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의 강점 다 보여준 '경도를 기다리며' 이경도 役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박서준이 ‘경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로맨스와 코미디, 일상 연기부터 디테일한 감정 표현까지, 박서준은 이경도라는 인물을 통해 왜 꾸준히 연기 호평을 받아왔는지를 보여줬다.
박서준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JTBC 토일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극본 유영아, 연출 임현욱)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지극히 평범하고 인간적인 직장인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심인 동운일보 연예부 차장 이경도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11일 12부를 끝으로 막을 내린 작품은 두 번의 연애를 하고 헤어진 이경도와 서지우(원지안 분)가 불륜 스캔들 기사를 보도한 기자와 스캔들 주인공의 아내로 재회하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박서준은 스무 살부터 서른 중반까지 이어지는 이경도의 시간을 밀도 있게 그려내며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박서준은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지극히 평범하지만 사랑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심인 동운일보 연예부 차장 이경도 역을 맡아, 스무 살부터 서른 중반까지 이어지는 한 남자의 시간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
종영을 맞은 소감에 대해 박서준은 "'경도를 기다리며'는 두 인물의 서사가 중요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또한 사랑이라는 의미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지점을 주는 작품이었으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감정 표현이 중요한 작품이라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후회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은 박서준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선택이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 이후 7년 만의 로맨스 드라마이자, '이태원 클라쓰' 이후 이어졌던 장르 확장 행보를 지나 다시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연기로 돌아온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몇 년 만의 로맨스 작품'이라는 생각까지는 안 해봤다. 다만 긴 시간을 다루는 서사와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12부까지 다 보고 다시 1부 대사를 보면 너무 많은 게 담겨 있더라고요. 그 시간들이 잘 전달됐으면 했어요. 종류는 다르지만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박서준을 이 작품으로 이끈 결정적 장면은 3회 '돈가스 장면'이었다. 그는 "스무 살 때 장면인데 남자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며 "그 공감이 작품을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경도를 기다리며'는 스무 살, 스물여덟, 그리고 현재까지 세 개의 시점으로 나뉜다. 박서준은 외적인 변화보다 미묘한 차이에 집중했다. 박서준은 "스무 살과 지금의 목소리, 말투가 미묘하게 다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경도의 변화는 표현하되 한결같음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 작품에서 한 배우가 한 인물의 모든 시기를 연기해야 한다고 감독에게 먼저 제안했다. 박서준은 "극 중 시점이 왔다갔다 하다 보니 배우의 얼굴까지 바뀌면 공감이 깨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겪어본 시절이기에 자신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극의 현실감을 지탱하는 중요한 선택이 됐다.
앞서 박서준이 말했듯 이경도라는 인물의 핵심은 '한결같은 감정'이다. 박서준은 "결국 지우를 사랑한다는 게 포인트였다"며 "경도가 지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사랑해서 보내주는 이경도의 선택에 대해서도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경도와 지우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생각지도 않은 구설수가 생기고 그로 인해 무너질 수밖에 없죠. 경도 역시 잘 알 테니 지우를 진짜로 위한다면 그 선택밖에 없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현실적인 직장인 연기도 인상 깊다. 연예부 차장 역할을 위해 노트북, 사무실 분위기, 비즈니스룩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 그는 "연예부 직업성보다 경도라는 인물을 먼저 생각했다"며 "조금 칙칙한 톤이 한결같음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진한경 역의 강말금 등 동운일보 동료 배우들과의 케미가 남달랐다. 실제로 호흡이 잘 맞아 매 장면 어떻게 해야 더 재밌을지 대사를 계속 바꾸면서 촬영에 임했던 장면들이었다. 이에 때로는 힘들 때도 있었다고. 박서준은 "호흡이 너무 잘 맞다 보니 모든 장면이 빠르게 마무리가 됐다. 그러다 보면 하루에 많은 장면을 찍게 돘는데 그 점이 때때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다"고 밝혔다.
원지안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신선함'을 키워드로 꼽았다. 박서준은 "예상과 다른 리듬과 톤이 흥미로웠다"며 "리액션을 잘 받아주면 재밌는 장면이 나올 것 같아 많이 물어봤다"고 말했다.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특히 화제가 된 건 박서준의 눈물 연기다. 이를 '눈물 쇼'라고 표현하자 박서준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나이와 상황이 다르니 눈물도 다를 수밖에 없어요. 폭발하는 눈물도 있고, 읊조리듯 흐르는 눈물도 있죠. 그 장면에서 경도가 줘야 하는 감정이 무엇인지에 집중했어요."

감정 연기에 대한 그의 태도는 분명하다. 박서준은 "대사를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실제 사람처럼 생각하는 호흡을 생략하지 않고 싶었다"며 "대사 사이의 미세한 떨림이 진짜처럼 보이길 바랐다"고 했다.
물론 시청률은 아쉬움이 남을 만했다. 그럼에도 그는 "많은 분들이 봐주면 좋겠지만 시청률과 별개로 의미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내 주변에서는 유독 연락이 많이 왔다. 묻힐 이야기는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로코 장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박서준은 "난 단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주어진 걸 열심히 할 뿐"이라면서도 "감사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스펙트럼 확장에 대해서는 "내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최우선"이라며 "앞으로도 현실에 닿아 있는 이야기 쪽으로 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40세를 기다리고 있다"는 박서준이다. 그는 "그 나이가 되면 선택의 폭이 달라질 것 같다. 그때 남길 수 있는 이야기들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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