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만에 천만 영화가 나왔다. 주인공은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다. 이에 <더팩트>는 무서운 흥행 속도로 역대급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영화계에 제대로 활력을 불어넣은 '왕사남'의 기록을 정리하고, 메가폰을 잡은 장항준 감독을 비롯해 작품을 이끈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가 남긴 유의미한 발자취를 짚어봤다.<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왕사남'이 드디어 천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작품은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여줬고, 침체된 극장가에 상징적인 기록과 함께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지난 2월 4일 스크린에 걸린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이하 '왕사남')는 개봉 31일째인 오늘(6일) 누적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작품은 외화 포함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34번째이자 한국 영화 중 25번째로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고, '왕의 남자'(2005)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명량'(2014)에 이어 사극 장르로는 역대 4번째 천만 영화가 되는 쾌거를 거뒀다.
시사회 이후 호평이 쏟아졌던 '왕사남'은 개봉 첫날 11만 7792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박스오피스 1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리고 작품은 개봉 5일째 100만 관객을, 12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개봉 14일째 손익분기점(260만 명)을 넘고 300만 고지를 밟으며 심상치 않은 흥행 기운을 보였다.
이어 '왕사남'은 개봉 15일째 400만 고지를 밟으며 설 연휴 극장가의 승기를 제대로 잡았고 개봉 18일째 500만, 20일째 600만, 24일째 700만, 26일째 800만, 27일째 900만, 31일째 1000만을 돌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특히 '왕사남'은 지난달 16일에만 53만 7190명을 동원하며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설 연휴 일일 최다관객수를 기록했고, 지난 1일에는 개봉 이후 최다 일일 관객수인 81만 7205명을 기록하며 갈수록 뜨거워지는 흥행세를 확인시켜 줬다.

그렇다면 '왕사남'은 어떻게 천만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우선 작품은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 배우들의 열연과 역사가 곧 스포일러라 더 먹먹하게 다가오는 이야기의 힘으로 높은 관객 만족도를 형성했고, 이 같은 호평이 입소문으로 이어지면서 꾸준한 흥행 곡선을 형성했다.
또한 이미 계유정난을 다룬 수많은 작품이 대중과 만나온 만큼, 해당 소재를 재현하지 않고 그 이후 단종의 삶을 조명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택한 점도 제대로 통했다.
특히 보수주인과 손님으로 만난 두 주인공이 신분에 따라 아랫사람과 상전이 됐다가 함께 밥을 먹는 수평적 관계로 이어지고, 아버지와 아들 같은 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인물 간 교류와 인간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 완성됐고, 설 연휴와 맞물리며 가족 단위 관객들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무대인사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들이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대중의 호감도를 높였다.
그리고 이러한 작품의 흥행은 영월을 직접 방문하거나 지도 앱을 통해 단종의 무덤 장릉에 응원 댓글을 남기는 등 관련된 역사를 자발적으로 탐구하는 문화 현상으로 확산되며 관객들을 과몰입과 'N차 관람'으로 이끌었다.

이번 '왕사남'의 흥행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2024년 개봉한 '범죄도시4' 이후 2년 만에 탄생한 천만 영화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극장가의 침체기는 계속됐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천만 영화는 꾸준히 탄생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단 한 편의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역대급 위기에 빠진 영화계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나오지 못한 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021년 이후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지난해 한국 영화는 외화 애니메이션의 뚜렷한 강세 속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흥행 1위와 2위를 차지한 조정석의 '좀비딸'(563만 명)과 강하늘·유해진의 '야당'(337만 명)을 제외하고 2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어쩔수가없다'(294만 명) '히트맨2'(감독 254만 명) '보스'(243만 명) '승부'(214만 명)까지 단 네 편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왕사남'이 세운 기록은 작품 자체의 흥행을 넘어 한국 영화계 회복의 가능성을 심어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더팩트>에 "'주토피아'2를 시작으로 '만약에 우리' '신의악단' 등이 걸리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극장에 점점 관객들이 돌아오고 있었다"며 "그리고 설 연휴를 맞이해서 두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했는데 '왕사남'에 관심이 많이 쏠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명절 시즌에 개봉한 사극이고, 역사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하면서 잘 몰랐던 사실을 알려줬다. 웃음으로 시작해 감동과 눈물로 이어지는 정서적인 자극을 가진 작품으로써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코드들을 다 갖춘 것이 흥행의 비결"이라며 "이후에도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는 만큼 1200만 명까지는 갈 것 같다"고 바라봤다.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박지훈 분)의 이야기를 그리며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겨진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전국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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