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소영 인턴기자] 외국인 연예인들이 브라운관을 장악하고 있다. 과거에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단역에서 볼 수 있던 그들이 지금은 활발하게 방송 활동 중이다. 특히 MBC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상부부 닉쿤(23)과 빅토리아(24)의 활약은 눈부시다.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무대 위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던 그들이 이제 예능까지 섭렵했다.
더이상 외국인 연예인들이 TV에 등장하는 것은 낯설고 신기한 일이 아니다. 드라마 주인공 역은 물론 아이돌 그룹 내에서 리드 보컬이나 예능을 담당하며 센터를 차지하기도 한다. 더이상 병풍신세가 아닌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방송에서 외국인 연예인들의 활약상을 시대별로 살펴봤다.

◆ 1990년대 '1세대들의 등장'
1990년대 초반부터 외국인 연예인들이 본격적으로 TV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세대 외국인 연예인으로는 최근까지도 CF로 많은 사랑을 받은 로버트 할리(49)를 들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난 그는 부산에서 오랜 생활을 하며 1987년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국제 변호사이자 방송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안겼다. 그는 과거 '남자 셋 여자 셋' 등과 같은 시트콤이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파란 눈의 외국인이 부산 사투리를 감칠 나게 쓰는 모습은 90년대 당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외국인 같지 않은 외국인의 모습에 팬들은 환호했다. 방송인 이다 도시(42)도 외국인 연예인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 노리망디 태생으로 'EBS 프랑스어 회화'에 보조강사로 출연한 그는 1993년 한국인 남성과 결혼했다.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빠르고 수다스러운 말솜씨로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안녕하세요 이다도시인데요 울랄라~ 그런데요 울랄라~" 등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 2000년대 '혼혈 연예인 인기몰이'
2000년대에는 토종 외국인보다 혼혈 연예인들의 인기가 강세였다. 혼혈 배우 시대의 화려한 서막을 연 이는 다니엘 헤니(32)였다. 미국 태생인 그는 영국계 미국인인 아버지와 한국계 미국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다. 패션모델로 활동하다 지난 2005년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데뷔해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188cm의 큰 키에 근육질 몸매로 많은 여성팬을 사로잡은 그는 이후에도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혼혈 연예인들이 국내에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등장한 데니스 오(30)도 혼혈 배우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 역시 모델 겸 배우로 주한미군 출신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국내에서는 2005년 몇 편의 TV 광고에 출연하던 중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에서 남상미(27)의 상대역으로 얼굴을 알리며 사랑을 받았다. 혼혈 연예인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경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 발음 문제였다. 정통드라마에서 그들의 어눌한 발음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한다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어색한 발음을 장점으로 살려 시트콤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줄리엔 강(29)은 한국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형은 종합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34)이다. 형 덕분에 한국에 정착했던 그는 2009년 '지붕뚫고 하이킥'에 출연해 어눌한 발음으로 극의 재미를 더욱 살렸다. 그의 발음 덕분에 극 중 '이순재'는 'Mr.순대', '이광수'는 '쾅수'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했다.

◆ 현재, 한류 아이돌 중추신경
아이돌 그룹에서도 외국인 연예인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과거 1세대 아이돌 전성기 때는 외국인 멤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어 랩을 위해 교포 출신 멤버가 1명 정도 포함될 뿐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트렌드가 달라졌다. 언제부턴가 그룹 결성 때부터 해외 진출을 위해 현지 오디션을 열기 시작하더니 2000년대 중반 이후 부터는 외국인 멤버가 1명 이상 눈에 띄기 시작했다.
태국계 미국인 닉쿤은 '2PM'의 간판 멤버다. 처음에는 예쁘장한 외모의 외국인 멤버로 무대 위에서 영어 랩만 담당할 정도였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며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2PM'을 알리는 얼굴이 됐다. 국내 뿐 만이 아니다. 해외 진출 시 의사소통의 이점이 있어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프엑스(f(x))'의 빅토리아는 중국인이지만 그룹 내에서 리더를 맡고 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팀 내에서 그의 입지가 작지 않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수려한 외모와 늘씬한 몸매, 밝은 성격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국내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 중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장 높다. 특히 그룹 '미쓰에이(miss A)'는 4명의 멤버 가운데 2명이 중국인이다. 멤버 페이(24)와 지아(22)는 팀에서 메인 보컬과 핵심 안무를 담당하고 있다. 비록 국내 멤버에 비해 예능이나 연기 활동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지만 아이돌 가수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복수의 연예 관계자들은 "시청자들이 갈수록 문화의 창을 넓히면서 외국인 연예인들의 퍼포먼스를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하지만 당사자인 외국인 멤버들 모두가 한국 문화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상이한 언어와 정서 등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방송 생활을 중단하거나 자국으로 돌아간 이들도 있다. 과거 '슈퍼주니어'의 전 멤버 한경(27)은 돌연 팀을 이탈하고 중국으로 건너갔다. '2PM'의 전 리더인 박재범(24) 역시 국내 정서에 맞지 않은 행동으로 뭇매를 맞고 팀을 탈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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