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토 오후 9시 50분 방송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공효진이 '유부녀 킬러'로 시청자들 마음까지 제대로 저격했다. 공효진은 생활 연기로 쌓아온 자신의 강점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냉철한 킬러라는 새로운 얼굴을 자연스럽게 덧입혔다. 익숙함과 낯섦을 자유롭게 오간 공효진은 15년 만의 MBC 복귀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공효진은 지난달 31일 첫 방송한 MBC 금토드라마 '유부녀 킬러'(극본 김은희, 연출 윤종호)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어느 '워킹맘'(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일을 하는 여성)의 고군분투 '워라벨'(일과 개인 삶 사이의 균형) 사수기를 그린 드라마다. 총 14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송됐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인 여성이 사실은 악질 범죄자를 처단하는 전설적인 킬러라는 설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칫 일상극과 범죄 액션이 따로 놀 수 있는 설정이지만 공효진은 그 간극을 자신만의 연기로 메우고 있다.
반응도 빠르게 따라왔다. '유부녀 킬러'는 1회 시청률 7.4%(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로 출발해 가장 최근 방송된 4회에서 9.4%까지 상승했다. 또한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공식 플랫폼 펀덱스에 따르면 공개 첫 주부터 7월 5주 차 TV 부문 화제성 1위와 TV·OTT 드라마 뉴스 부문 1위에 올랐으며 공효진 역시 출연자 화제성 2위를 기록했다.
당시 안방극장에는 KBS '결혼의 완성', SBS '재벌X형사2', JTBC '아파트' 등 경쟁작들이 포진해 있었다. 그 가운데 '유부녀 킬러'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로는 단연 공효진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공효진은 가정에서는 평범한 유부녀이자 일터에서는 악한 범죄자를 처단하는 원샷원킬 킬러 유보나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유보나는 3년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현장으로 복귀한 전설의 저격수 '킹피셔'이면서 동시에 남편 권태성(정준원 분) 딸 권율(황봄이 분)과 살아가는 아내이자 엄마다.

공효진은 이 극단적인 설정을 과장된 연기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유보나가 누구와 마주하느냐에 따라 말투와 표정, 호흡을 세밀하게 달리하며 인물의 서사를 자연스럽게 쌓아가고 있다.
남편 권태성과 함께 있을 때는 오래 살아온 부부 특유의 익숙함을 능청스럽게 살린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서로 말을 주고받는 호흡이나 무심한 듯 이어지는 반응에서 현실 부부의 생활감이 묻어난다. 딸 앞에서는 한층 부드러운 얼굴을 지닌 엄마가 된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에서는 '전설의 킬러'라는 설정이 잠시 잊힐 정도의 평범한 얼굴을 보여준다.
시어머니 옥선자(차미경 분)와 맞붙을 때는 또 다른 재미가 생긴다. 공효진은 옥선자 앞에서도 쉽게 기죽지 않고 자신의 할 말을 하는 유보나의 당찬 성격을 능청스럽게 풀어냈다. 신경전을 무겁게 만들기보다 특유의 말맛과 리듬을 더해 티키타카로 완성해 캐릭터의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살렸다.
이처럼 공효진이 가족과 함께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생활 연기는 유보나라는 인물의 서사를 단단하게 만드는 바탕이 된다.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평범한 인물의 얼굴을 보여주며 '엄마이면서 킬러'라는 설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그리고 여기에 총을 들고 범죄자를 처단하는 킬러의 얼굴을 더했다. 가족과 함께할 때의 유보나와 임무에 돌입한 '킹피셔' 사이에는 명확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공효진은 큰 동작이나 과장된 변화 대신 눈빛과 표정, 분위기로 두 얼굴을 구분한다.
옥상에서 저격총을 겨누고 임무를 수행할 때는 평소의 여유로운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목표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게 가라앉고 말투에서도 온기가 빠진다. 이 장면을 통해 '킹피셔'가 단순한 킬러가 아닌 '전설의 저격수'라는 설정을 단번에 납득하게 만든다.
특히 오현남(하율리 분)과의 대치 장면에서 이러한 장점이 극대화됐다. 오현남은 과거 자신에게 신이자 영웅과도 같았던 '킹피셔'가 지켜야 할 사람들이 생기며 나약해졌다고 생각하고 그를 다시 예전의 냉정한 킬러로 돌려놓기 위해 권태성을 건드린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유보나 안에 잠들어 있던 '킹피셔'를 깨우는 계기가 된다. 협박당한 유보나가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건드렸으니까"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공효진의 표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서늘하게 가라앉은 눈빛과 낮아진 목소리만으로 분노와 경고를 동시에 전달하며 '킹피셔'의 카리스마를 완성한다.
그렇다고 장르 자체를 무겁게 가져가지만은 않는다. 공효진은 코믹 연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장기 밀매범을 잡기 위해 출동한 현장에서 육탄전 도중 삼겹살을 들고 싸우거나 거구의 범죄자들을 맨몸으로 가볍게 제압하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다. 코믹하게 연출된 장면에서도 공효진은 특유의 완급 조절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이처럼 공효진은 제목 그대로 '유부녀 킬러'라는 다소 비현실적인 설정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킬러의 능력만 부각하기보다 아내와 엄마, 회사원이라는 정체성이 동시에 움직이는 인물로 유보나를 완성한다. 특히 현실적인 생활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중심을 단단히 세운 뒤 그 위에 냉정한 킬러의 얼굴을 덧붙여 익숙함과 새로움을 모두 잡았다.
이 같은 활약은 공효진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유부녀 킬러'는 그가 2011년 '최고의 사랑' 이후 약 15년 만에 선보이는 MBC 드라마다. 오랜만에 MBC에 복귀하는 만큼 작품 공개 전부터 관심이 컸고 현재는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아직 14부작 가운데 4회만 방송된 만큼 유보나와 '킹피셔'로서의 이야기는 더 풀려야 한다. 그러나 공효진은 이미 유보나의 양면적인 얼굴을 설득력 있게 오가며 캐릭터와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남은 회차에서는 또 어떤 얼굴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할지, '유부녀 킬러'가 공효진에게 또 하나의 대표작으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유부녀 킬러'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