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도 기획…1990년대 배경으로 새 이야기 구상
현빈·정성일·노재원 등 주요 캐릭터 재회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백기태를 이렇게 끝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즌3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우민호 감독은 일찌감치 시즌3를 구상했다. 시즌2를 촬영하며 백기태(현빈 분)을 이대로 보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기태의 생사를 두고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아쉬움이 이어진 가운데, 결국 1990년대 이야기까지 확장될 '메이드 인 코리아' 시리즈다.
우민호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각본 박은교, 연출 우민호, 이하 '메인코2')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긴 여정의 연출을 맡은 그는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3일 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부와 권력을 좇는 백기태와 그를 쫓는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시즌2에서는 9년 후인 1979년을 배경으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의 대립을 중심으로 권력의 이동을 그렸다.
시즌2 막바지, 신군부의 등장과 함께 주인공 백기태가 허망하게 퇴장하는 듯한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우민호 감독은 두 시즌을 거치며 다음 이야기를 구상했고, 시즌2 촬영 중반부터 이미 시즌3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 감독은 "원래 대본에서는 백기태가 죽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런데 찍으면서 그를 그냥 그렇게 놓아버릴 수가 없더라"며 "배우들과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죽는 것으로 가지 말고 사라진 것으로 하자고 했다. 시즌3를 한번 염두에 둬보자고 했다. 그래서 지금 시즌3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2 마지막 장면을 두고 시청자들이 백기태가 죽은 것으로 받아들인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다시 돌아온다고 암시를 할 걸 그랬다"며 "사실은 이 이야기를 더 길게 안 하려고 했다. 시즌3를 위해 시즌2를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허망하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장면을 설명하자면, 그 시대에서 필요한 인물이 아닌 백기태가 총소리와 함께 사라진 거예요. 하지만 백기태를 필요로 하는 시대도 있겠죠. 그때 다시 돌아오게 만들고 싶었어요."
시즌3를 향한 계획은 갑작스럽게 나온 것도 아니다. 우 감독은 "시즌2를 찍을 때부터 생각했다. 시즌2의 3분의 1 정도를 찍었을 때 백기태를 이렇게 끝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들도 다 합의가 된 상황이다. 안 그러면 못 하지 않나. 현빈 배우 없이 어떻게 하나"라고 했다.

우 감독이 그리는 시즌3의 시간대는 1990년대 초반이다. 그는 "백기태가 복수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배경 설정의 이유를 밝혔다.
다만 시즌3가 곧바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반이라면 시즌2와 약 10년 이상의 시간 차가 생기는 만큼 인물들의 변화도 필요하다. 우 감독은 "더 오래전부터 준비한 작품이 있어서 그 작품을 하고 바로 할 것 같다"며 "그 사이에 작가님이 쓰시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실제로 우 감독은 대학생이었던 당시를 떠올리며 "오렌지족도 있었고, 지금 다시 90년대 패션이 돌아오지 않았나. 당시 들었던 김건모, 신승훈 등의 음악도 기억난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대적 사건이나 배경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무엇보다 시즌3에서 다시 만날 인물들이 있다. 우 감독은 시즌2에서 천석중(정성일 분)과 표학수(노재원 분)를 살려둔 이유도 다음 이야기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우 감독은 "그들은 다시 만날 것"이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세 사람의 재회를 구상한 이유는 '케미'였다. 우 감독은 "내가 그들의 케미를 좋아하기도 했고 다시 보고 싶기도 해 시즌3에도 등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세 사람을 연기한 배우들의 호흡도 좋았다. 우 감독은 "정성일 배우가 잘하기도 했지만, 묘하게 나쁜 놈을 잘하지 않나. 귀에 총을 쏘게 한 것도 시즌3에서 한쪽 귀가 없는 상태에서의 천석중을 어떻게 표현할지 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표학수를 연기한 노재원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연한 배우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기꺼이 도전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이어 "연기의 리듬도 다른 배우들과 조금 다른 것 같다. 정박의 연기가 아니라 반 박자 빠르거나 느리다. 상대 배우가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하는 느낌도 있다"며 찬사를 보냈다.

극 중 백기현(우도환 분)이 형 백기태를 죽였다는 해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우 감독은 "백기현이 절대 형을 쏠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사라지라고, 일본으로 가라고 할 수는 있어도 형을 죽일 사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가 바라본 백기현의 선택은 단순한 형제 간의 갈등이 아니다. 형 백기태를 지켜야 하는 동시에 누나 백소영(차희 분)과 조카까지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우 감독은 "백기현은 형도 지켜야 하지만 누나와 조카도 지켜야 한다. 그러면 선택이라는 걸 해야 한다"며 "이미 권력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형과 한편이 돼 가족 전체를 걸고 끝장승부를 할지, 형을 설득해 일본으로 보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1에서 시즌2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역사적 배경을 바꾼 이유도 있었다. 시즌1을 촬영하던 당시 12·12 군사반란을 접한 것이 시즌2의 출발점이 됐다. 우 감독은 "70년대에나 있을 법한 쿠데타가 현시대에도 일어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게 시즌2를 만드는 동력이 됐다"며 "그래서 1979년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시대의 암울함과 역사적인 비극은 지금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당시 중앙정보부와 보안사의 대립을 형과 동생의 관계로 풀어냈다. "저물어가는 중정과 떠오르는 보안사라는 구도가 있었다. 실제로도 보안사가 신군부 세력이었으니까 상징적인 느낌으로 형은 중정, 동생은 보안사로 나눴다"고 설명했다.
우민호 감독이 시대극을 이어가는 데에는 자신만의 원칙도 있다. 그는 "큰 역사의 틀은 건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꾼다거나 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 사건이 벌어지기까지 다른 인물이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심리를 다루는 건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처음 시리즈물을 경험한 것도 새로운 자극이었다. 우 감독은 "영화는 두 시간 안에 끝내야 하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는 시즌1과 시즌2가 각각 6부작이라 캐릭터를 더 이야기할 수 있는 룸이 있었다"며 "시리즈는 대중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게 묘미인 것 같다. 반응을 보면서 어떻게 보는지 깨닫고 피드백을 반영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연출 방식도 달라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대본과 콘티에 맞춰 찍기에 급급했다면 이번에는 같이하는 스태프들과 호흡하는 느낌이 있었다"며 "그게 저에게 또 다른 힘이 된다는 걸 느꼈다. 영화만 6편을 하면서 잘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다 보면 지치기도 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데 힘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첫 시즌제를 하면서 여전히 대중이 만족하는 지점도 있지만 부족해 보이는 지점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그런 걸 살피면서 시즌3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저도 더 잘 살펴보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충분히 시즌3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시즌3와 함께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 우 감독이다. 이에 1990년대 초반, 새로운 시대 속에서 다시 만날 이들의 이야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두 계절을 함께했던 여러분과 또 한 번 만나고 싶습니다. 앞선 시즌을 보며 조금 속상하셨더라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해해줬으면 하고, 시즌3를 기대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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