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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공식 미디어 행사 '0개'…12월 K팝은 '그냥 쉬었음'
11월 25일 리센느 쇼케이스 이후 공식 미디어 행사 전무
지속된 경기불황과 각종 이슈에 부담 느껴


그룹 리센느가 11월 25일 서울 영등포 명화라이브홀에서 진행한 세 번째 미니 앨범 'lip bomb' 쇼케이스를 끝으로 12일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시상식과 콘서트를 제외한 K팝 관련 공식 미디어 행사가 열리지 않고 있다./더뮤즈엔터테인먼트
그룹 리센느가 11월 25일 서울 영등포 명화라이브홀에서 진행한 세 번째 미니 앨범 'lip bomb' 쇼케이스를 끝으로 12일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시상식과 콘서트를 제외한 K팝 관련 공식 미디어 행사가 열리지 않고 있다./더뮤즈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12월 K팝 업계가 긴 휴식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12일 기준 국내 K팝 업계에서는 11월 25일 서울 영등포 명화라이브홀에서 열린 그룹 리센느(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의 세 번째 미니앨범 'lip bomb(립 밤)' 쇼케이스를 끝으로 시상식이나 콘서트를 제외한 미디어 행사는 0개다.

더군다나 12일 이후에도 2025년 마지막까지 예정된 공식 미디어 행사 역시 0개로 이대로라면 한 달 내내 K팝 관련 미디어 행사가 하나도 열리지 않은 채 2025년이 마무리될 수 있다.

사실 각종 시상식이 몰려 있고 대부분의 음악방송이 휴방하는 12월은 대대로 K팝 업계 비수기로 꼽힌다. 하지만 아무리 이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국가적인 재난이나 대규모 참사로 인한 추모 기간이 아님에도 한 달 이상 미디어 행사가 열리지 않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미디어 행사가 열리지 않았을 뿐이지 K팝 가수들이 컴백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25년 가장 주목받는 신인인 올데이 프로젝트가 8일 첫 EP 'ALLDAY PROJECT(올데이 프로젝트)'를 발매했고, 그룹 프로미스나인도 2일 싱글 '하얀 그리움'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강다니엘의 스페셜 앨범 'PULSEPHASE(펄스페이즈)'나 엑소의 새로운 시즌송 'I’m Home(아임 홈)' 등도 12월에 공개된다.

그리고 이처럼 신곡이나 새 앨범이 나왔음에도 쇼케이스나 간담회 등을 개최하지 않고 넘어가는 이유로 경기 불황을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기획사 A씨는 "가수와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미디어 쇼케이스나 기자 간담회는 신곡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프로모션의 자리이기도 하다. 이를 열지 않고 넘어갔다는 것은 프로모션 비용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있다"며 "일반적으로 쇼케이스를 한 번 개최하려면 대관비와 무대 설치비, 인건비 등이 최소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까지 들어간다. 대형 기획사에게는 큰 금액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중소 기획사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는 틈새시장을 노려 깜짝 컴백이나 데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시도도 보이지 않는다.

A씨는 "전반적으로 눈치 싸움에 실패한 느낌도 있는 건 사실이다"라며 "올해는 시상식 라인업도 예년보다 좋기도 했고 지금은 주목받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또 조진웅 박나래 조세호 등 12월에 연예계 전체를 뒤흔드는 사건, 사고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모든 이슈가 이쪽으로 쏠려버렸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며 "어떤 작전이나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시기"라고 덧붙였다.

중소 기획사는 여러 가지 사정이 따르지 않았다고 하지만 화제성에서 크게 시기를 타지 않는 대형 기획사마저 조용히 지나가는 이유에도 궁금증이 모인다.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는 12월 8일 첫 EP 'ALLDAY PROJECT'를 발표했다. 올데이 프로젝트는 8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EP 발매 기념 팝업 스토어 오픈 이벤트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진은 팝업 스토어 오픈 이벤트에 참석한 올데이 프로젝트의 영서 우찬 베일리 타잔 애니(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이새롬 기자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는 12월 8일 첫 EP 'ALLDAY PROJECT'를 발표했다. 올데이 프로젝트는 8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EP 발매 기념 팝업 스토어 오픈 이벤트에 참석한 것을 제외하고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사진은 팝업 스토어 오픈 이벤트에 참석한 올데이 프로젝트의 영서 우찬 베일리 타잔 애니(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이새롬 기자

이에 다른 기획사의 B씨는 "대형 기획사는 연간 플랜을 어느 정도 세워두는데 지난해 계엄 사태와 올해 초 대선으로 인해 일정이 전체적으로 밀린 감이 있다"며 "그래서 대형 기획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컴백 스케줄이 5월부터 11월에 집중됐고 12월부터는 콘서트와 월드투어, 시상식이나 연말 가요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기 K팝 아티스트는 해외에 나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케줄 조율이 힘들기도 하고, 과거에 비해 꼭 미디어 쇼케이스나 기자간담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이 희미해 지기도 했다"며 "이런 점도 영향을 줬을 거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경기 불황과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각종 혼란스러운 상황이 12월 K팝 업계를 위축되게 만들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다른 기획사의 C씨는 "원래 12월은 대대로 비수기였고 올해와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았다"며 "예전에도 12월이 되면 다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비수기라고 했다. 결국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올데이 프로젝트처럼 음악과 콘셉트를 잘 만들어서 나오면 결국 어떻게든 주목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쇼케이스나 간담회 같은 행사는 선택 사항으로 넘길 수 있는 것"이라며 "음악이나 완성도에 자신감이 있으면 발매 시기는 큰 고민거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씨는 "미디어 행사가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를 마치 활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는 것이다"라며 "결국 미디어 행사는 사람들의 눈을 잡아끌기 위한 과정이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쳐다봤을 때 관심을 보이고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실력이다. 먼저 실력을 키우고 나서 그다음을 생각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laugardagr@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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