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시작은 신선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닥터신'은 '뇌 체인지'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출발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익숙한 '임성한식 막장'의 궤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작품은 파격을 넘어 기괴함에 가까운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4일 첫 방송한 TV조선 토일드라마 '닥터신'(극본 피비(임성한), 연출 이승훈)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다. 총 16부작으로 2회까지 방영됐다.
작품은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사랑의 대상은 영혼일까? 육체일까? 내가 사랑한 사람의 몸에 다른 영혼이 깃든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특히 '뇌 체인지'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방송 전부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왔다.
무엇보다 임성한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모였다. 그간 '하늘이시여' '오로라 공주' '결혼작사 이혼작곡' 등을 통해 자극적인 설정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강한 화제성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베일을 벗은 '닥터신' 역시 예상대로 강렬했다. 작품은 톱배우 모모(백서라 분)가 스쿠버 다이빙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며 시작된다. 신주신(정이찬 분)은 모모를 살리기 위해 치료를 이어가는 가운데 모모의 엄마 현란희(송지인 분)는 자신의 뇌를 딸에게 이식하겠다는 선택을 내린다. 이후 두 사람의 '뇌 체인지' 수술이 진행된다.

소재 자체는 분명히 매력적이다. 사고로 뇌 기능을 잃은 인물을 살리기 위해 다른 사람의 뇌를 이식한다는 설정 자체는 지금까지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던 영역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설정이 이어지지만 서사적 설득력은 충분히 쌓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인물의 감정선이 납득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흐른다. 현란희는 단순히 딸을 살리기 위한 엄마가 아니다. 작품 내에서 현란희는 예비 사위이자 딸의 남자친구인 신주신을 향한 묘한 감정을 드러낸다. 현란희는 신주신의 벗은 몸을 상상하며 혼자 야릇한 상상에 빠진 장면이 등장한 바 있다. 여기에 '뇌 체인지' 이후 딸의 몸으로 살아갈 가능성까지 암시하면서 모성애와 욕망이 뒤섞인 기묘한 서사로 당혹감을 자아낸다.
연출 역시 이질감을 키운다. 인물의 속마음을 자막으로 직접 드러내는 방식이 극의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오빠 보구 싶었어요. 너무나 간절스러웠어요"라는 문장이 화면에 그대로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의 톤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장면과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노출하는 연출은 오히려 어색함을 배가시킨다.
특히 '보구 싶었어요'는 '보고 싶었어요'의 비표준어이며 '간절스럽다'는 국어사전에도 기재되어있지 않은 임성한 작가만의 표현 방식이다. 이를 자막으로 그대로 내세움으로써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밤티난다'(못생기고 촌스러움을 표현하는 신조어)는 반응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닥터신'이 완전히 외면받지 않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기괴함'에 있다. 말도 안 되는 설정과 전개가 오히려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일부 시청자들은 "임성한다운 전개"라며 이를 하나의 장르처럼 소비하고 있다. 물론 개연성 부족과 과도한 설정을 지적하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지만 동시에 다음 이야기를 확인하게 하는 힘만큼은 분명하다.
이는 임성한 작가의 오랜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그는 현실과 동떨어진 설정과 극단적인 갈등 구조를 통해 꾸준히 화제성을 만들어왔다. '닥터신'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다만 이번 작품은 그 특유의 색채가 한층 더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시청률은 1, 2회 모두 1.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그동안 임성한 작가가 높은 시청률의 성적표를 기록했던 것과 달리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과 자극적인 서사로 인해 화제성만큼은 굉장히 높다.
신선함으로 시작해 기괴함으로 이어진 '닥터신'. 16부작으로 구성된 작품은 아직 2회까지밖에 방영되지 않았다. '뇌 체인지' 수술은 이미 진행됐고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차례다. 남은 회차에서 이 기괴한 서사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닥터신'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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