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제작" 선 그었지만 우려 지속

[더팩트ㅣ강신우 기자] JTBC 새 드라마 촬영 중단 소식이 중앙그룹 회생절차와 맞물리며 제작·편성 현장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다.
JTBC 새 드라마 '연애의 재발견'(극본 김영인, 연출 이동윤) 제작진은 최근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당분간 촬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더팩트>에 "대본 완성도를 높이고 장마 시즌을 고려해 한 달간 재정비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식 입장만 놓고 보면 크게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촬영 중간 대본을 보완하거나 계절, 날씨에 맞춰 일정을 조정하는 일은 드라마 현장에서 종종 있다. 특히 야외 촬영 비중이 큰 작품이라면 장마철에 재정비 시간을 갖는 것도 충분히 납득 가능한 사유다.
다만 시기가 시기이기에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JTBC가 개국 15년 만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지난 12일 JTBC가 총 206억 원 상당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하며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한 지 3일 만이다.
여기에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줄줄이 법원에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중앙일보 역시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차원의 재무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직후 나온 촬영 중단 소식인 만큼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JTBC의 디폴트 여파가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프리랜서, 비정규직 방송 종사자들의 임금 체불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
장성철 시사평론가는 최근 유튜브 콘텐츠 '정치비상구'에 출연해 "최근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JTBC를 방문했는데 회사가 어렵다며 당분간 출연료 지급이 불가하다더라"며 "제작진 인원이 반으로 줄었다. 스튜디오 안에 있던 스태프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방송 작가와 같은 프리랜서의 급여는 채무 조정 대상에 해당하는 회생채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JTBC 측은 내부 프리랜서 작가들에게 "지금은 급여를 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JTBC는 지금이라도 근무 중인 프리랜서 및 비정규직 종사자에 대해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임금 체납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파는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대한 불안으로도 번졌다. 23일 오전 새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전쟁' 제작발표회가 진행됐지만 항간에서는 정상 방송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이혼숙려캠프' '아는 형님' '톡파원 25시' 등 일부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이 중단된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다만 JTBC는 이 같은 우려에 선을 그었다. JTBC 관계자는 <더팩트>에 "회생절차와는 별개로 현재 편성된 모든 프로그램은 기존 계획에 따라 정상적으로 제작 및 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월드컵 중계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고 '연애전쟁' 역시 변동 없이 정상 방송된다"고 밝혔다.

실제 일부 프로그램은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에 출연 중인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는 지난 22일 녹화 현장을 인증하며 정상 촬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내부와 업계의 불안은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JTBC의 회생신청 직후 '사내 복지 축소' '인력 감축' '월드컵 취재 지원 축소' 등 진위를 알 수 없는 각종 소문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그룹은 이 중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반복적으로 확산되는 것만으로도 현재 JTBC를 둘러싼 불안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물론 '연애의 재발견' 촬영 중단이 JTBC의 회생절차와 직접적으로 연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방송사와 제작 계열사를 둘러싼 재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일정 중단은 그 자체만으로도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결국 관건은 이번 중단이 JTBC 하반기 콘텐츠 라인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다. JTBC는 프로그램 제작과 편성에 문제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지만 출연료와 인건비, 촬영 일정에 대한 현장의 우려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연애의 재발견' 재정비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이 될지 JTBC 제작 현장 위축의 신호탄이 될지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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