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TF리뷰] '스캔들', 인물은 궁금한데…조선의 멋 or 연출의 과욕
손예진·지창욱·나나 주연
총 8부작 구성…18일 전편 공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이 18일 오후 5시 8부작 전편 공개됐다. 작품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 그리고 이들의 내기에 얽힌 희연의 이야기를 그린다./넷플릭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이 18일 오후 5시 8부작 전편 공개됐다. 작품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 그리고 이들의 내기에 얽힌 희연의 이야기를 그린다./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스캔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 한 발짝 물러서게 된다. 분명 궁금한 인물들이 있고, 앞으로 밝혀질 이야기도 있다. 특히 세 주인공을 둘러싼 관계는 계속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막 흥미가 붙으려는 순간, 연출이 먼저 혹은 한 발 더 나서 존재감을 과시한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극본 이승영·안혜송, 연출 정지우)이 오늘(18일) 오후 5시 전 세계에 전편 공개됐다. 이에 앞서 넷플릭스는 언론시사를 통해 기자들에게 8부작 중 4회를 선공개했다.

작품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손예진 분)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지창욱 분), 그리고 이들의 내기에 얽힌 희연(나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1~4회에서는 세 인물의 관계와 과거가 조금씩 베일을 벗으며 본격적인 갈등의 윤곽을 드러냈다.

가장 눈길이 가는 건 역시 인물이다. 조씨부인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어릴 때부터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지만, 어느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바람과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단단해보이지만 외로워보이고, 냉정해 보이지만 결국은 원치 않는 후처에게조차 따뜻한 말을 건넨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갈등하는 모습에서는 단순한 욕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내면도 엿보인다.

조원의 경우, 제작발표회에서 정 감독은 '다정한 지창욱'의 모습을 기대하며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4회까지는 아리송하지만, 시청자가 기대했던 다정함은 후반부 조씨부인을 향한 감정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조원에게 조씨부인이 어떤 의미인지, 그가 왜 이토록 집요하게 희연에게 다가가는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유혹의 과정은 별개의 문제다. 상대의 집에 들어가고, 거리를 좁히고, 자신의 의지를 밀어붙이는 행동이 과연 '조선 최고의 연애꾼'다운 매력으로 읽힐지는 의문이다. 후반부에 조원의 진짜 감정과 사연이 밝혀진다고 해도 초반 보여준 행동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시선에서는 능숙한 유혹이라기보다 강압적인 접근에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다.

희연의 서사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린 시절 조원과 조씨부인이 나눴던 인연이 현재의 희연에게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지, 또 조원이 희연의 닫힌 세계를 어떻게 흔들어놓을지도 궁금하다.

무엇보다 인물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드러내는 방식은 흥미롭다. 조선시대라는 배경을 단순한 장식으로 소비하지 않고, 인물의 관계와 세계관을 연결하는 장치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조선의 문화와 정서를 보여주려는 시도 역시 눈에 띈다. 첫 회부터 판소리를 활용해 이야기를 열어가는 방식은 이미 넷플릭스 영화 '전,란' 등 다른 K-콘텐츠에서도 선보인 바 있어 아주 새로운 선택은 아니다. 그럼에도 판소리라는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인 영상 문법과 결합해 한국적인 색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 주연의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이 인물들간의 관계성을 앞세웠지만 그보다 앞서는 연출로 아쉬움을 남겼다. /넷플릭스
배우 손예진 지창욱 나나 주연의 넷플릭스 새 시리즈 '스캔들'이 인물들간의 관계성을 앞세웠지만 그보다 앞서는 연출로 아쉬움을 남겼다. /넷플릭스

다만 그 장치가 매회 반복되는 것은 아쉽다. 장면과 인물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판소리가 등장하는 것 자체는 이해할 수 있지만, 거의 매 장면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작품의 분위기를 만드는 장치를 넘어 '한국적인 것'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판소리뿐만이 아니다. 전통적인 미장센과 색감, 조선의 사상과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여러 연출이 반복되면서 작품 전체에서 'K-콘텐츠의 멋'을 의식적으로 보여주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각각의 요소만 놓고 보면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좋은 장치도 반복되고 겹쳐지면 의도를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연출의 과욕은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희연이 서 있는 장면에서 인물의 얼굴과 표정에 집중하기보다 주변의 글귀나 문양을 비추고, 그림으로 시선을 옮겨가는 식이다. 조선의 미감과 작품의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세 주연 배우 모두 인물의 감정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배우라는 점을 생각하면 굳이 지나치게 오브제를 비춰야 했을까 싶다.

정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을 시리즈로 각색하면서 '인물 간의 서사'를 보여주는 데 차별점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품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 역시 여기에 있다. 조씨부인과 조원 사이의 오래된 관계, 희연과 조원의 새로운 관계, 그리고 편지를 통해 드러나는 세 사람의 생각은 앞으로 어떻게 얽힐지 궁금증을 만든다.

그런데 그 서사를 배우들이 연기로 쌓아가는 순간마다 카메라가 끼어든다. 결국 '인물 간의 서사'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작품에서 정작 인물의 감정을 연출이 덮어버리는 순간이 생긴다.

서브플롯도 아쉽다. 소옥(신윤하 분)과 권인호(찬희 분)의 이야기가 등장할 때마다 중심 서사가 끊기는 느낌이다. 1~4회만 놓고 보면 이들의 장면이 세 주인공의 이야기에 비해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남은 회차에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중심 인물들의 관계에 더 시간을 할애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1~4회의 '스캔들'은 좋은 재료와 흥미로운 인물을 갖고도 그것을 충분히 믿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배우들이 만들어낸 관계의 미묘한 결보다 카메라가 먼저 의미를 부여하고, 인물의 감정보다 다른 것들을 강조하려 한다.

그럼에도 완전히 손을 놓기에는 궁금한 부분이 남아 있다. 조씨부인이 왜 사랑과 가족 사이에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조원이 감추고 있는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 희연이 어떤 과거를 지나 지금의 자리에 놓였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특히 조씨부인과 희연을 통해 조선시대 여성의 선택과 주체성이라는 주제가 어디까지 확장될지도 관심사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