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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캐스트 삼성 마스코트걸 심현정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왕초보, 이제 도사 다 됐어요."

프로야구 2011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벌어진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에 자리한 판도라TV 스튜디오가 떠나갈 듯 울리기 시작했다. 스튜디오를 뒤흔든 주인공은 판도라TV가 4월부터 시작한 프로야구 중계서비스 '팬캐스트'. 프로야구의 폭발적인 인기 상승에 발맞춰 탄생한 신개념 야구 중계 팬캐스트는 해설자와 캐스터, 마스코트걸이 좋아하는 구단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이색적인 진행으로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인물은 삼성 라이온즈의 마스코트걸 심현정(21)이다. 마스코트걸은 팬캐스트의 인기를 견인하는 '꽃'과 같은 존재다. 푸른색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에 응한 그는 상기된 얼굴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대학에서 파티플래너를 공부하다 마스코트걸에 뛰어든 심현정은 사실 스포츠에 관심이 없었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그가 마스코트걸이 된 지 불과 1개월 만에 못 말리는 열혈 팬이 돼버렸다. 과연 무엇이 그를 야구로 끌어들였을까.
"스포츠는 아예 관심 밖이었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도화지'였죠. 심지어 월드컵 시즌에도 '왜 사람들이 열광할까' 혼자 궁금해 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마스코트걸이 됐고, 매일 경기가 있다 보니 생소한 규칙이나 용어가 절로 머리에 들어오더라고요. 열정을 쏟으며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했죠. 이젠 도사가 다 됐어요."

아무리 마스코트걸이라 해도 야구에 흥미가 없었다면 도사가 될 수는 없었을 터. 더구나 스포츠에 무관심했던 그라면 야구 중계가 더 어렵지 않았을까 의문이 들었다.
"장난 아니었어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책을 몇 권씩 싸 들고 다니며 배웠죠. 캐스터한테 이것저것 질문도 많이 했고요. 다행히 모두 열정적으로 도와주셔서 차근차근 배워 나갔어요. 지금은 야구, 특히 삼성에 훤해요. 편파적으로 자기 구단을 응원하는 콘셉트도 마음에 쏙 들어요."

마스코트걸로 활약하면서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해졌다. 무엇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커졌다. "야구에 문외한이라도 일단 애정을 가져 보세요. 좋아하는 선수가 생기면 자연히 구단에 관심이 가고, 야구 전체를 사랑하게 돼요. 규칙이나 용어를 배우면서 접근하기보다 마음 편하게 3시간을 즐긴다고 생각하면 훨씬 야구와 가까워질 수 있어요. 저처럼 말이에요."

어느덧 고정 팬도 많이 확보한 심현정이지만 다른 구단 마스코트걸에 비해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 팬들의 반응이 타 구단에 비해 약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스스로 적응이 돼 편하지만 시작할 당시엔 마음고생도 많았다며 웃었다.
"다른 구단 마스코트걸이 마냥 부러웠어요. 팬들의 열기 자체가 엄청나게 뜨거웠거든요. 특히 롯데 자이언츠는 팬이 어마어마하게 많아 입이 딱 벌어지더군요. 그에 비해 전 너무 초라했죠. 처음엔 '삼성 팬이 원래 적은가'란 생각도 했는데, 이젠 팬들의 마음이 똑같다는 걸 알아요. 그리고 원래 대구분들이 좀 무뚝뚝하잖아요.(웃음)"

프로야구 경기를 실시간으로, 그것도 열과 성을 다해 편파적으로 방송하다 보니 체력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다.
"3시간 넘게 방송하면 너무 배가 고파요. 중간에 먹기도 그렇고요. 어릴 때 멀리뛰기, 높이뛰기에 단·장거리 선수로 뛴 적도 있고, 전국대회 계주에 대타로 나갔던 저지만 중계가 끝나면 진이 다 빠져요. 아무래도 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할까봐요."

곧 학교를 졸업하는 심현정은 졸업 작품 준비에 마스코트걸 활동까지 연예인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당당하게 '창업'이라고 외쳤다.


"원래 누구 밑에서 일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창업 밖에는 길이 없는 셈이죠. 친구들은 미팅도 하고 남자 친구도 사귀는데 전 이상형도 없어요. 현재 일을 열심히 하고, 나중엔 창업이 목표랍니다. 파티가 곁들여진 커피전문점을 언젠가 꼭 운영하고 싶어요."

팬캐스트를 떠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는 심현정. 한국 프로야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는 성숙한 야구 문화 정착을 위해 모두의 성원이 필요하다며 활짝 웃었다.


"야구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도 드물어요. 하지만 양적인 팽창과 함께 질적인 발전, 즉 성숙한 팬 문화가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하면 칭찬, 못하면 지적하는 건 좋지만 근거 없는 악플은 야구 문화 발전에 도움이 안돼요. 야구팬 여러분, 들어 주실 거죠?"

zaragd@tf.co.kr

<사진=배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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