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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희한하게 웃기는 르세라핌의 'SPAGHETTI'
B급 감성과 키치한 매력 담긴 'SPAGHETTI'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상황과 콘텐츠 결합해 재미 유발


그룹 르세라핌이 10월 24일 발표한 싱글 'SPAGHETTI'에는 키치한 B급 감성이 가득 담겼다./쏘스뮤직
그룹 르세라핌이 10월 24일 발표한 싱글 'SPAGHETTI'에는 키치한 B급 감성이 가득 담겼다./쏘스뮤직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언뜻 보기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B급 감성의 범벅이다. 하지만 막상 씹고 맛보고 즐길수록 그 안에 담긴 위트와 반전 유머가 흘러 넘친다.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SPAGHETTI(스파게티)'로 '희한하게 웃기는 디테일'을 발휘하며 국내외 K팝 팬을 사로잡고 있다.

르세라핌은 10월 24일 싱글 'SPAGHETTI'를 발매하고 컴백 활동에 나섰다. 그리고 이 'SPAGHETTI'는 공개 전 사전 프로모션부터 대놓고 B급 감성과 키치한 스타일을 예고한 곡이다.

실제 르세라핌은 'SPAGHETTI'의 첫 프로모션 콘텐츠인 티징 필름 'EAT IT UP!(잇 잇 업)'에서 정신이 아득해지는 현란한 조명 아래 한껏 과장된 연기를 펼치거나 전통시장에서 멋들어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콘셉트 포토 등으로 헛웃음을 유발했다.

이런 프로모션 콘텐츠로 인해 'SPAGHETTI'가 장난스러운 일종의 '펀 송(Fun Song)'이 아닐까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정작 공개된 가사에는 황당하게도 '헤이터(Hater)를 향한 거침없는 일침'이라는 사뭇 심각하기까지 한 주제를 담고 있다.

'SPAGHETTI'의 진가는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심각한 주제를 르세라핌은 뻔뻔한 자신감과 시니컬한 유머로 풀어내며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먼저 가사적으로 봤을 때 'SPAGHETTI'는 헤이터를 비난하는 정도가 제법 과격한 곡이다. 일례로 방송용이 아닌 원본 가사에는 K팝에서는 지극히 보기 어려운 'B워드'나 'F워드'가 그대로 들어가 있을 정도다.

그런데 르세라핌은 '그냥 포기해 어차피 Eat it up(삼킬 거니까)'이라며 자칫 심각해질 수도 있는 지점을 아무렇지도 않은 척 뻔뻔하게 넘겨버린다.

르세라핌의 신곡 'SPAGHETTI'는 음악과 퍼포먼스 가사 뮤직비디오 등 모든 부분에 B급 감성과 시니컬한 유머가 존재한다. 이는 르세라핌의 유쾌함을 한층 돋보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쏘스뮤직
르세라핌의 신곡 'SPAGHETTI'는 음악과 퍼포먼스 가사 뮤직비디오 등 모든 부분에 B급 감성과 시니컬한 유머가 존재한다. 이는 르세라핌의 유쾌함을 한층 돋보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쏘스뮤직

뮤지비디오도 이런 기조는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뮤직비디오에는 특유의 블랙 유머와 B급 감성으로 인기를 얻은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오마주한게 분명해 보이는 '스파게티 폭발' 장면이 등장한다. 더욱이 '킹스맨'을 대표하는 대사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것을 떠올리면 꽤 의미심장한 장면이다.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SPAGHETTI'에서는 진지함은 찾아보기 어려운 밝고 중독적인 후렴이 반복되며 '그냥 받아들이고 삼키기'를 끊임없이 강요한다.

'SPAGHETTI'의 이런 뻔뻔함과 가벼움은 퍼포먼스까지 함께 했을 때 극대화된다. 첫 시작부터 마치 '내가 제일 잘났어'라는 것처럼 코와 손가락을 치켜세운 채 시작하는 'SPAGHETTI' 안무는 구토를 하고 개운하게 이를 쑤신 다음 아무일 없다는 듯 스윽 입을 닦는 포인트 안무가 차례차례 이어진다.

여기까지 보면 K팝 걸그룹이 아니라 후미진 선술집에서 거나하게 취한 아저씨가 걸쭉한 욕설을 곁들이며 "내가 왕년에 말이지"로 시작하는 '라떼 이야기'라고 착각할 정도다.

다행히 르세라핌은 선술집 아저씨가 아닌 인기 K팝 걸그룹이다. '싫든 좋든 결국 넌 나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르세라핌의 답정너식 뻔뻔함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데에 성공하며 빌보드 HOT 100 자체 최고 기록(50위)를 포함해 국내외 차트에서 호성적을 얻는 중이다.

'SPAGHETTI' 안무 중 홍은채의 '구토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스튜디오춤 캡처
'SPAGHETTI' 안무 중 홍은채의 '구토 퍼포먼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스튜디오춤 캡처

특히 유튜브에는 'SPAGHETTI'의 '구토 안무' 파트를 따로 모아 놓은 영상이 등장하거나 이 안무를 소화하는 홍은채의 표정 연기를 '2025년 K팝 신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장면'으로 꼽은 댓글이 큰 호응을 얻는 등의 기묘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그만큼 'SPAGHETTI'가 품은 유머 코드와 B급 감성이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처럼 이스터 에그(제작자가 발견을 바라고 의도적으로 숨겨놓은 요소)에 가까운 다양한 요소와 실소를 유발하는 시니컬한 유머가 산재한 'SPAGHETTI'지만 그렇다고 또 딱히 이것을 다 알아내거나 필요는 없다.

르세라핌의 사쿠라가 'SPAGHETTI'를 두고 "신나고 좋았다. 르세라핌이 웃으면서 무대하는 모습을 좋아한다. 이번 곡은 밝은 표정을 짓는 구간도 있고 가사와 안무 모두 재미있어서 특히나 즐겁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만큼, 그저 아무 생각없이 보고 듣고 웃는 것으로도 충분히 제대로 콘텐츠를 즐겼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으로 보면 가사에서 등장하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다 가면 돼'는 'SPAGHETTI'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제라 할 수 있다. 결국 이것 저것 잔뜩 담긴 했으나 사실 큰 의미는 없으니 그냥 편하게 듣고 즐기다 가도 좋다는 셈이다.

이 역시 'SPAGHETTI'에 담긴 또하나의 시니컬 유머다. 참 희한하고 영리하게 웃기는 재주가 있는 르세라핌이다.

laugardagr@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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