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다영 기자] "해외 수입 포맷 예능프로그램인 '오페라스타'를 맡았어요. 기똥차다까진 아니었지만 스스로 괴로웠죠. 어려운 오페라를 대중에게 가까이 끌어당긴 것인데 이 간단한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고 무릎을 쳤어요."
예능프로그램 작가 최대웅(40)의 말이다. 90년대를 강타했던 KBS 2 '서세원쇼'부터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Mnet '비틀즈코드'. 이밖에도 유명한 프로그램들이 그의 프로필 안에 담겨있다.
워낙 독창적인 포맷의 예능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그이지만 tvN '오페라스타'를 맡으면서 발상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최 작가는 우스갯소리로 "시즌 2는 판소리스타로 하자고 했다"지만 원판을 그대로 차용했던 시즌1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오페라스타' 시즌 2도 그대로 오페라의 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작가인 그가 해외수입 프로그램 작가로 나선 것은 국내 예능시장 트렌드 때문. 현재 국내 예능은 이미 타국 시청자들에게 인정받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청률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수입예능 방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즐겁게 했고, 성적도 좋았다. 하지만 최 작가는 그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높은 욕심을 냈다. 바로 국내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수출하고 싶다는 꿈이었다.
"'황금어장-무릎팍도사'와 '비틀즈 코드' 모두 수출하고 싶어요. '무릎팍도사'는 도사가 진행하는 한국형 토크쇼이지만 전세계적으로 주술사가 있고, 형식 자체가 인생사를 듣고 상담을 해주니 수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평행이론'을 보다가 떠올린 '비틀즈 코드'도 세계로 수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비틀즈라는 유명 뮤지션의 그룹명을 딴 이름인데다 각국에 다 선후배들이 있으니 추억의 선배, 레전드라는 표현보다 신선한 포맷이 되지 않을까요."
그의 꿈은 예능한류작가다.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가지고 아시아권을 휩쓸고 미국에도 가고 싶다. 그런 꿈이 예능프로그램 수출을 희망하게 했지만 그보다는 국내 예능작가 현실을 개선하고 싶다는 욕심이 한발 앞섰다. '오페라스타'를 할 당시 너무도 괴로웠기 때문이다. 최 작가는 "구성을 안해도 되니 너무 편했지만 겁도 났습니다"라며 "내가 이러나 경쟁력이 떨어지면 어떡하나, 식량의 무기화처럼 예능이 무기화돼 나중엔 달라는 대로 돈을 줘야 프로그램 포맷을 사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고유의 재미를 지닌 프로그램은 없어지는 것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예능 포맷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하지만 국내 실정은 열악하다. 수출의 발판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네덜란드 엔데몰 작품으로 80개국에 수출됐던 '빅브라더'는 프로그램 포맷 수출만으로 KBS 연매출의 3배 수익을 올렸지만 국내는 '도전골든벨', '우리결혼했어요'가 수출됐고 '롤러코스터' 외 2편이 추진 중인 것을 빼면 미진한 상황이다. 세분화 된 수출체계 및 홍보전략을 구축하지 못한 데다 예능작가들을 지원해 줄 제도도 거의 없는 실정인 까닭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예능 포맷 제작비는 20억원 안팎인데 국내 예능 수입액수는 3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최 작가의 설명이다.
사실 최 작가의 '비틀즈코드'나 '무릎팍 도사'가 해외에 수출된다 한들 현재로선 작가에게 수익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 작가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외국 프로그램만 사와서 쓰는 현실에서 벗어나 국내 고유의 프로그램들이 해외에서 활개치기를 바라고 있다. 그래야 예능한류작가 1호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최 작가는 "저는 늘 색안경을 끼고 예능을 바라봅니다. 삐딱하게도, 재미를 위한 예능도 모두 그 안에서 나오죠. 저만의 색안경으로 해외 수출 뿐 아니라 미국에 가서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언제든 도전해야죠"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바이벌은 식상한 메뉴가 됐고, 전세계적으로 존재하는 관혼상제를 소재로 글로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최 작가. 조만간 최대웅이란 작가가 해외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지도 모른다.
더팩트 연예팀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