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TF인터뷰] 9년 만에 꺼낸 서도밴드의 춘향가 풀버전 '원'
판소리 '춘향가'를 기반으로 한 조선팝 12개 트랙 수록
앨범 전체 스토리텔링…콘서트서 전곡 라이브 예고


밴드 서도밴드의 김성현 정현빈 서도 김태주 연태희(왼쪽부터)가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밴드 서도밴드의 김성현 정현빈 서도 김태주 연태희(왼쪽부터)가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아무리 우리 전통음악이라고 하지만 국악과 대중음악의 사이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조금만 찾아보면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사례는 제법 많다.

무가(巫歌, 무당이 굿을 할 때 부르는 노래)와 밴드 음악의 결합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을 거머쥔 추다혜차지스를 비롯해 국악을 록 음악으로 풀어낸 이날치, '국악 포스트 록'을 선보인 잠비나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팀이 서도밴드다. 보컬 서도를 중심으로 기타 연태희, 베이스 김태주, 드럼 정현빈, 건반 김성현으로 구성된 서도밴드는 판소리를 록, 재즈, 펑크(Funk),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로 소화하며 '조선팝'이라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장르를 구축했다.

특히 이들은 2021년 9월 방송된 JTBC '풍류대장 -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에서 최종 1위에 오르며 독특함만이 아니라 대중성까지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서도밴드는 단독 공연부터 음악 예능 프로그램, 페스티벌, 각종 기념식 등에 단골손님으로 출연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3월 '제107주년 3·1절 기념식', 4월 '러브썸 페스티벌', 6월 '코리아 메모리얼 페스타' 등의 무대에 올랐다.

그 서도밴드가 대망의 첫 정규앨범을 세상에 선보인다. 서도밴드는 14일 정규앨범 '원'을 각 음악 사이트에 발표하고 1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발매기념 콘서트 '원'을 개최할 예정이다.

<더팩트>는 4일 오전 사옥에서 서도밴드와 만나 활동을 시작한 지 9년 만에 내는 첫 정규앨범 이야기와 그동안 궁금했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도밴드의 첫 정규앨범 '원'은 판소리 '춘향가'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앨범이다./박헌우 기자
서도밴드의 첫 정규앨범 '원'은 판소리 '춘향가'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앨범이다./박헌우 기자

서도밴드의 첫 정규앨범 '원'의 가장 큰 특징은 '춘향가'다. '원'에 수록된 12개 트랙은 판소리 '춘향가'의 주요 대목을 기반으로 한 7개의 가창 트랙과 곡 사이에 이야기를 서술하는 '아니리(판소리에서 창을 하는 중간에 장단이 없이 말로 연기하는 사설)' 트랙 5개까지 총 12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이중 눈에 띄는 트랙은 타이틀곡 '언제까지'와 5개의 아니리 트랙이다. 타이틀곡 '언제까지'는 '춘향가'에 존재하지 않지만 서도밴드가 춘향의 처지를 현대적인 상상력을 더해 창작한 오리지널 곡이다. 또 5개의 아니리 트랙은 서도밴드 멤버 5인이 각각 프로듀싱을 맡아 서로 다른 개성의 서술방식을 들려준다.

서도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춘향가'를 앨범의 메인 주제로 잡았다. 또 '춘향가'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생각했다"며 "타이틀곡 '언제까지'는 원래 '춘향가'에는 없지만 현시대의 감성을 가미해 창작한 곡이다. 아무리 춘향이라도 홀로 옥에 갇혀 있으면 원망도 하고 후회도 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춘향가' 자체가 지닌 장점도 선택의 이유가 됐지만 가장 큰 계기는 서도밴드에게 큰 의미가 있는 음악이기 때문이었다.

서도는 "우리가 9년 정도 활동했는데 정규앨범을 내는 게 그동안의 숙원사업이었다"며 "그리고 우리가 처음 밴드를 만들고 '춘향가'를 레퍼토리로 공연한 적이 있다. 정규앨범이라면 '밴드의 아카이브'라는 개념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춘향가'를 첫 정규앨범의 메인 주제로 정했다"고 밝혔다.

서도밴드의 이런 의도는 앨범 제목 '원'에서도 전달된다. '원'은 숫자 1의 의무부터 도형의 원, 원한의 원, 근원의 원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앨범 제목으로 지은 정현빈은 "심플한 제목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원'이 떠올랐다. 많은 뜻을 내포할 수 있기도 하고 우리 앨범 콘셉트에 딱 어울리는 것 같아서 제목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도는 "앨범의 중심축이 '춘향가'여서 원한의 원도 있고, 만나고 원하는 원도 있다. 하지만 앨범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동그라미의 원이라고 생각한다"며 "전통을 현재에서 재창작하면 시대가 순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원처럼 순환하고 있다'가 이 앨범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판소리처럼 트랙 사이에 아니리를 삽입한 것도 '원'의 큰 특징이다.

서도는 "판소리에서 대사를 하는 파트가 아니리다. 극을 이끌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멤버들이 각각 하나씩 트랙을 맡아 서도밴드만의 아니리를 만들려고 했다. 앨범이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텔링을 이루고 있어서 그 재미를 100% 느끼고 싶다면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모두 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도밴드의 서도 연태희 김태주 김성현 정현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더 나은 음악 교류와 유대감, 완성도 등을 위해 풀 밴드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서도밴드의 서도 연태희 김태주 김성현 정현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은 더 나은 음악 교류와 유대감, 완성도 등을 위해 풀 밴드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박헌우 기자

'원'의 이런 특징 때문에 16일 예정된 단독 콘서트는 앨범 전곡을 통으로 세트리스트에 포함했다. 약 35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의 앨범을 통째로 콘서트 세트리스트에 포함하는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다.

김태주는 "곡 자체를 새로 편곡하고 녹음하는 데에는 두 달 정도 걸렸지만 따지고 보면 9년 전부터 가지고 있던 곡을 현재 시점에 맞게 바꿔 수록한 것이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원'의 음악을 공연에서 관객들이 온전히 느꼈으면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 앨범 전체를 쭉 들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도는 "공연 러닝타임은 90분 정도고 앨범 러닝타임은 35분 정도다. 그래도 당당하게 끌고 가려고 한다"며 "이번 공연은 조금 더 연극적인 공연이다. 우리를 믿고 따라오면 굉장히 멋진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서도밴드의 이 자신감의 근원은 역시 음악이다. 사실 서도밴드의 음악은 국악만큼이나 대중적 장르의 요소도 많이 사용하는 편이며 그 장르의 폭도 굉장히 다양하다.

애초에 서도밴드 멤버들은 모두 실용음악과 출신이자 서도밴드를 하기 전까진 국악을 다뤄본 적 없으며 보컬인 서도만 중학교까지 국악을 전공했다.

김태주는 "서도와 대학교에 와서 처음 만났고 처음 서도밴드를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밴드의 구성이나 스타일이 계속 바뀌어왔다. 처음에는 밴드에 국악기도 있었다. 다양한 시도 끝에 지금 형태가 됐고, 또 지금이 최종 상태일지 다시 바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서도밴드는 더 과감하고 편견 없이 국악과 대중음악을 자유롭게 결합하고 있다. 서도밴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줄곧 풀 밴드 구성을 유지하는 이유기도 하다.

연태희는 "최근에는 솔로로 활동하며 필요할 때만 세션과 작업하는 아티스트가 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밴드 구성이 효율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통 밴드들은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함께 발전시키고 만들어가는 방식이 많다. 이를 통해 서로의 음악 성향을 알게 되고 소속감과 유대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우리는 디테일한 부분이 중요한 밴드라서 세션을 두고 쓰기 어려운 밴드다. 우리가 원하는 미묘한 뉘앙스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십 번의 합주를 해도 모자란다. 밴드로 운영되면 이런 합이나 표현이 수월하다"라고 덧붙였다.

서도밴드는 자신들의 음악이 '좋은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바랐다./박헌우 기자
서도밴드는 자신들의 음악이 '좋은 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바랐다./박헌우 기자

그리고 서도밴드는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이 음악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를 바랐다.

서도는 "우리 음악이 기존에 있었던 형태가 아니고 흔치 않은 앨범이지만 다양성은 많아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전통을 변주했다고 프레임을 갖고 듣기보다 '그냥 음악이 좋아 들었는데 그 안에 전통적인 요소가 있네'라고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서도는 "물론 국악은 우리 음악을 특별하게 해주는 가장 큰 무기고 우리와 뗄 수 없는 특징이다. 단지 세상에는 다양한 맛이 있거나 사는 방식이 여러 가지인 것처럼 우리가 낸 목소리를 '시대의 목소리'의 하나로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laugardagr@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