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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 종영②] 소지섭, 또 하나의 SBS 대표작
13년 만의 SBS 복귀…또 하나의 대표작 완성
절제된 감정 연기→묵직한 액션으로 호평


배우 소지섭이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으로 SBS와 또 한 번 높은 '타율'을 보여줬다. /서예원 기자
배우 소지섭이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으로 SBS와 또 한 번 높은 '타율'을 보여줬다. /서예원 기자

'김부장'이 SBS 금토극 흥행 계보에 또 하나의 이름을 남겼다. 웹툰 원작의 강점을 살린 각색과 통쾌한 액션, 답답함 없는 전개는 물론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지며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종영을 맞아 '김부장'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작품을 빛낸 배우들의 의미 있는 활약을 세 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소지섭이 또 하나의 대표작을 SBS와 함께 만들었다. '김부장'이 역대 금토드라마 시청률 2위라는 기록을 남기며 막을 내린 가운데 작품의 중심에는 소지섭이 있었다. SBS와 유독 좋은 인연을 이어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했다.

지난 25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극본 남대중, 연출 이승영)은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총 10부작으로 구성됐다.

작품은 첫 회 시청률 9.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4회 만에 20%를 돌파했고 최종회에서 23%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기록이자 SBS 역대 금토드라마 가운데 '펜트하우스2'(29.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만화적 상상력을 실사로 구현한 연출, 속도감 있는 전개 등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끈 가운데 무엇보다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은 소지섭의 존재감이 작품의 흥행을 견인했다.

소지섭은 극 중 평범한 중소저축은행 직원으로 살아가지만 과거 남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비밀을 간직한 김부장 역을 맡았다. 딸을 위해 과거를 지우고 평범한 삶을 선택했지만 하나뿐인 딸이 납치되면서 다시 위험한 싸움에 뛰어드는 인물이다. 평범한 아버지와 전설적인 요원을 오가는 극적인 온도 차를 표현해야 하는 만큼 배우의 연기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캐릭터였다.

소지섭이 열연한 '김부장'은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SBS
소지섭이 열연한 '김부장'은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유니버스 복수 액션 드라마다. /SBS

그리고 그 역할을 맡은 배우는 SBS와 유독 좋은 호흡을 보여온 소지섭이었다. 1997년 '모델'로 데뷔한 그는 '유리구두' '발리에서 생긴 일' '천년지애' '지금은 연애중' '유령' 등 다수의 SBS 작품을 통해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발리에서 생긴 일'은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며 소지섭을 톱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방송된 '주군의 태양' 역시 최고 시청률 21.8%를 기록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다. 주로 누아르와 정극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던 소지섭은 이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고 지금까지도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13년 만에 SBS로 돌아온 소지섭은 이번에는 액션 장르인 '김부장'까지 성공시키며 SBS와의 높은 '타율'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오랜만에 SBS 안방극장에 돌아왔음에도 여전히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했고 또 하나의 흥행작을 함께 써 내려갔다.

하지만 '김부장'의 성공을 단순히 소지섭과 SBS의 만남이라는 상징성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부장은 강한 액션 히어로에 머무르지 않고 전설적인 비밀 요원 출신의 평범한 아버지라는 입체적인 설정을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야기 초반 김부장은 누구에게나 공손하게 존댓말을 쓰고 딸 민지(서수민 분)와 가까워지는 방법조차 몰라 어쩔 줄 모르는 평범한 아버지였다. 딸을 위해 자존심도 내려놓고 무릎까지 꿇는 모습에서는 냉혹한 요원이 아닌 서툴지만 진심 어린 아버지의 모습이 먼저 드러났다.

소지섭은 '김부장'에서 평범한 중소저축은행 직원으로 살아가지만 과거 남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비밀을 가진 김부장 역으로 열연했다 /SBS
소지섭은 '김부장'에서 평범한 중소저축은행 직원으로 살아가지만 과거 남북파 공작원 출신이라는 비밀을 가진 김부장 역으로 열연했다 /SBS

그러나 민지의 실종을 확인한 순간 분위기는 단숨에 뒤집혔다. 소지섭은 목소리를 높여 감정을 단순히 폭발시키기보다 낮고 단단해진 목소리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김부장의 변화를 표현했다. 오랫동안 감춰왔던 본능이 깨어나는 순간을 절제된 연기로 담아내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이후 딸을 찾기 위한 김부장의 추격은 거침이 없었다. 상대를 향한 주저함이나 망설임 없이 정보를 얻기 위해 협박도 서슴지 않았고 수십 명의 적과 맞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초반의 평범한 회사원은 사라지고 딸을 찾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아버지이자 전설적인 요원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액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부장'은 매회 크고 작은 액션신이 이어지는 작품이지만 소지섭은 단순히 화려한 액션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맨손 액션에서는 불필요한 동작을 최소화한 채 한 번 한 번의 타격에 무게감을 실었다. 빠르고 간결한 동선은 실제 특수요원의 움직임을 연상케 했고 과장된 기술보다 효율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은 작품의 현실감을 높였다.

총기와 칼을 활용하는 장면에서도 단순한 볼거리에 그치지 않았다. 딸을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절박함과 분노를 액션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같은 액션이라도 상황마다 다른 감정을 만들어냈다. 반복되는 액션신이 매회 다른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던 이유다.

무엇보다 소지섭의 진가는 감정신에서 더욱 빛났다. 극 중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히는 6회 엔딩에서 김부장은 마침내 민지를 찾은 뒤 "아빠 왔다. 이제 집에 가자"고 말한다. 오랜 시간 딸을 찾아 헤맨 끝에 맞이한 재회의 순간이지만 그는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았다. 담담하고 절제된 말투로 건넨 한마디는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절박함을 더욱 깊게 전달했다.

'김부장'은 소지섭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강렬한 액션이 어우러져 큰 사랑을 받았다. /SBS
'김부장'은 소지섭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강렬한 액션이 어우러져 큰 사랑을 받았다. /SBS

이어 민지와 마주한 뒤 비로소 굳어 있던 표정이 풀리는 변화도 인상적이다. 끝까지 흔들리지 않던 김부장은 딸 앞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안도감을 드러냈다. 딸과 가까워지기 위해 서툴게 노력했던 아버지에서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아버지, 그리고 다시 한없이 따뜻한 아버지로 돌아오기까지. 소지섭은 목소리와 눈빛, 표정의 미세한 변화만으로 김부장의 감정선을 촘촘하게 완성했다.

결국 '김부장'의 흥행은 원작의 인기나 통쾌한 액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작품의 중심에서 평범한 아버지와 전설적인 요원을 오가는 김부장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완성한 소지섭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시 한번 '소지섭과 SBS의 성공적인 만남'이라는 공식을 증명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이 소지섭을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하게 했고 '주군의 태양'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작품이었다면 '김부장'은 소지섭에게 새로운 대표작으로 남게 됐다. 장르는 달라도 SBS와 만날 때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대표하는 작품을 탄생시켜 온 소지섭. 이번에도 두 이름의 시너지는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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