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소재·초자연적 요소 절묘하게 섞으며 호평 끌어내

[더팩트|박지윤 기자] 영화 '노이즈'가 손익분기점을 넘고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조용하지만 강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특히 이는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성한 성과라 더욱 뜻깊게 다가오고 있다.
6월 25일 스크린에 걸린 '노이즈'(감독 김수진)는 개봉 18일째인 지난 12일 누적 관객 수 100만 643명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작품은 '야당' '히트맨2' '승부' '하이파이브' '검은 수녀들'의 뒤를 이어 2025년 개봉한 한국 영화 흥행 6위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노이즈'는 개봉 첫날 2만 816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이후 작품은 평일 일일 관객 수 3만 명에서 4만 명 그리고 7만 명까지 개봉 2주 차에 전주보다 더 많은 관객을 불러 모으는 개싸라기 흥행을 보여줬고 개봉 3주 차에도 평일 일일 관객 수 5만 명대를 유지하며 장기 흥행을 기대하게 했다.
무엇보다 이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F1 더 무비'(감독 조셉 코신스키)와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감독 가렛 에드워즈), 제임스 건 감독의 신작 '슈퍼맨'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흐름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작품은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 분)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단편 데뷔작 '선'을 통해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두각을 드러냈던 김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앞서 '노이즈'는 제57회 시체스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독일의 판타지 필름페스트 나이트와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부름을 받은 데 이어 전 세계 117개국에서 선판매되며 국내 개봉 전부터 뜨거운 글로벌 관심을 받았다.
이후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서 처음 공개된 작품은 층간소음이라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불안함을 밀도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초자연적인 요소를 절묘하게 섞었고, 주인공을 청각장애로 설정하면서 익숙한 소재를 신선하게 풀어내 호평을 끌어냈다.
특히 '노이즈'는 주인공이 보청기를 뺐을 때 휴대폰의 음성 인식과 자동 자막 기능을 활용해 주변 소리를 시각화하면서 또 다른 차원의 공포감을 조성했고, 의자를 끄는 소리부터 쿵쿵거리는 발걸음과 현관문을 세게 두드리는 등 현실적인 소음도 놓치지 않으며 들릴 때와 들리지 않을 때의 각기 다른 공포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며 영화의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열연도 한몫했다.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리즈와 '소년시대' 등을 통해 코믹하거나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주로 소화했던 이선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데뷔 첫 공포 스릴러 장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사라진 동생의 행방과 아파트의 비밀을 밝혀내려는 주영 역을 맡아 날이 갈수록 예민하고 피폐해지는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지금껏 본 적 없는 얼굴을 성공적으로 꺼냈다.
한수아는 사라진 동생 주희로, 김민석은 사라진 여자친구 주희를 찾기 위해 수상한 아파트에 발을 들이는 기훈으로, 류경수는 소음의 근원이 윗집 자매에게 있다고 생각해 살인 협박을 하는 아랫집 남자로 분해 열연을 펼치며 극에 긴장감을 제대로 불어넣었다.

다만 신선한 이야기와 배우들의 열연이 만난 '노이즈'를 향해 호평이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천만 영화의 탄생은커녕 누적 관객 수 337만 명을 동원한 '야당'이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에서 최고 흥행을 기록할 정도로 극장가의 침체기가 계속됐고, 매주 거대한 자본이 투입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쏟아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탄탄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노이즈'의 긍정적인 후기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제대로 탄 것. 이에 힘입어 작품은 개봉 2주 차에 'F1 더 무비'를 꺾고 2위에 올라섰고 3주 차에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을 밀어내고 또 한 번 2위를 달성하는 저력을 과시하며 기자의 예측을 기분 좋게 빗나갔다.
그렇게 '노이즈'는 거대한 자본이나 유명 감독,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장르 등과 같은 흥행 공식 중 어느 하나에도 속하지 않는, 35억 원이 투입된 중·저예산 영화이자 신인 감독의 공포 스릴러물로서 흥행에 성공하며 '잘 만들고 재밌으면 본다'는 기본 공식을 증명해 냈다.
또한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인기 IP(지식재산권)에 의존하지 않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도 잘 만들어진다면 많은 관객의 발걸음을 극장가로 향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보여주며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영화계에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렇게 신인 감독의 야심 찬 도전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하며 침체된 한국 영화계에 숨통을 틔워준 '노이즈'다. 더 나아가 작품은 개봉 3주 차 주말에 31만 363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지난 9일 스크린에 걸린' 슈퍼맨'(39만 7569명)과 큰 격차를 보이지 않은 만큼, 식지 않는 흥행세를 이어가며 어떤 새로운 기록을 추가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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