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운명에 맞서는 비운의 왕"

[더팩트 | 문채영 기자] 배우 최수종이 비운의 왕 오이디푸스로 관객들과 만난다.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그의 각오가 남다르다. 여러 사극 드라마에서 왕 역할을 맡아온 그가 그리스 신화 속 왕으로 변신한 모습은 어떨지 궁금증이 모인다.
연극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박수이 프로듀서, 서재형 연출과 배우 최수종 양준모 서영희 임병근 이형훈 남명렬 최수형 박정자 나자명 오찬우가 참석해 '오이디푸스'를 소개하며 관람을 독려했다.
'오이디푸스'는 그리스 아테네의 시인 소포클레스의 고전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이다. 신탁에 따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겪는 테베 왕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서재형 연출은 "여전히 고전이 무대에 오르는 이유는 제작자와 배우들이 현대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때문"이라며 "2026년 '오이디푸스'는 인간의 강한 의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을 응원하는 의미를 담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오이디푸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캐스팅은 주인공 오이디푸스를 연기하는 최수종이다. 2017년 연극 '하늘로 가지 못한 선녀씨 이야기' 이후 약 9년 만의 무대에 복귀하는 최수종은 "배우로서 '오이디푸스'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다시 데뷔하는 자세로 하나씩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이디푸스'가 아니었다면 더 쉽고 가벼운 이야기를 선택했을 것 같다. 최수종만의 오이디푸스를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비극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인 만큼 일반적인 감정선보다 거대한 운명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수종과 함께 오이디푸스 역에 캐스팅된 양준모 역시 '오이디푸스'는 쉽지 않은 작품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라며 "무대 인생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이디푸스라는 왕의 인간적인 모습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맞닥뜨린 나약한 왕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힘을 전달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이디푸스'는 배우에게 어려운 만큼 제작진에게도 어려운 작품이다. 최수종과 함께 '인간 오이디푸스'를 그리고 싶다고 말한 서재형 연출은 "밀도 있고 선명한 '오이디푸스'를 관객에게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고뇌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서재형 연출의 리더십도 드러났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배우들은 입을 모아 서재형 연출과 많은 고민 끝에 지금의 '오이디푸스'를 완성했다고 한다. 특히 양준모는 "전부터 서재형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배우들이 걱정할 정도로 잠을 줄여가며 작품을 연구한다"며 "이런 연출가를 오랜만에 만났다. 배우들이 느슨해질 틈을 안 준다"고 극찬했다.
서재형은 "작품에는 악역이 없지만 내가 연습실에서 악역을 자처한다"며 "배우들에게 '내가 욕을 먹을 테니 칭찬은 여러분이 받아라. 대신 시간 내서 온 관객들에게 보답은 하자'라고 말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오이디푸스'는 오는 7월 4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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