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8000명 앞에서 열정적 공연 펼쳐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대한민국에서 '땅울림'이 시전됐다. 래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의 첫 내한 공연은 명불허전 격렬하고 폭발적이었다.
트래비스 스캇은 25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CIRCUS MAXIMUS TOUR(키르쿠스 막시무스 투어)'의 일환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펼쳤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트래비스 스캇의 첫 내한 공연인 만큼 현장에는 약 4만 8000여 관객이 몰려들어 그의 라이브 쇼를 즐겼다.
사실 트래비스 스캇의 공연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음악보다 호기심이 컸다. 대체 콘서트 현장 분위기가 어느 정도길래 '지진을 몰고 다니는 공연'으로 불리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래비스 스캇의 콘서트는 거칠고 과격한 현장 분위기로 유명하다. 힙합 아티스트로는 드물게 하드코어 록이나 헤비메탈 공연에서나 볼 수 있는 모쉬 핏(Mosh Pit, 콘서트 관객들이 격렬하게 춤을 추며 몸을 부딪히는 구역)이 형성되며, 이에 안전을 위해 키 160cm 이하의 관객은 스탠딩석에 입장하지 못하는 조치를 내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열정적인 현장 분위기 덕분인지 트래비스 스캇의 콘서트는 젊은 남성층에게 더 인기가 많은 공연이다.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이번 내한 공연 예매자의 65.4%가 남성 관객이며 10대와 20대 예매자가 77%에 달한다.
이처럼 소문이 무성한 트래비스 스캇의 콘서트이기에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에 콘서트장을 찾았고 이 호기심을 해결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음악이 시작됨과 동시에 스탠딩석은 물론이고 지정석의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몸을 흔들고 점프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일단 트래비스 스캇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몸을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것이 확실했다.
무대 연출부터 화려했다. 불과 나흘 전 같은 곳에서 공연을 펼쳤던 오아시스(Oasis)가 메인 스테이지 뒤로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한 것외에는 특별한 무대 연출이 없었던 것과 달리 트래비스 스캇은 스탠딩 구역에 4개의 대형 LED기둥을 추가했다.
메인 스테이지에도 거대한 구조물을 설치해 트래비스 스캇은 이를 오가며 열정적인 라이브를 선보였다. 또 메인 스테이지와 LED기둥에 설치된 레이저와 사이키 조명은 끊임없이 깜빡이며 혼을 쏙 빼놓았으며, 여기 저기서 쉴새 없이 쏟아진 불꽃과 화염은 가뜩이나 뜨거운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층 가열시켰다.

트래비스 스캇의 특별한 퍼포먼스도 관객을 달아오르게 했다. 'BACKR00MS(백룸스)' 무대에 앞서 객석에 내려간 트래비스 스캇은 직접 지목한 관객 4명을 무대 위로 올려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는 마치 즉석에서 일종의 크루(Crew)를 만든 것처럼 보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이다. 독창적인 오토튠의 활용과 몽환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트래비스 스캇이지만 라이브는 달랐다. 대형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트와 베이스는 문자 그대로 심장을 두들겼고 트래비스 스캇은 매 무대마다 어느 록스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우렁찬 샤우팅으로 열기를 고조시켰다.
음원으로 듣는 트래비스 스캇의 음악과 라이브 콘서트에서 트래비스 스캇의 음악은 사실상 전혀 다른 것이었다.
이처럼 몸을 안달나게 하는 요소가 시종일관 눈과 귀를 자극하니 관객들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관객들의 움직임도 커졌고, 밤이 깊어갈 수록 기온은 떨어졌지만 오히려 웃옷을 벗어던지는 관객이 점점 더 늘어났다.
절정은 그의 최고 히트곡으로 꼽히는 'FE!N(페인)'이었다. 'FE!N'의 전주가 시작되자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친듯이 몸을 흔들며 점프를 이어가 왜 '지진을 몰고 다니는 공연'인지를 절실히 깨닫게 해주었다.
이에 트래비스 스캇은 6번이나 'FE!N'의 훅(Hook) 파트를 반복하는 것으로 그 열기에 화답했다. 특히 노래를 멈추고 관객의 반응을 살피다 샤우팅과 함께 훅 파트를 반복하는 트래비스 스캇의 모습은 능숙하고 탁월한 조련사라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트래비스 스캇은 'CIRCUS MAXIMUS' 월드 투어로 이미 17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으며 아시아 투어를 마치면 누적 관객수 200만 명이 넘어갈 것이 확실시 된다.

이날 공연은 왜 이토록 많은 사람이 그의 콘서트를 찾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그의 콘서트는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넘쳤고 트래비스 스캇과 관객들은 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어떻게 분출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설령 트래비스 스캇의 음악을 잘 알지 못해도 그의 콘서트는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그가 외치는 구호에 맞춰 열심히 몸을 흔들고 점프하면 모든 것이 오케이였으니 말이다.
결국 그의 콘서트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다음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 트래비스 스캇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위대한 쇼타임 메이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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