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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신혜선, 아직도 보여줄 게 남은 페르소나
'레이디 두아' 속에서 꺼내 든 여러 얼굴, 모두 호평
여전히 원하는 신선한 캐릭터


배우 신혜선이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신혜선이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신혜선이 또 한 번 얼굴을 지웠다. 이번에는 이름조차 확정되지 않은 인물이다. 사라킴이자 김은재이고, 두아이며, 목가희로 살아간 여자. 신혜선은 그렇게 하나의 몸에 여러 페르소나를 얹은 채 진짜가 되고 싶었던 가짜의 이야기를 이끌었다.

신혜선은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극본 추송연, 연출 김진민)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작과 함께 기자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쑥스러운 웃음을 보인 그는 "기자님들은 원래 항상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시지 않나"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3일 8부작 전편 공개된 '레이디 두아'는 가짜일지라도 명품이 되고 싶었던 여자 사라킴(신혜선 분)과 그의 욕망을 추적하는 남자 무경(이준혁 분)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작품은 공개 2주 차에 100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TOP 10 비영어 쇼 1위를 기록했다. 그 중심에는 퍼즐처럼 흩어진 진실들을 파헤쳐 가는 긴 이야기를 몰입감 있게 이끄는 신혜선의 열연이 존재했다.

'레이디 두아'에 대한 호평에 신혜선은 "연휴 덕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사실 난 TV 드라마를 주로 했던지라 시청률이라는 지표로 분위기를 체감하는 편인데, 넷플릭스는 처음이라 아직은 잘 모르겠다. 숫자로 와닿는 게 없다"고 털어놨다. 다만 체감은 분명했다. 몇 년간 연락이 없던 지인들이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왔고 축하 인사까지 건넸다.

신혜선은 작품을 고를 때 대개 자신이 맡을 캐릭터에 먼저 꽂히는 편이다. 그런데 '레이디 두아'는 달랐다. "'레이디 두아'의 인물은 오히려 의뭉스럽고 설명되지 않는 구석이 많아 연기하기 까다롭겠다 싶었다"고 돌이켰다.

그럼에도 선택한 이유는 대본 자체의 힘이었다. 죽은 여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사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시체, 결말을 모른 채 진행되는 구조 등이 흥미롭게 느껴졌단다. 신혜선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모르겠더라. 대본을 4부까지만 받았는데 결말이 정말 너무 궁금했다. 이번 작품은 캐릭터보다 사건이 흥미로워서 선택한 게 크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협업하며 첫 OTT에 도전한다는 점도 신혜선을 설레게 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다 보니 다른 나라 사람들도 내 작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무대를 만들어준 것 같아 고맙다"며 "또한 간식 테이블이 정말 호화로웠다. 밥을 안 먹어도 될 정도였는데 방심하면 금세 살이 찌겠더라. 그 정도로 다채로워서 너무 행복했다"고 전했다.

배우 신혜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레이디 두아’를 통해 여러 페르소나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배우 신혜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레이디 두아’를 통해 여러 페르소나를 보여주며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신혜선은 극 중 사라킴이라는 이름 아래 직업도 개성도 다 다른 다양한 페르소나를 쌓아 올렸다. 여러 얼굴을 가진 인물을 설득하는 일은 결국 '톤'의 문제였다. 신혜선은 "이 친구가 주요 인물로서 시청자를 끝까지 끌고 가려면 톤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즉 페르소나는 여러 개지만, 인물의 중심은 하나여야 했다. 그는 "각각의 페르소나들이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묘하게 달라야 했다. 또 사실 호감형 캐릭터는 아닐지라도 이들의 선택과 행동이 설득은 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신혜선은 목소리의 높낮이와 속도, 발성을 세밀하게 조정했다. 평소보다 낮고 차분하게 임하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목소리는 사람을 처음 판단할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 목소리와 다르게 사라킴은 차분한 톤을 유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본을 분석할 때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접근했다. 과도한 열망을 좇는 인물이지만, 그 열망이 클수록 오히려 공허해 보이길 바랐다. 신혜선은 "열정적이지만 동시에 비어 있는 느낌. 그 허함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부두아는 그런 사라킴을 투영한 대표적인 예다. 본질 없이 화려한 것만 덧붙인 결과물이라는 것. 특히 신혜선은 은재 시절 잡지를 오려 붙여 디자인하던 장면을 언급하며 "반짝이는 것만 모아 붙이는 모습이 이 친구의 본질 같았다"고 말했다.

배우 신혜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를 통해 사라킴이자 은재이자 두아 등 여러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배우 신혜선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디 두아'를 통해 사라킴이자 은재이자 두아 등 여러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다양한 콘셉트를 소화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또한 사라킴을 비뚤어진 우월주의를 지닌 인물이라고도 표현했다. 도움을 받는 입장이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오히려 베푸는 위치에 서고 싶어 한다는 것. 일례로 직원들이 모아서 건넨 돈을 받았을 때 느낀 모멸감과 거리의 사람에게 목도리를 벗어주는 순간 등이 그런 사라킴의 성향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신혜선은 "물론 그 순간의 진심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나 멋있지?'라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신혜선이 네 개의 페르소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목가희다. "가장 삐뚤어졌지만 누군가 일찍 좋은 길로 인도해 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왜 어둠이 저냐"는 목가희의 유서 속 대사가 자신의 사춘기 시절 느꼈던 감정과 맞닿아 깊은 울림을 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작품은 '피해자가 없는데 어떻게 사기예요?'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그걸 가짜라고 부를 수 있나요?' 등의 질문을 통해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신혜선 또한 사라킴의 말이 궤변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옹호하고 싶진 않단다.

"사라킴의 말에 동의하지만 하지 않아요.(웃음) 이중적인 대사가 넘쳐나는 드라마예요. 그렇지만 불법은 불법이잖아요. 어쨌든 선을 넘어 범죄가 된다면 옹호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 같아요. 차라리 그 좋은 머리를 다른 데 썼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배우 신혜선이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신혜선이 계속해서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넷플릭스

'비밀의 숲' 이후 9년 만에 재회한 이준혁과의 호흡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정작 직접적으로 붙는 장면은 많지 않았지만, 극 후반 취조실 장면에서 펼치는 팽팽한 심리전은 '레이디 두아'의 백미다. 신혜선은 "선배님이랑은 전작부터 내적 친밀감이 굉장했다"며 "낯을 가리는 편임에도 준혁 선배님에게는 낯을 가릴 필요가 없는 익숙한 공기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특히 촬영 당시 바이러스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만큼 아팠던 이준혁을 보며 "매 컷 믿음직스럽다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은 사라와 무경 사이의 묘한 텐션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장면을 완성하기도 했다.

"사실 9년 만에 만났다고 해서 감회가 새롭진 않았어요. 그냥 늘상 이런 느낌인 것처럼 익숙한 공기와 온도와 흐름이었어요. 선배님이랑 모니터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도 익숙했죠. 아! 다만 선배님의 성격을 더 잘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사람 이준혁이 아니라 연예인 이준혁으로서 무언가를 할 때마다 힘들어하는데 전 그게 너무 재밌더라고요.(웃음)"

이번 작품을 통해 여러 페르소나를 연기하며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준 신혜선이지만 그의 새로운 캐릭터를 갈망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다. 메인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인 신혜선이다.

"전면에 서지 않아도 매력적인 역할이면 다 해보고 싶어요. 물론 경험할 만큼 해봤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고 빠지는 역할이라도 겪어보지 못한 캐릭터들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다음에도 신선한 캐릭터로 인사드리겠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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