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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소년범' 조진웅, 죄는 그가 지었는데…혼나는 사람은 따로 있는 아이러니
조진웅, 소년범 의혹 인정 후 은퇴
피해자는 따로 있는데…'가해자' 조진웅 옹호론 등장


배우 조진웅이 '소년범 논란'으로 은퇴를 발표하자 과거를 꺼낸 언론과 조진웅의 범법 행위를 지탄한 대중을 탓하며 그를 두둔하는 기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더팩트 DB
배우 조진웅이 '소년범 논란'으로 은퇴를 발표하자 과거를 꺼낸 언론과 조진웅의 범법 행위를 지탄한 대중을 탓하며 그를 두둔하는 기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조진웅의 '소년범' 시절을 언급하고 지적했다는 이유만으로 '생매장 시도' '소년원 근처도 안 가본 청춘' '너희는 잘 살았냐' '용서라는 단어를 배우지 못한 사람' '제물을 삼으려는 광기' 등 별의별 말을 다 듣는 세상이다.

세상이 다수를 시험하는 걸까. 범죄를 저지른 쪽이 아니라 이를 지탄한 쪽이 공격받는, 납득하기 어려운 기묘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조진웅은 지난 6일 자신이 청소년 시절 범죄 전력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자 배우 활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데뷔 21년 만에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조진웅의 은퇴는 사실상 앞선 5일 보도된 '소년범 전과'에서 비롯됐다.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고교 시절 자동차 절도와 강도·강간 등 중범죄를 저질러 소년보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에는 폭행과 음주운전 전과도 있다고 보도했다.

tvN '시그널'에서 정의로운 형사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최근에는 광복 80주년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까지 한 조진웅이기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조진웅의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인정하면서도 "단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즉 과거 범죄 행위가 있었던 건 사실이나 강간 혐의는 명확히 부인한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조진웅은 "지난 과오에 대한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는 말과 함께 돌연 은퇴를 발표했다. 다만 조진웅의 이 선택은 책임을 다하는 방식이라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사안을 회피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배우 조진웅이 소년범이었다는 과거가 공개된 가운데 소년원에 안 가본 청춘도 있냐며 그를 두둔하는 옹호론이 등장했다. /더팩트 DB
배우 조진웅이 소년범이었다는 과거가 공개된 가운데 소년원에 안 가본 청춘도 있냐며 그를 두둔하는 옹호론이 등장했다. /더팩트 DB

그러나 더 큰 논란은 이후 시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조진웅에 대한 '옹호 여론'이 등장한 것.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말부터 "소년범 전과를 왜 이제 와서 들추느냐" "용서하지 못하는 사회가 문제"라는 주장까지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과거 범죄를 지적한 이들을 향해 "청춘 때 뭐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너희는 한 번도 잘못 안 했냐"는 식의 비난까지 등장하며 마치 문제를 제기한 쪽이 잘못한 사람인 양 여론이 뒤틀리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흐름이 사건의 핵심을 의도적으로 비껴간다는 점이다. 조진웅 논란의 쟁점은 '소년범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관한 추상적 형사정책 논의가 아니다. 조진웅이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이미지와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해왔고, 과거 중범죄 전력을 숨긴 채 국가적 행사까지 맡아왔다는 현실적인 윤리 문제다.

게다가 조진웅이 저지른 범죄는 단순한 '철없는 실수'가 아니다. 고교 시절 단순 절도도 아닌 자동차 절도와 강간 등 중범죄가 언급된 사안이다. 소속사조차 성폭행 혐의에 관해서는 부인했지만 미성년 시절 '범죄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성폭행 혐의 또한 어떤 점이 잘못된 보도인지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다시 말해 이를 지적한 대중에게 '용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딱지가 붙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이미 처벌받았으니 이제는 용서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적절치 않다. 죗값을 다 치렀다고 해서 그 경력이 '불문에 부쳐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라면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조진웅의 경우, 어린 시절의 과오를 갖고도 성인이 된 후 범법을 반복해서 저질렀다. 혐의로 인정된 것만 폭행과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의 경우 누구도 예외 없는 중대한 범죄다. 다시 말해 중범죄를 반복한 셈이다. 여기에 혐의로 인정되지 않은 폭력도 계속해서 폭로되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는 조진웅을 향해 연신 면죄부를 던지고 있다. 정작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조진웅인데, 이상하게도 혼나는 건 그 사실을 언급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이다. 이와 같은 기묘한 풍경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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