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폭넓게 살펴볼 수 있어"

K팝을 계기로 한국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시 해설부터 체험형 콘텐츠, 굿즈에 이르기까지 박물관의 관람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으며 외국인 관람객 유입도 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과제도 함께 제기되는 중이다. <더팩트>는 변화의 중심에 선 국립중앙박물관의 현재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문화유산 전시 공간이다. 과거에는 관람 중심의 장소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람 방식을 확장하고 있다.
이 변화의 배경에는 K팝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운 K팝은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이끌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최근에는 그 흐름이 한층 확장하고 있다. K팝 아티스트의 활동이 음악을 넘어 전시와 브랜드 협업, 콘텐츠 영역으로까지 넓어지면서 팬들의 소비 역시 다층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아티스트가 언급하거나 함께한 콘텐츠까지 찾아보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K콘텐츠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이후 작품 속 전통 소재와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문화유산과 굿즈가 주목받았다. 까치호랑이 모티브 상품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완판된 사례는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에 따라 K팝과 문화유산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블랙핑크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신곡 리스닝 존과 멤버 참여 오디오 도슨트, 박물관 외관 핑크 라이팅 등을 선보이며 음악과 전시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시했다. 특히 금동반가사유상과 경천사 십층석탑, 감산사 석조미륵보살입상 등 박물관 유물 8종은 멤버들의 도슨트 참여로 K컬처 교류의 현장으로 거듭났다.
방탄소년단 역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한국 전통의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굿즈를 선보였다. 또한 공공누리 저작물로 공개 중인 '성덕대왕신종'의 고화질 종소리 음원을 제공 받아 수록곡 'No. 29'에 실제로 활용했다. 당시 유홍준 관장은 양해각서 체결 후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전시실을 안내하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감각전시실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함께 감상하고 소개한 바 있다.
이 같은 협업은 한국 문화유산과 K컬처 확산을 위한 양해각서의 성과로, 전통문화와 대중음악이 만나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종소리 특유의 맥놀이(소리의 강약이 반복되며 길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현상) 역시 음악 속에서 새롭게 구현됐다.
현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했다. 최근 <더팩트> 취재진이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했을 당시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방탄소년단 굿즈 쇼핑백을 든 채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이 눈에 띄며 K팝을 계기로 유입된 관람객임을 짐작하게 했다.
이들은 전시물 앞에서 사진을 촬영하거나 설명을 영상으로 기록하며 적극적으로 관람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어를 비롯한 다국어 설명과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해설 역시 외국인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한 블랙핑크가 참여한 도슨트 콘텐츠를 인지하고 이를 관람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K팝 아티스트가 참여한 콘텐츠를 매개로 전시에 접근하는 모습은 문화유산과 대중문화의 접점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뮤지엄숍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방탄소년단의 협업 굿즈를 살펴보는 이들이 많았고 일부 외국인 관람객들은 쇼핑백을 들고 다시 전시 공간을 둘러보는 모습이 보였다.
방탄소년단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람객 20대 여성은 "공연을 보고 돌아가기 전에 방탄소년단 굿즈를 사기 위해 방문했다"며 "굿즈도 사고 전시도 구경하면서 한국 문화가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대 커플은 "데이트하러 왔는데 방탄소년단의 굿즈가 있다고 해서 구경 중이었다"며 "가수의 이미지뿐 아니라 전통적인 미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K팝을 매개로 유입된 관람객들이 문화유산으로 관심을 확장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능도 재조명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더팩트>에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문화유산의 정수를 한 자리에서 폭넓게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 선사시대부터 대한제국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의 흐름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된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국인 관람객과 젊은 세대의 방문 비중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박물관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찾고 머무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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