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가난함으로 인해 쌓였던 독을 해소한 작품"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조우진에게 '보스'는 심리적으로 지쳐있던 시기에 자신을 제대로 환기시켜준 작품이다. 또한 함께했던 배우들은 동경의 대상에서 사랑하는 동료들이 됐다. 그렇게 그는 여러모로 뜻깊을 수밖에 없는 영화로 관객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이 유 있는 책임감을 품고 추석 극장가에 출격할 준비를 마쳤다.
조우진은 영화 '보스'(감독 라희찬) 개봉을 앞둔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보스'는 예전에 우리가 추석에 봤던 성룡의 액션 영화처럼 레트로한 감성이 담긴 작품"이라고 말문을 열며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10월 3일 스크린에 걸린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바르게 살자'(2007)을 연출했던 라희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먼저 조우진은 '보스'에 끌린 이유를 밝혔다. '하얼빈'에서 우덕순(박정민 분)과 함께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몸을 던진 독립군 김상현을 연기하며 감정적인 소모가 컸을 때 이번 작품의 대본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한 그는 "그동안 너무 다크한 분위기만 뿜어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 나름대로 환기를 시키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보스'는 행복함을 자아내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작품이었어요. 미소가 퍼지게 만드는 기운을 가진 캐릭터를 한껏 품어보고 싶었죠. 코믹 액션 도전 의식도 있었고요. '하얼빈'의 마지막 장면이 고문 신이었거든요. 거기까지 가는 김상현으로서의 여정이 고단했어요. 그때 '보스'를 떠올리면서 쓴맛을 견뎠고 위안을 삼았어요. 이제 다음 작품을 통해서 나라는 인간을 좀 환기시켜보자라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극 중 순태는 중식당 '미미루'의 주방장으로 전국 맛집을 평정하는 게 목표지만 현실은 조직 '식구파'의 2인자 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괴로워하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조우진은 정장을 입고 목장갑을 낀 채 2인자다운 카리스마를 발산하다가도 주방장으로서 요리에 한껏 집중하는 등 요리부터 액션까지 다양한 분야를 소화하며 다채로운 매력으로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요리 액션은 고독했어요. 혼자 시작해서 능력을 인정받기까지 고독한데 배우로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도 고독함으로 시작하니까 두 분야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경래 셰프님과 박은영 셰프님이 요리를 대하는 얼굴에 집중했죠. 자신이 하는 일에 몰두했을 때의 감동이 있더라고요. 합을 짜는 액션은 신명 나게 놀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조폭물로서의 합을 훈련받다가 어느 정도 습득되면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고요."

이날 인터뷰는 '보스' 개봉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조우진의 또 다른 주연작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도 공개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이와 관련된 질문도 끊이질 않았다.
'사마귀'는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임시완 분)와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일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담은 작품으로, 조우진은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 역을 맡아 비슷한 시기에 결이 다른 액션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배우 조우진으로서 '보스'는 마음의 가난함으로 인해 쌓였던 독과 스트레스를 해소했고 '사마귀'로는 쌓인 독에 독을 얹었던 것 같아요. '하얼빈'을 끝내고 최저 몸무게 59kg을 찍었을 때 '보스'에 합류했고 '사마귀'는 '강남 비-사이드'로 최고 몸무게인 82kg일 때 시작했어요. 그래서 겉으로 보기에는 독고가 더 건강해 보일 수 있지만 순태일 때가 마음적으로 더 건강한 상태였던 것 같아요."
'보스'의 중심이 되는 흐름과 드라마를 순태가 다 갖고 있었던 것처럼 이를 연기한 조우진도 현장에서 맏형으로서 다른 배우들을 이끄는 중심축으로써 활약했다고. 이에 그는 "순태라는 인물로서 지치지 않고 계속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 나름대로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제가 중심을 잡고 있어야 모두가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자주 이야기를 하려고 많이 두드렸죠. 그러니까 어느 순간부터 대화를 많이 하고 돈독해지더라고요. 다른 배우들이 저의 의도를 너무 많이 알아줬어요. 그래서 서로 많이 기댈 수 있었고 동경해 왔던 배우들이 사랑하는 배우들이 됐죠. 이번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고민도 나누면서요."

작품과 배우들을 향한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은 최근 조우진의 행보를 통해 잘 느낄 수 있었다. 현재 그는 유튜브 콘텐츠부터 예능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보스'의 홍보 요정으로서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1번 주자로서의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물론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야 하고 많은 분을 설득시키고 공감을 얻어내야된다는 부담감이라는 게 당연히 있어요. 또 극장 상황이 안 좋으니까 더 부담이 더 큰 거 같아요. 그래서 예능프로그램도 많이 나가고 있어요. 단 한 번도 'NO(노)'를 외치지 않고요. 이는 나중에 스코어가 어떻게 됐든 후회 없고 싶어서예요. 작품에 대한 애정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조우진은 비슷한 시기에 두 작품을 선보이게 된 만큼, 끝까지 홍보 요정으로서 최선을 다한 그다. 무게감과 타격감을 느낄 수 있는 '사마귀'를 통해 진득한 액션을 만끽한 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보스'의 유쾌한 코미디를 즐기며 환기하라는 센스 있는 답변과 함께 말이다.
"'보스'는 추석에 봤던 성룡 액션 영화 등 우리가 예전에 봤던, 레트로한 감성이 담겨있어요.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죠. 심각한 상황이 없어요. 물론 심각하고 난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소동극이지만 절대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어요. 또 '사마귀'가 진해서 보고 나면 해갈이 필요할 텐데요 그걸 보시고 '보스'를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풍성한 연휴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