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강일홍의 클로즈업] 트로트 가수들,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한탄
오디션 서바이벌 출신 커버송 후배가수들에 밀려 위상 흔들
홀대받다 방송 대세 장르로 떠올랐는데도 '울상짓는 속사정'


서바이벌을 거쳐 상위권에 진입한 일부 라이징스타들은 아이돌을 뛰어넘는 팬덤의 지지를 받으며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과 '현역가왕' 시즌1 우승자 전유진. /김용빈 인스타, 전유진 인스타 캡처
서바이벌을 거쳐 상위권에 진입한 일부 라이징스타들은 아이돌을 뛰어넘는 팬덤의 지지를 받으며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다. 미스터트롯3' 우승자 김용빈과 '현역가왕' 시즌1 우승자 전유진. /김용빈 인스타, 전유진 인스타 캡처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대중스타의 위상은 결국 인기에 달려있습니다. 인기가 모든 평가의 가르마를 타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바라보는 관심사 역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인기는 신인이나 중견, 원로를 따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인기를 무시하고 경력이나 스펙을 내세우다 자칫 망신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연예계는 장유유서(長幼有序, 나이에 따른 순서)가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곳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기흐름이나 위상이 가장 크게 뒤바뀐 곳은 트로트 가요쪽입니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송의 한 축을 차지하면서 달라진 풍속도인데요. 서바이벌 경쟁을 거쳐 상위권에 진입한 일부 라이징스타들은 아이돌을 뛰어넘는 팬덤의 지지를 받으며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트로트에 대한 기존 인식도 바꿔놨습니다. 방송에서도 어느덧 무시할 수 없는 대세 장르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입니다.

트로트가 한때 방송에서조차 홀대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상황은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혜진 크레아스튜디오 대표가 TV조선 시절 방송 킬러콘텐츠로 이끈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으로 트로트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습니다. 트로트의 매력을 재발견해 대중의 관심과 주목도를 높였기 때문이죠. 이런 위상 변화에 가수들도 적극 환영하고 반겼습니다.

일부 스타급 가수들이 '레전드' 심사위원 게스트로 포장돼 체면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기성가수들 사이에서는 '중간 허리가 무너졌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남진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더팩트 DB
일부 스타급 가수들이 '레전드' 심사위원 게스트로 포장돼 체면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기성가수들 사이에서는 '중간 허리가 무너졌다'는 자조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남진 설운도 김연자 장윤정. /더팩트 DB

수 십년 경력 기성가수들 '젊은 후배가수들 눈치보는 처지' 전락

트로트가수들이 과거 트로트 장르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지상파 3사 관계자들에게 어필을 하고 읍소했던 것은 무대가 사라지면서 그만큼 생존 자체가 절박했기 때문인데요. 국회 세미나를 하고 피켓시위까지 하면서 압박해도 통하지 않던 일이 오디션 서바이벌을 통해 단박에 판도를 바꿔놨습니다. 세상 모든 일엔 반드시 양면이 있습니다.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듯이 긍정과 부정은 늘 혼재합니다.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배출되는 젊은 라이징스타들이 방송을 장악하면서 기존 기성가수들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요즘 방송은 레전드급 가수들 몇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독식합니다. 자신의 히트곡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커버송만으로도 인기몰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서바이벌을 거치며 뜨겁게 관심을 받은 덕분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죠.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배출되는 라이징스타들이 방송을 장악하면서 기존 기성가수들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레전드급 가수들 몇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독식하고 있다.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배출되는 라이징스타들이 방송을 장악하면서 기존 기성가수들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레전드급 가수들 몇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독식하고 있다.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코로나 겹치면서 줄어든 지역행사도 원상복구는 커녕 아예 '실종'

"대중가수는 무대에 서지 못하면 존재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또 자신의 히트곡이 없으면 결국 도태할 수 밖에 없다는게 기존 인식이었죠. 그런데 오디션 출신 후배들이 등장하면서 이런 통념을 바꿔놨습니다. 대중적 인지도만으로 남의 노래를 불러 오래도록 인기를 유지한다는게 이제는 신기할 정도입니다. 이런 구조가 이렇게 길게 지속될 줄 몰랐지만 이젠 운명처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30년차 중견가수 C)

처음엔 트로트 활성화를 기대하며 박수를 쳤던 기성가수들도 갈수록 고착화 돼가는 현실에 위기감을 느낍니다. 특히 중간급 가수들은 그야말로 갈 곳이 없습니다. 누구나 인정하는 대중 히트곡을 갖고 있어도 인기와 인지도에서 경쟁이 되지 않습니다. 이들이 섭외 우선순위에 밀려 방송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면서 관심도가 사라지고, 이는 지역행사 출연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코로나 때부터 줄어든 행사 출연이 원상복구는 커녕 아예 무대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무명이었던 라이징스타들은 기성 선배가수들을 감히 쳐다보기도 힘들었습니다. 다수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대중의 갈채를 받는 '인기 아우라'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은 레전드급 가수들도 후배 가수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라이징가수들은 매년 새로 배출되고 넘쳐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은 예정돼 있는데요.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느냐'는 가수들의 한탄이 유독 크게 들리는 것같습니다.

eel@tf.co.kr

트로트 오디션을 통해 배출되는 라이징스타들이 방송을 장악하면서 기존 기성가수들은 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레전드급 가수들 몇몇을 제외하면 대체로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독식하고 있다.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 ※ 이 기사는 팬앤스타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11개  보러가기 >
  • ※ 이 기사는 NATE에 제공되고 있습니다. 댓글 172개  보러가기 >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