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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범죄 예능의 새로운 문법
실화 기반 스릴러 토크 프로그램
재연·토크로 낮춘 진입 장벽


MBN·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MC들의 현실 밀착 리액션, 범죄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고 있다. /MBN, SBS Plus
MBN·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 MC들의 현실 밀착 리액션, 범죄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고 있다. /MBN, SBS Plus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가 범죄 예능의 새로운 문법을 써 내려가고 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특유의 완급 조절을 통해 너무 어렵지도, 그렇다고 가볍게도 다루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전문가의 분석까지 더해져 공익적인 역할까지 놓치지 않았다. 재미로 시작해 경각심까지 남기는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의 영리한 한 수다.

MBN·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이하 '내사패')는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한 실제 경험담을 다루는 실화 기반 스릴러 토크 프로그램이다. 총 8부작으로 현재 6회까지 방영됐다.

프로그램은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짧은 드라마 형식의 재연과 스토리텔러들의 생생한 토크, 전문가 분석을 결합했다. 진행은 전현무를 중심으로 규현 허영지 넉살이 맡았으며 매회 다루는 사건에 따라 변호사와 진술분석가 등 전문가도 함께한다.

무엇보다 '내사패'는 사이코패스(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죄책감 없이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삼는 성격 장애), 소시오패스(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 나르시시스트(자신의 가치를 과도하게 중요하게 여기며 타인의 인정과 관심을 갈망하는 자기애적 성격 장애) 등의 범죄 실화를 소재로 하는 만큼 프로그램의 특성상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거워질 수 있다.

지금까지 다뤄진 실화 바탕의 이야기 역시 시청자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우리 집에 왜 왔니?' 회차에서는 스토킹과 주거침입, 불법 촬영, 노인 대상 범죄 등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건을 다뤘다.

특히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악용해 피해자의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를 노출한 사건부터 아파트 월패드 해킹까지 소개하며 기술과 일상이 범죄에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후에는 사이비 종교와 납치·감금, 사랑을 범죄의 도구로 이용한 사건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한 실제 경험담을 다루는 실화 기반 스릴러 토크 프로그램이다. /방송 화면 캡처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반사회적 인격들과 마주한 실제 경험담을 다루는 실화 기반 스릴러 토크 프로그램이다. /방송 화면 캡처

이처럼 다루는 이야기가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전체적인 무게감은 상당하지만 '내사패'는 재연 드라마와 스토리텔러들의 토크를 적절하게 배치해 완급을 조절한다. 사건을 재구성한 드라마가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전현무 규현 허영지 넉살의 리액션이 잠시 분위기를 환기한다.

물론 처음에는 이들의 개입이 이야기의 몰입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재연 드라마가 나올 때는 그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러한 구성이 오히려 프로그램의 색깔을 만드는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를 전문적으로 분석하기보다 시청자의 시선에서 사건을 바라본다. 때로는 황당해하고 분노하며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에서는 의문을 던진다. 시청자가 화면을 보며 느낄 법한 감정을 대신 표현하면서 무거운 사건과 시청자 사이의 거리를 조절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사건 자체를 가볍게 소비하지도 않는다. 스토리텔러들이 분위기를 환기했다면 전문가들은 다시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범행이 발생한 배경과 가해자의 심리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범죄에 악용되는 수법과 시청자들이 주의해야 할 지점까지 짚으며 전문성을 더한다.

'사이코캐스트'는 프로그램의 또 다른 변주다. 모든 사건을 재연 드라마로 전달하는 대신 스토리텔러가 직접 사건을 들려주는 방식도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러들의 간단한 재연도 몰입감을 높인다. 한 가지 전달 방식만 반복하지 않으면서도 실화가 지닌 힘을 살리는 구성이다.

'내사패'가 주목하는 건 특별한 범죄자만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다룬 사건의 무대는 부부와 연인 관계부터 집, 종교까지 지극히 일상적인 영역에 걸쳐 있다. 범죄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는 점을 반복해서 환기한다.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2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방송 화면 캡처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2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방송 화면 캡처

그간 '용감한 형사들' '스모킹 건' '탐정들의 영업비밀' 등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내사패'는 사건의 전말을 전달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범죄가 발생한 과정과 결과만을 좇기보다 현실에서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까지 시선을 넓힌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건 속 가해자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범죄에 이용하는 수법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지점을 설명한다. 실제 사건을 통해 긴장감을 형성한 뒤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와 솔루션으로 연결하면서 범죄 실화 프로그램으로서의 공익적인 역할도 놓치지 않는다.

물론 실화 범죄를 예능의 영역으로 가져온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실제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출연진의 리액션이 과하게 사용될 경우 사건의 무게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방송 초반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출연진의 리액션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내사패'는 회차를 거듭하며 자신만의 완급 조절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전문가의 분석으로 사건의 본질을 되짚으며 '사이코캐스트'와 재연 영상을 통해 무거운 소재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췄다. '내사패'는 무겁지만 어렵지 않고 몰입감을 높이면서도 사건을 가볍게 소비하지 않는 방식으로 범죄 예능의 새로운 문법을 써 내려가고 있다.

'내사패'는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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