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삼는 태도 필요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N번째' K팝 위기론이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양안전쟁 발발 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계기로 일본과 중국의 관계는 급격하게 악화됐고 그로 인한 피해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일 관계의 악화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곳은 K팝 업계다. 실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본에서는 K팝 그룹의 중국인 멤버 출연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발생하기도 했고, 중국에서는 아예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일본인 멤버의 행사 참여가 제한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각각 홍콩과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드림콘서트 in 홍콩'과 '음악중심 in 마카오'가 연달아 취소되면서 'K팝 위기론'에 거듭 불을 지폈다.
이번 '드림콘서트'와 '음악중심'의 취소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데에는 K팝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국을 포함해 서구권에서 K팝의 위기가 올라갔다고 하더라도 일본과 중국은 여전히 K팝 최대 시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K팝 음반 수출액 상위 3개국은 일본(1천 303억 원) 미국(875억 원) 중국(868억 원) 순으로, 이 3개국의 음반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70%에 달한다.
더군다나 현재 K팝에서는 외국인 멤버가 없는 그룹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며, 그 외국인 멤버 대부분이 일본과 중국 출신이다 보니 중일 갈등의 여파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K팝 산업에 직접적인 피해가 커지자 자연스럽게 'K팝 위기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과대 해석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고 있다.
K팝 업계 관계자 A씨는 "사실 'K팝 위기론'은 10년 전부터 때마다 반복돼 온 이야기다. 심지어 20년 전 '한류 열풍'이 불었을 때도 '위기론'은 꾸준히 제기됐었다. '위기론'이 모두 들어맞았다면 K팝은 진작 망해서 없어졌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K팝은 역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일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로제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오르고, 캣츠아이도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며 "비록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미 본상에 후보로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완전히 메이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A씨는 중일 갈등은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A씨는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한한령은 없다고 하지만 그동안 K팝 가수의 중국 공연이 막혀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사이 중국에서는 일본 가수의 공연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이제는 중일 갈등으로 일본 가수의 공연이 막히고 있으니 그 반대급부로 다시 K팝 그룹의 공연이 조금씩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일본에서도 일본인이 소속된 K팝 그룹을 더 자주 찾을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이는 일종의 가능성일 뿐 K팝 업계에서도 무조건적인 낙관은 경계하고 있다. 다만 이제는 K팝 산업도 한두 가지 위험요소는 극복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기반이 형성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랫동안 여러 K팝 그룹의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한 B씨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음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2년 간은 기세가 한풀 꺾이긴 했다. 특히 음반 판매량은 수치가 크게 감소하면서 이제 구조적인 한계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내 그는 "다만 이는 음반 판매량의 이야기고 공연이나 굿즈, 관련 IP를 활용한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을 개발하면서 그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다"며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K팝에 호감이 크게 상승했고 군 공백기를 가졌던 방탄소년단도 컴백을 앞두고 있어 K팝 신의 전체적인 상승작용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B씨는 "물론 K팝 산업 전체가 힘을 모아 지양해야 할 병폐나 개선해야 할 숙제도 있다. 그래도 K팝이 우리나라 문화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라며 "항상 'K팝의 위기'라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과거 겪었던 위기는 결과적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 이번에도 K팝의 내실을 더 크고 탄탄하게 다지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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