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준, 정지안 役 맡아 다시 한번 전 세계 정조준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김혜준이 '킬러들의 쇼핑몰2'를 통해 한층 성장한 정지안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시즌1에서 삼촌 정진만(이동욱 분)의 보호를 받으며 살아남는 데 집중했다면, 시즌2에서는 직접 총을 들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단순히 강해진 것이 아니다. 자신이 속한 세계를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김혜준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삼청동에서 <더팩트>와 만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2'(극본 지호진, 연출 이권, '킬러들의 쇼핑몰2')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1에 이어 다시 한번 정지안으로 돌아온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2일 8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킬러들의 쇼핑몰2'는 혹독한 인수인계를 마치고 쇼핑몰 '머더헬프'의 대표가 된 정지안이 살아 돌아온 정진만과 함께 글로벌 조직 '바빌론'을 상대로 반격에 나서는 스타일리시 액션 시리즈다.
앞서 지난 2024년 공개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시즌1이 지안의 각성을 담아냈다면 시즌2는 살아 돌아온 진만의 이야기와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펼쳐냈다.
시즌1부터 함께한 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때문에 작품을 떠나보내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감회가 새롭다. 후련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한데 동시에 벌써 보고 싶다. 애정하고 사랑하는 작품인데 사랑을 받아서 너무 좋았고 고맙고 감사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시즌2에서 지안의 가장 큰 변화는 싸우는 이유였다. 시즌1이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자신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 목표가 됐다. 김혜준은 지안의 액션 역시 이 같은 변화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상대를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살생을 줄이고,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즌1의 맨몸 액션과 무에타이에 이어 총기 액션을 새롭게 익혔다. 총을 다루는 방법부터 장비를 착용하고 움직이는 방식까지 반복해서 연습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무거운 총을 한 손으로 쏘는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이미 한 차례 액션을 경험한 덕분에 육체적으로는 시즌1보다 오히려 덜 힘들었단다.
"시즌1은 생존이 목표였다면 시즌2는 지키기 위한 반격에 초점을 많이 뒀어요. 총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공포탄도 익숙해지려고 했어요."
반면 감정적으로는 훨씬 힘든 시즌이었다. 김혜준은 "지안이 희망을 품으려는 순간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조금이라도 웃으려고 하면 계속 모든 걸 앗아가지 않나. 절망과 좌절이 반복됐고 이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슬펐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작품의 전개에서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다. 김혜준은 "결국 이러한 감정과 과정이 지안의 성장을 이끌었다. 끊임없는 시련이 결국 지안에게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만들어준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우진(유현수 분)의 죽음은 김혜준에게 오래 남았다. 두 사람은 촬영 초반 통영에서 한 달가량 함께 생활하며 지안과 우진의 관계를 쌓았다. 실제로 함께 보낸 시간이 있었기에 우진의 죽음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에 김혜준은 우진의 장례식장 장면을 앞두고는 유현수와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찾아보며 감정을 잡기도 했다.
우진이 죽음을 맞는 장면에서 유현수는 자신의 얼굴이 잡히지 않는 순간에도 모든 테이크에서 눈물을 흘렸다. 김혜준은 그 진심이 자신의 감정에도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했다. 그는 "지안에게도 내게도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현수가 모든 테이크에서 내가 쌓은 감정을 잘 받아줬다. 자기 얼굴이 나오지 않는 장면인데도 함께 연기해주니 나 또한 지안의 감정을 더욱 고스란히 표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진만과 정지안의 관계 변화 역시 시즌2의 핵심 중 하나였다. 일례로 김혜준은 지안의 성장을 '삼촌 없이도 해낼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겪은 고통을 통해 진만 역시 같은 아픔을 겪었을 것이라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즌1 마지막에 정진만이 정지안을 안아줬다면 시즌2에서는 정지안이 정진만을 안는다. 보호받던 아이가 이제는 상대의 상처를 이해하고 품어주는 사람이 된 셈이다. 김혜준은 알게 모르게 진만을 닮아가는 모습까지 정지안의 성장으로 봤다.
마지막의 "잘 들어, 정진만"이라는 대사 역시 두 사람의 관계 변화를 상징한다. 시즌1 마지막 진만의 "잘 들어, 정지안"을 뒤집은 것으로, 김혜준은 "감독과 마지막 대사를 고민하다 나온 아이디어였다"고 밝혔다.
이동욱과의 호흡은 시즌2에서도 든든한 힘이 됐다. 특히 이동욱은 김혜준에게 "시즌2의 주인공은 정지안"이라고 말하며 믿음을 줬다. 실제로 먼저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김혜준과 정지안을 연신 강조했다. "그래야 내가 부담을 덜 갖지"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지만, 이는 직접적인 조언보다 농담과 장난 속에서 자신감을 심어주는 이동욱만의 배려 방식이었다.
"현장에서도 늘 '주인공은 너잖아'라는 말과 함께 믿음을 주니 저 또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어요. 시즌1 때도 그랬지만, 동욱 오빠랑 함께하는 장면은 더욱 더 든든했어요."

시즌1에 이어 시즌2에서는 악몽처럼 계속 등장하던 성조(서현우 분)는 지안의 내면을 보여주는 장치였다. 김혜준은 "성조는 지안이 부정하고 싶었던 감정과 세계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머더헬프 식구들의 죽음을 겪으며 지안은 결국 자신이 속한 세계를 받아들인다.
이에 김혜준은 "시즌1에서 성조를 쏘기 전 망설였던 지안이 시즌2 마지막에는 쿠사나기 진(정윤하 분)를 망설임 없이 제거한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결국 자신이 킬러고 진만의 조카라는 사실을 선택하며 성조의 환영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김혜준은 일부에서 제기된 결말의 아쉬움에 대해서도 작품의 중심을 '액션의 규모'보다 '지안의 성장'에 두고 봐야 한다고 짚었다.
"빌런인 쿠사나기 진을 너무 한 방에 죽여서 다소 허무하다는 입장도 이해는 돼요.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처음부터 지안이의 성장을 그리고 싶어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시즌1에서는 망설이다가 쐈던 지안이 시즌2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쏘잖아요. 그런 지안이의 성장된 모습을 생각하면 전 결말이 충분히 만족스러워요."
시즌2를 시작하며 부담도 있었다. 시즌1의 성공으로 기대치가 높아졌고, 자신 역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간 뒤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시즌1만큼 행복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싶었지만, 오히려 현장을 더욱 사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제 김혜준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넘어 또 다른 장르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로맨틱 코미디에도 도전하며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 그는 장르를 확장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다고 했다. 아직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기에 다음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하는 과정에서는 너무 재미있었고 장르를 확장해나가고 싶어요. 안 해본 장르도 너무 많으니까요."
시즌3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웠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시즌2가 평범한 일상을 찾고 싶었던 지안의 이야기였다면 다음에는 대표로서 계속 선택해야 하는 지안이 될 것 같다고 상상했다. 김혜준은 "저희끼리 크게 이야기를 나눈 건 없다. 다만 마지막에 등장한 첸을 중심으로 세계관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킬러들의 쇼핑몰2'를 떠나보내는 김혜준의 마음에는 아쉬움보다 행복이 조금 더 컸다. 지안은 더 이상 보호받기만 하는 인물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으로 성장했다. 김혜준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액션과 감정 연기를 경험하며 한 단계 더 나아갔다.
그리고 다음을 향해 움직이는 원동력은 의외로 단순했다. 무엇인가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욕심보다 지금 맡은 역할을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뭘 해내고 싶다기보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괴롭기도 한데, 고민하다가도 어떠한 한순간에 희열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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