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박서준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마동석의 '황야' 잇는 작품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콘크리트 유토피아' '황야'를 잇는 '콘크리트' 세계관 3부작 완결편이 출격한다. 이번에는 10대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확인할 수 있다. 배우 이재인과 홍경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건 덤이다.
'콘크리트 마켓'(감독 홍기원)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홍기원 감독을 비롯해 정만식 이재인 홍경 유수빈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콘크리트 마켓'은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에 물건을 사고파는 황궁마켓이 자리잡고 생존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앞서 지난 2023년 개봉해 배우 이병헌의 열연으로 국내에서만 384만 여 명의 관객들을 동원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뒷이야기를 다룬다.
이로써 김숭늉 작가의 웹툰 '유쾌한 왕따'의 2부인 '유쾌한 이웃'을 바탕으로 영화한 '콘크리트 유토피아', 마동석 주연의 넷플릭스 영화 '황야', 그리고 이번 '콘크리트 마켓'까지 이른바 '콘크리트' 세계관의 3부작을 완성 짓는다.
홍기원 감독은 앞선 작품들과의 차이점으로 "대지진 이후 사람들의 생존을 다룬다는 점 정도만 동일하다. 그 외 가장 중요한 오리지널 스토리로 '황궁 마켓'이라는 새로운 세계관을 상대로 한 독자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새로운 영화로 즐겨 달라"고 밝혔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장르적 특성상 많은 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지는 다소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대체로 이미 벌어진 이후의 상황을 다루지만, 우리는 그 공식을 비틀었다. 범죄물을 기반으로 하되 주인공들을 10대 중심의 '재난 이전에도 이후에도 스스로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로 설정했다. 또 황궁 마켓의 물물교환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에서 오는 독특한 매력도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재인이 어느 날 갑자기 황궁마켓에 들어와 질서를 뒤흔드는 의문의 인물 최희로 역을 맡았다. 홍경은 황궁마켓의 최고 권력자 박상용(정만식 분)의 충직한 왼팔 김태진 역을 맡아 연기 호흡을 맞춘다.
정만식은 황궁마켓의 권력의 중심 박상용으로, 유수빈은 김태진의 라이벌이자 박상용의 오른팔인 박철민으로 분한다.

'콘크리트 마켓'은 당초 7부작 시리즈로 먼저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영화 버전 선공개를 결정했다. 연출을 맡은 홍기원 감독은 "영화 버전과 시리즈 버전의 가장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영화 버전엔 희로가 세정을 위해 복수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중심으로 쉬지 않고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시리즈에서는 그 외 다양한 조연 캐릭터들의 서브라인들을 다양하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황궁 마켓을 비롯해 배경이 무엇보다 주요하게 작용한다. 이에 홍 감독 역시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 그는 "실제 주상복합 아파트를 모델로 삼아 구상했다. 주차장은 다양한 마켓이 열리는 공간으로, 1~2층은 판매가 이루어지는 주요 마켓이자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 공간으로 설정했다. 가장 위인 8~9층은 일대를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머무는 일종의 펜트하우스로 그렸다"고 말했다.
물물교환의 화폐로 등장하는 통조림에 관해서는 "실제 재난 매뉴얼에서도 물 다음으로 오래 보존되고 정량화가 쉬운 물품이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식품이다. 정확한 단위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재난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화폐라고 판단해 설정했다"고 전했다.
성매매·성상납 같은 상황이 등장하기도 한다. 홍 감독은 "결과적으로 그런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착취를 당하며 밑바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그리고자 했다. 8층이 전형적인 '악의 상징'처럼 비치지 않도록, 사람 사는 공간처럼 느껴지길 바라 원색 사용을 최대한 배제했다. 그곳의 인물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님을 조금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짚었다.

주연으로 나선 이재인은 희로 캐릭터에 대해 두렵거나 힘든 순간에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정면으로 마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친구"라며 "겉으로는 어른스럽고 모든 걸 알고 있는 듯 전략을 세우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회피하지 않고 부딪혀 나가는 점이 정말 멋진 캐릭터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전략가 캐릭터들은 차갑게 그려지곤 하는데 희로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눈물도 많은 편인데 이러한 인간적인 면이 희로의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은 이미 4년 전인 2021년에 촬영을 시작했다. 주연 배우들로서는 한참을 묵혔다가 만나는 것. 이에 이재인은 "촬영 당시 제 나이가 희로와 같은 18세였다. 그래서 이 나이일 때만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며 "젊은 세대의 이야기를 주목하는 작품에서 또래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경은 "나 또한 오래전에 지금보다도 경험이 부족할 때 재인 배우나 수빈 배우나 만식 선배님을 만나 작업했다. 나보다도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좋은 자극을 받으면서 촬영한 기억이 있다"고 돌이켰다.
유수빈은 "이재인 배우가 참 어린 나이인데도 우리 영화의 기둥을 아주 잘 잡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홍경 배우는 몰입도가 어떤 장면을 찍더라도 한 치도 깨지지 않는 집중력이 있는 배우라 또 배웠다. 개인적으로 배우기만 하다가 끝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래 배우들이 작품을 통해 청춘을 대변하는가 하면 정만식은 그들과 대립하는 어른의 모습을 그린다. 그는 "앞선 작품에서 조폭이었다. 이번엔 무너진 세계에서 생존한 사람들과 만나는데 개인적으로는 서로 손을 잡고 더불어 사는 삶을 살면 좋으련만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이기적인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작품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친숙한 악마를 표현하려고 했다. 그렇게 도전했는데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시길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 감독과 배우들은 관전 포인트를 전하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먼저 홍 감독은 "작품뿐 아니라 배우들이 성장해온 과정, 또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까지 함께 봐주시면 좋겠다. 각자가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도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만식은 "우리 영화는 무너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미성년자들의 이야기다. 현실에서도 미성년자들이 사는 세상은 충분히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며 "가능하면 온 가족이 함께 봐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재인은 "이 영화가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방식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안전한 곳에서 벗어나는 변화는 청년에게 재난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봤다. 적응 방식도 모두 다르다. 그런 부분들이 젊은 세대에게 공감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또 다른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예고한 '콘크리트 마켓'은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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