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통해서 독특한 세계관에 보다 쉽게 입장하길"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한선화가 독특하고 개성 강한 김민하 감독의 세계관에 용기를 내 입장했다. 보는 이에 따라서 잘 맞을 수도, 혹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을 쿨하게 인정한 그는 그럼에도 자신을 믿고 오픈 마인드로 '교생실습'을 맛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한선화는 영화 '교생실습'(감독 김민하) 개봉을 앞둔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그는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에 개봉하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오는 13일 CGV에서 단독 개봉하는 '교생실습'은 수능 귀신에 맞서 죽음의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 열혈 MZ 교생 은경(한선화 분)과 흑마술 동아리 소녀들의 하이스쿨 호러블리(호러+러블리) 코미디 영화로,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2024)을 연출한 김민하 감독의 신작이다.
먼저 한선화는 완성된 작품을 스크린으로 본 소감을 전했다. 그는 "원래도 제 작품을 볼 때 부끄러워하는데 '교생실습'의 세계관이 워낙 독보적이라서 그런지 이번에 더 낯간지러웠다. 제가 이러한 세계관에 놓여 있는 게 부끄러우면서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봤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선화의 말처럼 '교생실습'은 호러블리라는 장르를 내세운 만큼 개성 넘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독특한 호흡과 대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공포물이지만 죽자고 무섭고 잔인한 비주얼을 쏟아붓는다거나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장착하지 않고, 소위 말하는 B급 감성과 병맛 코드를 뚝심 있게 밀어붙인다. 여기에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의 교육 기관이었던 서당을 탄압했던 역사를 적절하게 버무리면서 다시 한번 되풀이되고 있는 무너진 교권의 슬픔과 비극성을 되새기게 한다.
이 가운데 열정 넘치는 MZ 교생 은경 역을 맡은 한선화는 20회차 규모로 촬영된 영화의 전 회차에 참여하며 작품 안팎으로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당황스럽게 느껴졌지만 캐릭터가 내뱉는 현실감 없는 대사에 호기심을 품기 시작했고, 김 감독과 만나고 나서 대본을 보고 생겼던 물음표들이 느낌표로 바뀌면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감독님의 이야기를 듣고 독특한 대본 뒤에 이러한 의미가 담겨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리고 감독님의 전작을 극장에서 봤고 단편도 찾아봤는데 '혈세'의 화면미가 멋있더라고요. 누군가는 본인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걸 복잡하게 표현하는 데 감독님은 심플하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어 한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교생실습'을 한번 해보고 싶더라고요."

교장 선생님의 무서운 잔소리보다 사명감이 먼저인 은경은 꼰대 같다가도 MZ다운 면모를 보이지만 학생들을 향한 마음과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인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한선화는 '뀨' '개쩌는데' 등과 같은 다소 낯선 말들을 대사로 내뱉는가 하면, 스크린 너머의 관객들에게 '신파는 안돼~'라고 외치기도 한다.
그동안 쌓아온 내공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를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소화했지만, 만들어 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됐다.
"감독님께 어떤 의도로 썼고 어떻게 소화해야 되는지를 많이 물어봤어요. 사실 캐릭터의 기본값을 독특하게 잡아주셨긴 했는데 인물의 사명감과 열정은 진정성 있게 표현하면 되니까 그 마음가짐을 더 생각했던 것 같아요. 기쁨의 감정을 표현하는 언어가 다른ㅍ거라서 연기하는 감정이 특별히 다르지는 않았어요."
한선화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자신만의 짙은 색깔로 우직하게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김민하 감독도 궁금해졌다. 이에 그는 은경이 못지않게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꿈ㅍ많은 청년이라고 소개하며 두터운 신뢰를 내비쳤다.
"사람이 선하고 좋은 리더십을 갖고 있어요. 또 김민하 감독님은 제가 걸어온 길부터 연기 스타일과 태도를 정말 좋아해 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믿고 감독님의 세계관에 뛰어들었죠. 고집 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하고자 하는 걸 밀어붙이시잖아요. (취향에 따라) 볼 거면 보고 말 거면 말아라는 느낌으로 뚝심 있게 영화를 만들어내는 게 좋았어요.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했죠(웃음)."

'교생실습' 개봉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현재 방송 중인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와 관련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한선화는 국민배우 오정희(배종옥 분)의 딸이자 배우 장미란으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쉬어갈 수 있는 대본이었어요. 좋은 소설책을 읽는 것처럼 힐링하고 싶을 때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요. 배우가 배우를 연기한다는 것도 흥미롭더라고요. 미란이는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데 결국 제목처럼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는 인간이에요. 화려함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남들은 알지 못하는 그의 개인적이고 조용한 삶이 누구에게나 있는 거잖아요. 저도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2009년 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한선화는 2013년 KBS2 '광고천재 이태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하다가 지금은 배우로서 대중과 만나고 있다. 큰 공백기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와 '놀아 주는 여자' 등을 통해 코미디와 좋은 합을 자랑하면서도 이에 갇히지 않고 단막극과 독립영화의 문을 계속 두드리며 다채롭게 필모그래피를 만들어가고 있다.
"연기를 시작한 지 16년이 됐는데 달라진 건 없어요. 그동안 제가 만났던 인물들에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도 똑같고요. 아직 못 만나본 인물들과 작품들이 많아서 다 열려있어요.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에도 관심이 많고요. 제가 상업적으로 좋은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까 '한선화가 안 할 것 같다'는 말을 가끔 듣는데 계속하고 싶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어요"
끝으로 한선화는 호러블리라는 신선한 장르의 작품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새겨 넣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의미를 되새기며 '교생실습'을 향한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김민하 감독님의 재밌는 시도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독특하고 개성 있거든요. 제가 도전한 것처럼 이런 영화를 꼭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허들이 높아서 진입하기 어려운 것을 아는데 그 어려움을 제가 조금은 낮춰줄 수 있으니까 저를 통해서 이 세계관에 입장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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