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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사랑이 온다' 안희연, 힘 빼니 보이는 새로운 얼굴
반찬 가게 직원 한규림 役으로 열연
생활 연기로 선명해진 강점


배우 안희연이 KBS2 토일드라마 '사랑이 온다'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더팩트 DB
배우 안희연이 KBS2 토일드라마 '사랑이 온다'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안희연이 '사랑이 온다'에서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설정이 아닌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을 만난 그는 힘을 한껏 덜어냈다. 그리고 그 담백함 속에서 안희연이 가진 생활 연기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안희연은 지난달 25일 첫 방송한 KBS2 토일드라마 '사랑이 온다'(극본 이경희, 연출 홍석구)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깨진 가족의 파편을 모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인생 한 상을 차려 내는 두 남녀의 패밀리 레시피 드라마다. 총 50부작으로 현재 8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1회 시청률 11.7%(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해 10%대 초중반을 오갔고 최고 시청률 15.1%를 기록하며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50부작으로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주말드라마인 만큼 아직 전체 이야기의 초반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안희연은 작품의 중심에서 단단하게 자리를 잡으며 극을 이끌고 있다.

안희연은 반찬 가게 직원 한규림으로 분했다. 유복했던 집안이 무너진 뒤 가장이 돼 각종 아르바이트와 살림을 책임지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고된 현실 속에서도 씩씩하게 버티던 그는 운명처럼 만난 김무진(하석진 분)과 눈부신 1년을 보낸다.

하지만 가혹한 현실 앞에 사랑하는 사람마저 불행하게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결국 이별을 선택한다. 이후 8년의 시간이 흐르고 가족을 위해 사랑을 포기한 채 반찬 가게 직원으로 살아가던 한규림은 첫사랑 김무진과 예상치 못한 재회를 하게 된다.

안희연은 이 복잡한 한규림의 삶을 의외로 담백하게 풀어내고 있다. 감정을 크게 드러내거나 캐릭터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기보다 힘을 빼고 인물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오히려 안희연이 가진 연기의 장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안희연은 '사랑이 온다'에서 반찬 가게 직원 한규림 역으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안희연은 '사랑이 온다'에서 반찬 가게 직원 한규림 역으로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특히 초반부에서 이러한 강점이 잘 드러난다. 한규림의 하루는 새벽부터 쉴 틈 없이 돌아간다.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도 네 명의 동생을 챙기고 집안일까지 책임진다. 힘겨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에게 다정함을 잃지 않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가장 먼저 달려가 손을 내민다.

안희연은 이를 특별함으로 부각하기보다 한규림에게 익숙한 하루처럼 표현한다. 또한 한규림은 밝고 씩씩하지만 마냥 해맑지는 않고, 단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안희연은 이러한 상반된 얼굴을 과장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한규림이 어떤 삶을 살아온 인물인지 자연스럽게 납득시킨다.

그렇기에 감정이 터지는 순간에는 더욱 힘이 실린다. 자신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반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동생 한규영(박유나 분)을 마주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한규림은 그동안 눌러왔던 답답함과 서러움을 동생에게 쏟아내고 결국 참았던 눈물까지 터트린다. 안희연은 처음부터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대신 서운함과 답답함을 하나씩 쌓은 뒤 무너트려 눈물에도 자연스럽게 설득력을 불어넣는다.

김무진이 사고를 당한 뒤 홀로 다리 위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늘 뒤로 미뤄왔던 한규림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한꺼번에 몰아닥치자 혼자가 된 순간 무너진다. 앞서 한규림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참고 살아왔는지를 충분히 보여준 덕분에 뒤늦게 터지는 눈물은 단순한 슬픔 이상의 무게를 갖는다.

하석진과의 로맨스에서는 또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에게 한없이 다정하게 다가오는 김무진에게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현실의 벽 때문에 쉽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한규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김무진을 좋아하는 마음과 그를 밀어내야 한다는 판단이 끊임없이 충돌하지만 이를 거창하게 표현하지 않았다. 시선과 표정, 말투의 작은 변화로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안희연이 열연 중인 '사랑이 온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방송 화면 캡처
안희연이 열연 중인 '사랑이 온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방송 화면 캡처

그렇기에 두 사람이 연인이 된 뒤 보여주는 풋풋한 모습도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늘 가족을 먼저 생각하며 자신을 뒤로 미뤄왔던 한규림이 김무진 앞에서만큼은 평범하게 웃는다. 안희연과 하석진은 로맨틱 코미디식 호흡보다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드는 과정에 집중하며 관계를 쌓는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한규림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만큼 이후 두 사람의 이별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8년이 지난 후에는 안희연의 힘을 뺀 연기가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한규림은 더 이상 가족을 책임지는 장녀에만 머물지 않고 아들을 키우는 엄마가 됐다. 안희연은 갑작스러운 변화로 지나온 세월을 표현하기보다 한층 차분해진 분위기와 생활에 밴 행동, 아이를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 한규림에게 흘러간 시간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다만 이 작품은 안희연이 2022년 방영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 이후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첫 주말드라마다. 안희연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오랜만의 작품인 만큼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안희연에게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감을 앞세우기보다 한규림이라는 사람의 삶을 따라가는 데 집중한다. 극적인 사건이 연이어 등장하는 주말극 안에서도 일상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힘을 덜어내면서 안희연이 가진 연기의 강점이 한층 또렷해진 것이다.

'사랑이 온다'는 총 50부작으로 아직 8회까지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김무진과의 관계부터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한규림이 풀어가야 할 이야기도 많이 남아 있다. 힘을 덜어내고도 충분한 감정을 전달하며 초반부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안희연이 남은 회차에서 또 어떤 얼굴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사랑이 온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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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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