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이효나에게 '친밀한 리플리'는 성장의 기록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기존의 악역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쌓아온 경험은 '이효나만의 악역'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그는 지금 믿고 지켜보게 되는 배우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배우 이효나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KBS2 일일드라마 '친밀한 리플리'(극본 이도현, 연출 손석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주영채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부터 배우로서의 목표까지 들려줬다.
이효나의 이름 앞에는 늘 강한 인상을 남긴 역할들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그 인상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웃음이 많았고 대화에는 여유가 있었다. 인터뷰 현장은 어느새 취재진과 배우의 웃음으로 가득 찼고 행복의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작품 속 캐릭터와는 다른 이 반전 매력이 오히려 그의 연기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말끝마다 터져 나오는 부끄러운 듯한 미소와 소탈한 태도가 이효나라는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하는 지점이었다.
이런 이효나가 악역으로 열연한 '친밀한 리플리'는 고부 관계로 만난 모녀 리플리가 건향가를 차지하기 위해 거짓말 전쟁을 하는 발칙하면서도 눈물겨운 인생 역전 분투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총 101부작으로 지난 20일 막을 내렸다.

긴 호흡의 촬영을 마친 이효나는 "다들 너무 많이 고생하셨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많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서 '우당탕탕 패밀리'를 통해 일일극을 경험했던 그는 "이번 작품은 감정 소모가 훨씬 큰 인물이었다"며 "전작과는 결이 달랐고 그만큼 감정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고 느낀다"고 돌아봤다.
이효나는 공난숙(이승연 분)의 딸이자 차정원(이시아 분)의 고등학교 동창 주영채 역을 맡았다. 주영채는 원하는 것은 빼앗아서라도 가져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로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 자신의 욕망을 우선시한다.
이효나는 주영채의 악랄한 면모를 자신만의 결로 풀어냈다. 이전에도 악역을 여러 차례 맡아온 만큼 차별점을 찾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효나는 "똑같은 사람이 똑같은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며 "다른 결을 찾기 위해 계속 고민했다"고 말했다.
"전에 했던 악역이 질투심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욕망이 가득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쟁취하려는 캐릭터였어요. 내면적으로는 굉장히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까지 놓치지 않으려 했죠."
다만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도 많았다. 이효나는 "보기 불편한 장면들도 많았고 저조차 영채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표현의 고민이 컸다"며 "그래도 이 인물을 끝까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름을 빼앗기면서 영채 입장에서는 가족에게 버려졌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그런 배신감과 외로움 속에서 버려지지 않기 위해 선택한 생존 본능이라고 이해하며 연기한 것 같아요."

이 같은 캐릭터 연구는 캐스팅 과정에서도 빛을 발했다. 촬영 전 급하게 오디션에 들어갔지만 그는 눈빛 연기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효나는 "평소엔 낯을 많이 가리지만 연기할 때는 역할이 강해지다 보니 눈빛이 달라진다"며 "그 점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작품에 많이 몰입한 탓에 감정이 터져 나온 순간도 있었다. 바로 이승연과의 면회 장면이다. 이효나는 "감정을 눌러달라는 디렉팅을 받았는데 선배님 눈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무너졌다"며 "영채가 가진 결핍의 순간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몰려왔다"고 떠올렸다.
그런 의미에서 '친밀한 리플리'는 '이효나의 찬란한 시간들이 기록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단다. 이효나는 "작품을 보면 제가 배우로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게 보인다"며 "노력한 흔적과 표현하고자 한 지점들이 남아 있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로 데뷔한 이효나는 그간 '진검승부' '우당탕탕 패밀리' '기생수: 더 그레이' '친밀한 리플리'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왔다. 이효나는 "예전엔 아무것도 몰랐다면 지금은 조금 알게 돼서 전보다 즐겁게 촬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이효나가 꿈꾸는 배우의 모습은 분명하다. 그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같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그 인물로 녹아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금까지는 강하고 악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지만 밝고 긍정적인 모습도 많은 배우라는 걸 기억해 주시면 좋겠어요. 저는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할게요."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