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미화 에피소드, 시청자 지적 잇따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0%대 굴욕까지 우려해야 하는 tvN의 부진 속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는 하는 중이다. 그러나 매주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함에도 여전히 '비호감'이라는 꼬리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대란 속에서 이와는 대비되는 지나친 의사들 미화가 오히려 거부감을 자아내는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다.
지난달 12일 첫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극본 김송희, 연출 이민수, 이하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은 tvN에서 시즌2까지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첫 스핀오프 드라마다. 이에 '언슬전'은 앞선 시즌과 달리 율제병원 본원 대신 종로 분원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기존 출연진 대신 고윤정을 중심으로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청춘 배우들이 새롭게 출연한다.
사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당초 지난해 5월 김수현 김지원 주연의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1만 명 늘리는 증원안을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파업 및 집단 사직을 강행한 이른바 '전공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며 계속해서 편성이 미뤄졌다.
결국 1년간 표류하던 작품은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가 의료 드라마로서 2025년의 포문을 열며 새롭게 편성을 확정했다.

시청률은 나쁘지 않다. tvN의 타 드라마들이 1%대까지 추락한 것은 고려한다면 '언슬전'은 그나마 자존심을 지킨 상황이다. 첫 회 시청률 3.7%로 시작한 작품은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으며 최근 6회는 5.5를 기록했다.
사실 작품 자체는 고윤정을 제외하고는 신예 배우들로 구성된 만큼 '슬의생'과 달리 스타 파워를 기대하긴 힘들었다. 또한 작품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인해 다소 낮은 관심 속에서 시작한 뒤 입소문을 탄 셈이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터다. 먼저 전작인 '슬의생'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첫 회부터 라미란 안은진 문지인이 특별출연으로 1년 차 레지던트들과 색다른 '케미'를 형성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2회에서는 '슬의생' 추민하(안은진 분)와 양석형(김대명 분)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작품 팬들에게 반가움을 자아냈다. 이후에도 정경호(김준완 역), 유연석(안정원 역), 배현성(장홍도 역) 등 '슬의생'의 세계관을 잇는 배우들이 매 회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OST로도 힘을 보탰다. '슬의생' 주역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4년 만에 미도와 파라솔로 다시 뭉쳐 오는 '언슬전' OST를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언슬전'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극 중 오이영(고윤정 분)과 구도원(정준원 분)의 러브라인이 꼽힌다. 두 사람은 각각 1년 차 전공의 오이영과 레지던트 4년 차 구도원을 맡았다. 사돈으로 엮인 두 사람은 점차 러브라인을 형성했고 오이영의 직진 고백은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겼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몇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1년 이상 이어진 전공의 공백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환자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공의들의 성장담을 강조한 '언슬전'은 '전공의들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실제로 작품 에피소들 속에서 표현되는 전공의들의 모습이 '지나친 판타지 설정'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와 다르게 휴머니스트들로 가득 찬 병원 분위기와 그러면서도 전공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어리숙한 모습들이 앞뒤가 다른 데다 뭐 하나 현실과 비슷하지 않다는 점이 이유다.
전공의들의 휴머니스트를 표현하기 위해 오히려 환자들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점에 관해서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들어간 현실과 다르게 환자들의 눈치를 보는 TV 속 전공의들의 모습은 '판타지'가 아닌 '미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청률만 보면 tvN에서 오랜만에 나온 준수한 성적표라 반가워야 하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작품을 계속 보고 있으면 어딘가 불편하고 그 감정이 결국은 거부감으로 이어지는 '언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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