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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남지현'] 은애할 수밖에
'은애하는 도적님아'서 홍은조 役으로 열연
"원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 얻게 돼 감사해"


배우 남지현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숲
배우 남지현이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매니지먼트 숲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믿고 보는 보증 수표'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닌 것 같다. 배우 남지현과 얘기를 나누고 있으면 저절로 드는 생각이다. 촬영이 끝난 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작품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마치 어제의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리며 말하는 얼굴에는 행복과 설렘이 묻어 있었다. 매 작품을 대하는 진심 어린 태도, 그리고 인물 하나하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순간이었다.

배우 남지현은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애하는 도적님아'(극본 이선, 연출 함영걸)와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를 거듭할수록 남지현이라는 배우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은애하는 남지현'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남지현의 필모그래피를 떠올리면 '가족끼리 왜 이래' '백일의 낭군님' '수상한 파트너' '작은 아씨들' '굿파트너'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단 한 작품만으로 남지현이라는 배우를 설명하기에는 역할부터 장르까지 분야가 다채롭다.

더 놀라운 점은 그 많은 작품 속에서도 비슷한 얼굴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남지현은 매 작품마다 마치 얼굴을 갈아 끼운 듯 오롯이 그 인물로만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남지현이라는 배우가 가진 가장 큰 힘이자 시청자들이 그를 신뢰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런 남지현의 또 다른 얼굴을 확인할 수 있던 작품이 바로 '은애하는 도적님아'였다. 작품은 어쩌다가 천하제일 도적이 된 여인 홍은조(남지현 분)와 그를 쫓던 조선의 대군 이열(문상민 분)의 영혼이 바뀌면서 서로를 구원하고 백성을 지켜내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22일 종영했다.

'은애하는 도적님아'는 1회 시청률 4.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매회 호평을 이어가며 7.6%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KBS 토일극이 연이어 부진을 겪었던 흐름 속에서 이 작품이 남긴 성적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남지현은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사극 로코 퀸' 수식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KBS2
남지현은 '은애하는 도적님아'를 통해 '사극 로코 퀸' 수식어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KBS2

남지현은 "아직 실감이 잘 안 난다. 천천히 떠나보내고 있는 중"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정말 잘 마무리된 작품이라 뿌듯하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작품의 흥행에는 남지현의 존재감이 큰 몫을 했다. 그는 낮에는 혜민서의 의녀로, 밤에는 길동이라는 이름의 도적으로 살아가는 홍은조를 맡아 상반된 매력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특히 이열과 영혼이 바뀐 이후에는 홍은조와 이열을 오가는 복합적인 감정과 태도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복합적인 설정만큼이나 쉽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남지현은 오히려 그 지점을 즐겼다. 그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어서 더 재밌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은조가 의녀였다가 도적이었다가 또 영혼이 바뀌면서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거든요. 좋은 이야기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제게 너무 소중한 기회로 다가왔어요. 그래서 꼭 잘 해내고 싶어서 개인적으로 욕심을 많이 부린 작품이었어요."

영혼이 두 차례 바뀌는 설정에 대해서도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 남지현은 "대본 리딩을 정말 많이 했고 문상민, 감독님, 작가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며 "현장에서도 아이디어를 더해가며 연기했다"고 떠올렸다.

"작가님께서 영혼이 처음 바뀔 때랑 두 번째 바뀔 때 분위기 자체가 다를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두 번째 때는 은조인지 열이인지 헷갈릴 정도로 서로의 모습이 스며들게 하고 싶었죠.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점점 스며들어서 결국에는 마음을 합쳐 나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이길 바랐어요."

디테일 역시 문상민과 많은 소통을 통해 맞춰갔다. 남지현은 "상민이랑 저랑 평소 말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더 잘 보였던 것 같기도 하다"며 "손을 모으는 거나 뒷짐 같은 디테일도 공유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매까지 닮아간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상민이는 눈이 조금 더 동글동글해지고 저는 갑자기 세모눈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촬영할 때도 재밌었지만 방송으로 보니까 또 새로운 재미가 있더라고요. 무엇보다 시청자분들께서 '190 홍은조와 165 이열' 이렇게 수식어를 붙여주셨는데 그거 보면서 많이 웃었던 것 같아요."

남지현은
남지현은 "사람들이 저를 기억하는 작품이 다양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KBS2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남지현은 당시를 상상만 해도 즐거운지 웃으며 답변을 했다. 인터뷰가 아닌 친구와 편하게 일상 대화를 나누는 시간처럼 말이다. 하지만 캐릭터와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는 그동안의 준비 과정을 차분히 설명하는 남지현의 눈빛에서 단단함이 보였다.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많은 애정을 기울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개인적으로 욕심을 좀 많이 부린 작품이었어요. 보여드리고 싶은 것도 많고요. 많은 분들께서 이걸 감사하게 많이 알아봐 주셔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남지현은 사극 장르에서 요구되는 기본기가 매우 탄탄한 배우다. 이는 앞서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이번 '은애하는 도적님아'에서도 한층 더 성장한 역량을 보여줬다. 연달아 사극 흥행 불패 신화를 쓰고 있는 만큼 부담감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왔지만 남지현은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믿어주신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믿음을 오래 지키고 싶어요. 저 한 명 잘한다고 해서 작품이 잘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 속에는 정말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거든요. 주연 배우는 그저 앞에 서는 프런트맨 같은 거예요. 하지만 이런 걸로 한 번이라도 제가 한 작품에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그걸로 감사해요."

2004년 데뷔해 아역 시절을 지나 성인 배우로, 그리고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남지현. 그의 말과 태도에는 시간의 무게만큼 단단한 성숙함이 배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남지현의 연기는 믿고 보게 되고, 남지현이 선택한 작품은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제가 아역 생활이 길었기 때문에 대중분들한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스스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잘 클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이걸 20대 내내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 예상보다 좀 빠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감사하기도 하고 지금은 좀 많이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지금의 자신을 돌아본 남지현은 조심스럽게 "제법 다양한 모습으로 잘 큰 것 같다"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그 웃음에는 아역 시절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시간과 그 시간을 성실하게 통과해 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이미 충분히 단단한 배우라는 사실은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앞으로를 향해 열려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지금의 남지현도 충분히 멋지지만 그래서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기대되는 사람.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그 이름은 남지현이었다.

"제가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들이 점점 쌓이면서 대중분들이 저를 기억하는 작품이 되게 다양해지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선덕여왕'을 떠올리시고 또 어떤 분은 '백일의 낭군님'을 얘기하시고. 많은 사람들이 저를 기억하는 작품이 다양해졌다는 걸 체감을 해요. 정말 좋은 일이죠. 제가 원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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