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유도 선수, 영혼은 쌍둥이 여동생으로 빙의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장세혁이 '너에게 다이브'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첫 주연작임에도 액션부터 코믹,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연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극에 활력을 더한다. 특히 영혼 체인지라는 쉽지 않은 설정까지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자신의 이름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
장세혁은 지난달 26일 첫 방송한 디즈니+·채널A 토일드라마 '너에게 다이브'(극본 김보금·이온, 연출 소재현)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오래된 캠코더를 통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쌍둥이 남매 윤하나(김지연 분)와 윤하루(장세혁 분)가 정우재(박서함 분)를 되살리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뛰어드는 첫사랑 구출 로맨스다. 총 12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김지연 박서함 장세혁 문승유 등 청춘 배우들의 싱그러운 시너지와 첫사랑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타임슬립한다는 익숙하면서도 설레는 소재가 맞물리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배우는 단연 장세혁이다. 12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윤하루 역에 캐스팅된 그는 첫 회부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장세혁이 분한 윤하루는 세계 랭킹 1위의 유도 금메달리스트이자 윤하나의 쌍둥이 오빠다. 뛰어난 실력과 외모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지만 윤하나와 함께 있을 때는 장난기 많은 평범한 오빠가 된다. 여기에 과거로 이동할 때마다 두 사람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이 더해지면서 장세혁은 윤하루뿐 아니라 그의 몸에 들어간 윤하나까지 연기해야 한다.
실제 유도를 배운 경험이 있는 장세혁은 오디션 당시 직접 유도복까지 준비했다. 이러한 경험은 작품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극 중 윤하루가 세계 정상급 유도 선수인 만큼 경기와 액션 장면의 자연스러움이 중요한데 장세혁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한다. 3회에서는 윤하나와 정우재를 위협한 인물을 뒤쫓아가 유도 기술로 제압하는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너에게 다이브'에서 장세혁의 연기가 더욱 빛을 발하는 순간은 윤하나와 윤하루의 영혼이 뒤바뀌면서부터다. 두 사람은 오래된 캠코더를 통해 과거로 이동하지만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윤하나는 윤하루의 몸에, 윤하루는 윤하나의 몸에 들어간다. 때문에 장세혁은 단순히 남자인 윤하루가 여성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 김지연이 만들어 온 '윤하나'라는 인물이 장세혁의 얼굴과 몸을 빌렸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장세혁은 작은 차이를 쌓아 두 인물을 구분한다. 윤하루일 때와 윤하나의 영혼이 들어왔을 때 눈빛과 표정은 물론 말투와 몸을 쓰는 방식까지 달리한다.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도 현재 누구의 영혼이 들어와 있는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정우재를 마주할 때 그 차이가 더욱 분명해진다. 윤하루에게 정우재가 친구라면 윤하나에게 그는 오랫동안 마음에 품어온 첫사랑이다. 장세혁은 윤하나의 영혼이 들어온 뒤 정우재를 바라보는 눈빛과 표정에 변화를 주며 두 관계의 차이를 그려낸다.
1회 마지막 장면은 이러한 설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과거에 도착한 윤하나는 자신이 쌍둥이 오빠의 몸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살아 있는 정우재와 마주한다. 화면 속 모습은 분명 윤하루지만 정우재를 바라보고 눈물을 흘리는 순간에는 윤하나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를 위해 장세혁도 김지연이 만들어낸 윤하나를 연구했다. 촬영 전 김지연의 이전 작품을 찾아본 것은 물론 현장에서도 윤하나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꾸준히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이 서로의 캐릭터를 연구한 만큼 영혼 체인지 이후의 연기는 물론 본래 윤하나와 윤하루가 보여주는 남매 호흡도 자연스럽게 완성됐다.
특히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실제 쌍둥이 남매를 연상케 한다. 장난스럽게 서로를 놀리다가도 위기의 순간에는 누구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한다. 김지연과 장세혁은 이러한 관계를 능청스럽게 주고받으며 작품에 유쾌한 재미를 더한다.

이처럼 장세혁이 한 작품에서 소화해야 할 역할은 적지 않다. 세계 정상에 오른 유도 선수의 면모를 갖춰야 하고 김지연과 현실 남매 같은 티키타카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윤하나의 영혼이 들어온 순간에는 말투부터 표정, 감정 표현까지 달라져야 한다. 액션과 코믹 연기부터 로맨스의 감정선까지 한 캐릭터 안에서 폭넓게 오가는 셈이다.
장세혁은 첫 주연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이러한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청담국제고등학교'로 데뷔한 그는 이후 '미지의 서울' '청담국제고등학교2' '첫, 사랑을 위하여' '프로보노'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너에게 다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의 무게를 짊어졌다. 이전 작품에서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긴 호흡으로 하나의 캐릭터를 끌고 가며 배우로서 가진 여러 얼굴을 꺼내고 있다.
물론 아직 4회까지밖에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세혁의 첫 주연작을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윤하루가 마주할 상황과 감정 역시 복잡해질 전망이다. 초반부에서 보여준 유쾌한 모습뿐 아니라 이후 깊어지는 감정선까지 안정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의 활약은 장세혁의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실제 경험을 녹여낸 유도 장면부터 김지연과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남매 연기, 자신의 몸에 들어온 또 다른 인물을 표현해야 하는 영혼 체인지까지 신예 배우가 가진 여러 가능성을 한 작품 안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0대 1이라는 숫자는 장세혁이 윤하루가 되기까지의 치열했던 출발점을 보여준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경쟁률이 아니다. 오디션장을 벗어나 작품 안에서 자신이 왜 윤하루로 선택됐는지를 연기로 증명하는 일이다. 그리고 장세혁은 현재까지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너에게 다이브'는 매주 토, 일요일 디즈니+와 채널A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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