 유력 인사에 대해 심층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문서의 원본이 무엇이며 어떤 경로로 유출됐느냐가 아니다. 철저한 압수수색과 주변탐문으로 고인을 직·간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거물급 인사를 찾아내는 것이다.

snikerse@tf.co.kr

<사진 = 김용덕· 이승훈· 이호준 기자, 그래픽 디자인= 손해리기자>

<관련기사>

▶[단독] 김 대표, 정·재계 교류 왜 했나…"그만의 접대 스타일은?"

▶[단독] 故 장자연, 정·재계 접대에 이용?…前직원 "가능성 있다"

▶[단독] 2008년 4월, 스케줄표 입수…"고위층과의 은밀한 약속"

▶[단독] 김 대표 VIP 인맥분석…"유가족 고소인과 묘한 연결고리"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