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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tf.co.kr>
[박소영 기자] 연예계 복고 바람을 타고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그때 그 시절을 주름잡던 스타들이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향수를 더욱 자극했다. 얼마 전 '돌아온 예능대제' 개그맨 주병진(52)은 14년 만에 토크쇼에 출연해 원조 MC다운 입담을 뽐냈다. 주병진이 활약하던 그 시절, 토크쇼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많은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대표 토크쇼,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천사를 살펴봤다.

◆1세대 정통 토크쇼
1989년 3월 8일, 한 재미동포 출신 코미디언이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주인공은 자니 윤(75). 그는 미국의 한 유명 토크쇼에 게스트로 출연해 스타덤에 오른 뒤 1989년 화려하게 귀국했다. 그가 맡은 KBS2TV '자니윤 쇼'는 국내 방송 사상 최초로 진행자의 이름을 내건 심야 토크쇼였다. 1인 토크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자니 윤은 프로그램을 통해 젠틀한 진행과 점잖은 개그로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어눌하면서도 독특한 그의 말투는 시청자들의 귀를 단숨에 사로잡았고 풍성한 게스트들의 화려한 입담은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현재는 국민 MC로 불리지만 1990년대 초에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던 강호동이 초대 손님으로 등장했고 톱스타 김혜수, 전인화-유동근 부부도 출연했다. 외국 배우 소피 마르소를 게스트로 초대할 수 있었던 건 자니 윤의 역량 덕분이었다. 당시 자니 윤의 옆에는 조영남이 보조 MC로 있어 잔잔한 웃음을 더했고 쇼의 음악 담당은 가수 배철수였다. 자니 윤은 '자니 윤 쇼'를 1년 동안 진행한 뒤 SBS로 자리를 옮겨 '자니 윤 이야기쇼'를 맡는 등 토크쇼 MC로서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
'자니 윤 쇼'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파 MC도 1인 토크쇼 대열에 합류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맹활약하며 인기를 끈 개그맨 주병진은 1993년 1월 초 SBS '주병진 쇼'를 맡아 정통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주말 심야 시간대에 방송된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의 쇼는 평균 시청률 23%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후 그는 1995년 MBC '주병진 나이트 쇼'를 1년 간 진행했고 1998년에는 다시 SBS로 가 '주병진의 데이트 라인'을 맡아 1인 토크쇼의 화려한 전성기를 장식했다.
32살의 젊은 나이에 당대 최고의 MC 자리에 오른 그는 개그와 시사를 접목한 파격적인 시사 토크쇼 방식을 채택했다. 당시 각계각층의 유명인사와 정치인들을 초대해 민감한 질문도 적절히 던지며 깔끔한 웃음을 유발했다. 공수도 무예인 최배달, 노숙자 출신의 사회운동가 김춘삼,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 등 브라운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인물들도 그의 쇼에 게스트로 등장했다. 1990년대 주병진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토크쇼 진행자였다.

◆게임에 순위까지, 진화하는 토크쇼
진행자와 게스트가 안락한 의자에 앉아 마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쇼는 1990년대 중반에 들어서 서서히 흥미를 잃게 됐다. 이때 등장한 것이 SBS '이홍렬 쇼'였다. 1995년 3월 첫 방송한 '이홍렬 쇼'는 개그맨 이홍렬(57)이 초대 손님과 대화도 나누고 요리도 함께 만들어 먹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특히 당시 이홍렬과 게스트가 했던 '참참참 게임'은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얻고 있다. 이와 더불어 '뿅망치' 벌칙 등 추억의 게임도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홍렬 쇼'는 1998년 3월, 10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고 2년 뒤인 2000년 8월 시즌2 형식으로 부활해 2001년에 종영했다.
역대 가장 화려하고 많은 게스트들이 등장한 토크쇼는 '서세원 쇼'일 것이다. 1995년 KBS 2TV '서세원의 화요 스페셜'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토크쇼는 1998년 '서세원 쇼로' 이름을 바뀐 뒤 더욱 승승장구했다. 1회 게스트 김자옥을 시작으로 소방차, 박진영, 구본승, 김혜자, 김희선, 이본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초대 손님으로 등장했다. 이는 2000년대에 들어서도 변함없었다. 2002년 종영하기 전까지 한고은, 신화, 유재석-이휘재, 박수홍-박경림, 컨츄리 꼬꼬 등 다양한 분야의 톱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서세원 쇼'가 높은 인기를 끈 이유는 '토크박스' 코너 덕분이었다. 현란한 입담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 주제가 적힌 주사위를 돌린 뒤 해당 타이틀에 맞는 토크 대결을 펼쳐 시청자들을 배꼽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국민 MC' 유재석은 이 코너를 통해 인기가 급 상승했고 긴 무명 생활을 끝내게 됐다. 당시 그가 전했던 '주유소 1000원 기름 충전' '용변 후 화장실 휴지를 엉덩이에 붙이고 나온 일화' '여고생에게 무릎 꿇은 사연' 등은 여전히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 밖에 '서세원 쇼'에는 '누드토크' '실루엣 토크' 등 다양한 콘셉트의 토크가 진행됐고 '오늘의 토크왕'을 뽑는 형식도 선보였다.

◆여배우들까지 토크쇼 MC로 가담
1990년대 토크쇼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자 여배우들까지 진행자로 나서게 됐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이승연(43)은 1998년 3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이승연의 세이세이세이'를 맡았다. '이홍렬 쇼'의 후속으로 선보인 이 토크 프로그램에서 이승연은 차분한 진행과 의외의 웃음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그해 가을 불법 운전면허 취득 사실이 알려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그의 뒤를 이은 스타는 배우 김혜수(41)였다. 조리 있는 말솜씨와 여유 있는 진행으로 편안히 웃고 즐길 수 있는 토크쇼를 만들었다. 김혜수 옆에는 배우 차승원이 보조 MC로 자리했다. 두 사람은 친한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듯이 게스트와 유쾌한 대화를 나눠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인상적인 토크쇼 진행자로 기억되고 있다. '김혜수의 플러스 유'는 2000년 8월 2일 10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고 곧이어 '이홍렬 쇼'의 시즌 2가 새롭게 시작됐다.

◆집단 토크로 물량 공세
2000년대에 들어서는 진행자의 이름을 건 토크쇼가 아닌 집단 토크쇼가 신선한 바람을 타고 인기를 끌었다. 그 선두에는 SBS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가 있었다. 2003년 2월 28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008년 1월 14일 종영되기까지 '야심만만'은 5년 간 인기 토크쇼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한 게스트들이 대거 등장해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고백하는 등 숱한 이슈를 생산했다. 특히 MC 강호동, 박수홍, 김제동 등이 내뱉는 감동 코멘트는 어록으로 불리며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역시 2003년 시작해 지금까지 방송되고 있는 장수 토크쇼다. 지난 2004년 5월 첫 전파를 탄 '놀러와'는 토요일, 금요일 등 요일을 옮겨 가며 꾸준히 방영했고 2008년부터 현재까지 매주 월요일 밤 안방극장에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노홍철, 박명수, 정시아, 은지원 등 스타들이 고정 패널로 거쳐 갔고 '토크 홈런왕' '숫자토크 점점 작게' '회전토크 넘어야 산다' 등 다채로운 토크 코너도 선보였다. 게스트 역시 특정 주제에 맞는 많은 인원이 등장해 단체로 입담을 과시했고 토크 내용도 풍부하고 다양했다.

◆현재는 다양한 형태가 공존
'놀러와' 외에 현재 전파를 타고 있는 토크쇼는 10개 남짓이다. 그 중 MBC '황금어장-무릎팍 도사'는 점집 콘셉트로 강호동(41)이 메인 MC '무릎팍 도사'를, 유세윤(30)과 올밴(36·본명 우승민)이 보조 도사 역을 담당하고 있다. 게스트의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토크를 이어가는 신개념 토크 프로그램이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사우나에서 MC들과 게스트들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찜질복을 입은 채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스타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편안한 목요일 밤을 보내고 있다.
KBS 2TV '승승장구'는 배우 김승우(42)를 진행자로 내세워 매주 한명 씩 게스트를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감동과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선 볼 수 없던 김동건 아나운서, 김정운 교수, 원조 토크쇼 MC 쟈니 윤 등이 출연해 프로그램을 빛내기도 했다. 여기에 게스트들의 지인인 몰래온 손님까지 더해 풍성한 볼거리를 안기고 있다.
'승승장구'와 동 시간대 라이벌 프로그램 역시 토크쇼다. SBS '강심장'은 MC 강호동과 이승기를 앞세워 톱스타들 2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동일한 주제로 입담 대결을 펼치는 형식으로 과거 '토크왕' 개념인 '강심장'을 매주 선정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토크쇼 '승승장구'와 '강심장'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토크쇼의 인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이 외에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는 일반인들의 고민을 스타들이 토크를 통해 풀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최근 종영한 SBS '밤이면 밤마다'를 이어 새 토크쇼 '힐링캠프'가 시청자들 곁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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