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목 오후 9시 50분 방송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시청자들의 우려 속에서 출발선을 통과한다. 촬영 당시 불거진 문화재 훼손 논란과 올해 유독 부진한 KBS 수목극의 배턴을 이어받는다는 점이다. 순탄치 않은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청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KBS2 새 수목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극본 전선영, 연출 이웅희, 이하 '남주의 첫날밤')가 오는 11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작품은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남주의 첫날밤'은 배우 서현과 옥택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권한솔 서범준 지혜원 등 청춘 배우들의 합류로 신선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제작 초반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촬영 당시 문화재 훼손 의혹이 불거졌고 결국 일부 제작진이 검찰에 송치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이를 발견한 민서홍 건축가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내 나무 기둥 상단에 소품용 등을 설치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미 만대루의 기둥에는 꽤 많은 등이 매달려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촬영을 진행한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문화재이기 때문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 민 건축가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던 스태프들이 '이미 안동시의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해라'라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성을 내기 시작했다"며 "안동시청 문화유산과에 연락했는데 그제야 '당장 철거지시하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훼손된 부분 복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문제가 된 촬영분은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제작진은 경찰에 고발됐고 일부 관계자들은 검찰에 송치됐다.
이처럼 불안하게 출발하는 '남주의 첫날밤'은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바로 부진의 늪에 빠진 KBS 수목극 라인을 되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지진희 이규형 주연의 '킥킥킥킥'은 시청률 0.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라는 쓴맛을 봤고 이후 방영된 오나라 소유진 주연의 '빌런의 나라' 또한 시청률 1.4%로 막을 내렸다. 이후 이준영 정은지 주연의 '24시 헬스클럽' 또한 시청률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주의 첫날밤'은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첫 방송을 맞이한다. 하지만 '남주의 첫날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요소는 분명하다.
먼저 '하룻밤'을 기점으로 단역과 주인공의 공식이 뒤바뀌는 신선한 설정이다. 여대생 K의 빙의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이어지고 냉혈 폭군이었던 남자 주인공은 오히려 사랑에 솔직한 집착형 캐릭터로 돌변한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소설의 공식 자체를 깨는 신선한 재미를 예고한다.
서현은 평범한 여대생 K, 빙의 전 소설 속 단역 차선책, 빙의 후 주인공이 된 차선책까지 입체적인 캐릭터 변주를 선보인다. 차선책의 몸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보는 데 만족하려던 K는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고 점차 소설 속 중심인물이 돼간다.

옥택연은 완벽한 외형과 무예를 지닌 소설 속 남자 주인공 이번으로 분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한 성격이지만 차선책과의 첫날밤 이후 직진형 남주로 변신한다.
여기에 조연진 조합도 눈에 띈다. 권한솔은 조선시대 배경의 원작 소설 속 여주인공 조은애로 분한다. 조은애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천애 고아가 된 뒤 우연한 기회로 거상의 수양딸이 된 인물이다. 여기에 이번과 얽히며 본격적인 서사의 중심에 들어서는 설정값을 가지고 있다.
서범준은 학식 높은 명문가의 아들이자 홍문관 최연소 교리로 촉망받는 젊은 관리 정수겸 역을 연기한다. 그는 까칠한 성격의 남자 주인공 이번의 유일한 친구지만 성격과 성향은 정반대다. 누구에게나 부드럽고 다정한 성품으로 조선시대 여심을 사로잡으며 '서브 남주'의 정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지혜원은 원작 소설 속 갈등의 도화선이 되는 악역 도화선 역을 맡는다. 도화선은 우의정의 딸로 부족할 것 하나 없이 자랐지만 언제나 더 큰 사랑을 갈망한다. 이번을 혼인 상대로 점찍지만 소설 속 차선책의 등장으로 계획이 틀어지며 본격적으로 악녀의 끝판왕다운 면모를 드러낼 예정이다.
이렇듯 신선한 설정과 원작 소설을 깨트리는 차별화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남주의 첫날밤'. 문화재 훼손 논란과 부진한 시간대라는 이중고 속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오는 11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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