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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홍의 클로즈업] "다 내 책임" 아이유...'스타 방패막이' 과연 타당한가
스타가 짊어질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팬 불만에 소속사 대신 해명
갑질·계약·정산·안전 문제까지...연예산업 '책임 소재 시스템'을 묻다


아이유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최근 발표한 싱글의 홍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팬들의 불만과 지적에 대해
아이유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최근 발표한 싱글의 홍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팬들의 불만과 지적에 대해 "프로모션에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꼈다면 그건 다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연예계에서 팬들의 불만이 소속사를 향할 때 스타가 직접 나서 진화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가수 아이유가 최근 신곡 프로모션과 헤어·메이크업·스타일링을 둘러싼 팬들의 아쉬움에 직접 해명하면서 소속사와 스태프들을 적극적으로 감쌌다.

아이유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최근 발표한 싱글의 홍보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팬들의 불만과 지적에 대해 "프로모션에 아쉬움과 부족함을 느꼈다면 그건 다 제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번 싱글은 당초 예정에 없던 갑작스러운 발매였고, 내년 정규앨범에 힘을 싣기 위해 이번에는 프로모션을 아끼자는 의견을 낸 것도 자신이었다는 설명이다.

스타일링을 둘러싼 논란에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특정 숍이나 스태프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신체적 제약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에 한계가 있고, 담당 스태프들이 병원에 동행하고 성분을 공부하며 직접 테스트까지 해가면서 자신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주변 분들을 감싸기만 한 것 같지만 전부 사실"이라는 취지로 거듭 설명했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은 아이유가 지난 4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은 아이유가 지난 4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 연예인은 상품, 소속사는 그 상품을 최상으로 관리하는게 기본 의무

통상 연예인은 상품으로 비유되고, 소속사나 회사는 그 상품을 최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본 의무로 돼 있다. 물론 이번 아이유의 경우 소속사의 잘못이 확인된 건 아니다. 오히려 본인이 프로모션 방향을 결정했고, 스태프들도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유 정도의 톱스타라면 회사가 스타를 관리하는 동시에 스타 역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그렇다면 책임 역시 일방향일 수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책임지느냐가 아니라 책임의 구조가 투명하게 작동하느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법정교육 대상 업체 1만 9998곳 가운데 2911곳, 14.6%가 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기간 법정교육 미이수에 따른 문체부의 과태료 부과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법정교육은 단순한 형식적 교육이 아니다. 관련 법령에 따라 기획업자는 매년 교육을 받아야 하고, 교육 내용에는 대중문화예술인의 권익 보호와 공정한 영업질서, 계약 관련 사항 등이 포함된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은 아이유가 지난 4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 연예계 문제 터질 때마다 대중은 너무 쉽게 '스타 개인 일탈'에 초점

그런데 연예계에서 문제가 터질 때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스타 개인의 일탈'에 초점을 맞춘다. 갑질 논란이 생기면 '그 연예인은 왜 그랬을까'를 먼저 묻고, 계약 분쟁이 벌어지면 '누가 욕심을 부렸나'를 따진다. 정산 문제가 불거지면 스타와 회사 중 한쪽을 곧바로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규정한다.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현장의 개인적인 실수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연예인을 하나의 '상품'이라고 표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품의 가치를 높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기획사의 업무라면, 그 상품을 보호하는 것 역시 기획사의 중요한 책무다. 특히 사람을 상품처럼 다루는 산업일수록 그 사람의 권리와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야 한다.

현행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역시 대중문화예술기획업을 단순한 매니지먼트 업무가 아니라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을 제공·알선하고 훈련·지도·상담 등을 하는 영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계약에는 권한과 의무, 수익 분배, 분쟁 해결, 아동·청소년 보호 등의 사항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즉 법이 바라보는 기획사는 단순히 스케줄을 잡아주는 회사가 아니라, 연예인의 활동을 둘러싼 권리와 의무를 관리하는 사업자다.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은 아이유가 지난 4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 "스타 개인 자기희생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 시스템이 먼저 작동돼야"

아이유의 이번 발언을 놓고 "소속사를 감쌌다"거나 "팬들의 지적을 받아들였다"는 수준에서 끝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스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회사와 스태프를 대신 설명해야 하는 이 풍경을 한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스타가 회사의 방패막이가 되는 것은 때로 아름다운 동료애일 수 있다. 아이유가 보여준 행동도 그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스타의 책임과 희생으로 해결하는 구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연예인은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 스타 뒤에는 수많은 기획·제작·매니지먼트 인력이 있고, 그 조직 뒤에는 법과 제도가 있다. 그렇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작동해야 할 우선 순위도 개인의 자기희생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 시스템이어야 한다. 아이유는 "부족했다면 내 책임"이라고 했다. 톱스타의 진솔한 해명이고, 팬들에게는 충분히 고마운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연예계 전체가 이 한마디에 너무 익숙해져서는 곤란하다. 스타가 잘못하면 스타가 책임지고, 회사가 잘못하면 회사가 책임지는 것, 어쩌면 지금 연예계에 필요한 것은 스타를 더 촘촘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스타를 관리하는 사람과 회사를 제대로 관리하는 시스템인지도 모른다. 아이유의 '다 내 책임'이라는 한마디가 남긴 진짜 질문은 여기에 있다.

eel@tf.co.kr

대중문화예술산업은 스타의 재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계약을 관리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정산을 처리하고, 현장의 안전과 인권을 살피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기획사의 시스템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사진은 아이유가 지난 4월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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