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연예인 복귀 '불편한 현실'...일방적 자기표현 공간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연예인들의 복귀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방송 출연이 끊기면 사실상 연예계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방송사와 제작진의 선택을 기다려야 했고, 언론 인터뷰나 공식 석상 역시 쉽지 않았다. 자숙이란 말 그대로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추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의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송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방송사와 제작진, 그리고 대중의 몫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개인 플랫폼만 있으면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방송 출연이 막혀도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도 있다. 연예계에서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인물조차 자신의 채널을 통해 존재감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MC몽은 틱톡 라이브 방송에서 신정환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고, 신정환 역시 라이브 방송을 통해 MC몽과 소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의 대화 자체가 연예계 안팎에서 화제가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성년 성범죄 사건으로 영구 퇴출된 고영욱 역시 최근 SNS를 통해 방송인 장도연과 장동민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들의 행보를 단순히 'SNS 활동'이라고만 바라보기에는 생각해볼 부분이 많다. 핵심은 플랫폼의 문이 열렸다고 해서 대중의 마음까지 열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연예인에게 SNS는 '소통의 창구'지만, 대중에게는 때로 '일방적인 자기표현의 공간'으로 보일 수 있다. 특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당사자가 과거 사건에 대한 충분한 성찰이나 설명보다는 다른 연예인의 행동을 비판하거나 과거 인간관계를 꺼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경우, 대중이 느끼는 피로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 SNS 시대, 소수의 적극적 지지자만으로 인기와 존재감 착시 현상
대중이 궁금해하는 것은 '누구와 친했고 누구와 연락을 하지 않았느냐'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시간이 본인을 어떻게 변화시켰는가? 그런데 이 질문을 건너뛴 채 주변 인물을 거론하고, 과거의 인연을 소환하고, 현재 활동 중인 연예인을 평가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대중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대중문화에서 '복귀'라는 단어는 매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물론 SNS에 등장하는 것을 복귀라고 부를 수는 없다. 엄밀하게 말하면 개인 채널을 통한 활동 재개와 대중문화계로의 공식적인 복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유튜브 조회수가 나오고, 틱톡 라이브에 시청자가 몰리고, 일부 팬들이 응원을 보낸다고 해서 그것이 곧 사회적 수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팬덤의 지지와 대중의 용서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오히려 SNS 시대에는 소수의 적극적인 지지자만으로도 마치 대중적 인기가 회복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 라이브 방송의 실시간 시청자와 댓글, 조회수는 숫자로 확인된다. 하지만 그 숫자에는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지켜보는 사람, 과거 논란 때문에 호기심으로 찾아온 사람까지 섞여 있다.

◆ 불리한 맥락 빠지고, 스스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만 부각될 가능성
숫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대중이 돌아왔다'고 해석하면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SNS가 본질적으로 '자기중심적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방송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자, 편집 과정, 심의와 여러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반면 개인 SNS에서는 당사자가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결정한다. 무엇을 말할지, 무엇을 말하지 않을지 선택할 수 있다. 편리하지만 동시에 위험하다. 자신에게 불리한 맥락은 빠지고,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부분만 부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논란 연예인의 SNS 활동을 바라보는 기준은 그래서 더 엄격할 필요가 있다. '말할 자유가 있느냐'와 '그 말을 대중이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는 있고, 대중 역시 그 말을 듣지 않을 권리가 있다. 단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에 대한 평가까지 함께 종료됐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자숙의 시간이 길었다고 해서 면죄부가 될 수도 없다. 시간은 기억을 흐리게 만들 수 있지만, 책임까지 지워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연예인에게 한번의 잘못으로 '영원한 퇴출'을 요구할 수는 없다. 사람은 변할 수 있고, 사회 역시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평가하고 다시 기회를 줄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복귀 의지'가 아니라 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변화의 과정이다. 특히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처럼 사회적 책임이 매우 무거운 사안은 단순한 '자숙 후 복귀'라는 공식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 말을 할 수 있다는 것과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 전혀 다른 문제
대중의 불편함을 '악플'이나 '과도한 비난'으로만 치부해서도 안 된다. 때로는 그 불편함 자체가 사회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관심으로 존재하는 직업이다. 따라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받고 싶다면 그 관심을 받을 권리부터 주장하기보다, 왜 대중이 자신을 다시 바라봐야 하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SNS는 그 과정을 보여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잘못 사용하면 과거의 논란을 다시 끌어올리는 확성기가 될 수도 있다. 최근 논란 연예인들의 SNS 활동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도 바로 이 대목이다.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은 분명한 변화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과 그 말에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결국 논란 연예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아직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대중으로부터 멀어졌는지를 제대로 돌아보고, 그 책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일이 먼저다. SNS 시대의 진짜 복귀는 마이크를 다시 잡는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중이 다시 그 목소리를 들을 이유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그것이 개인 미디어 시대, 논란 연예인들에게 남겨진 가장 어려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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