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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토크] 장기호 자문위원 "'나가수'는 스포츠가 아니다" ②




▲'나가수'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기호 교수.
▲'나가수'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기호 교수.

[심재걸 기자] 장기호는 '나가수'에서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가수 추천을 비롯해 프로그램 구성 및 장치 등을 제작진에게 조언하는 역이다. 청중평가단의 투표와 개표를 지켜본 뒤 경연 가수들의 총평도 장기호의 몫이다.

그는 "단순히 예능 프로그램라고 생각했다. 처음 자문회의에 가보니 내가 여기 왜 있나 싶었다"며 "나의 역할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고 대중 음악 발전을 위해 쓴소리, 단소리를 낼 수 있다면 참여하겠다고 못박았다. 제작진이 그 뜻을 흔쾌히 수락해 자문위원장을 맡았다"고 '나가수' 동참 배경을 설명했다.

막상 시작하고보니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방송 초기 오디오는 도저히 2010년대 수준이 아니었다"며 "탈락 방식도 1등을 떨어뜨릴 지, 여러명으로 삼을 지, 재도전을 염두할 지 고민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 중에서도 서바이벌 형식을 빌리다보니 순위에 대한 집착이 가장 우려됐다. 순위와 탈락자는 절대 '가수들의 키재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했다. 장기호는 "분명한 건 가창력 키재기가 아니라 단일 무대에 대한 서열이 매겨지는 점"이라며 "짧은 시간에 미션을 완수하려면 노래도 중요하지만 부지런함, 매너, 편곡을 위한 인간관계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 1등이 다음에 바로엔 7등할 수도 있듯 대중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순위나 곡명에 대한 스포일러는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장기호는 "공연이 끝났을 때 관객의 반응은 '가수들이 이렇게 잘하는가'에 매료된다"며 "최선을 다하는 가수들의 무대에게 관객,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는 것이다.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순위 보다 오히려 어떤 옷, 연주 스타일 등의 거론이 더 위험하다"고 전했다.

'나가수'의 이러한 순기능은 높게 평가되지만 또 하나의 음원시장 권력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매주 방송이 끝날 때마다 미션곡을 음원으로 판매하면서 다른 가수들의 신곡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장기호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아무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는다. 오히려 얻는 것 보다 더 많이 잃을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는 다 잘했지만 그 부분에서 가수들이 출연을 조심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음원 수익을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MBC를 향해서는 소신있는 조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대중문화 보호·보존 위해 재투자 한다면 풍성한 콘텐츠 살찌울 수 있지만 단순히 이익창출을 위해 나간다면 분명 차이가 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10년 전보다 가요계에 더 좋은 뮤지션 많아졌는데 아이돌만 판치는 것처럼 보인다. 상업 논리의 마케팅에 쑥대밭된 것"이라며 "공중파의 힘이 크다. 시청률에 의해 방송 존폐를 따질 게 아니라 대중 문화를 기록하고 보여줄 의무가 있다. 그래야 권위를 가지는 방송국으로 거듭날 수 있고, 문화적인 가치도 함께 상승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sh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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