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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아일릿, 日 '와비사비'에 닿은 '미니멀 소녀 감성'
2월 발표한 'Almond Chocolate'으로 '역주행' 인기
구성 사운드 보컬 '미니멀 감성'에 담은 아련함 주효


아일릿이 지난 2월 발표한 일본 첫 오리지널 곡 'Almond Chocolate'로 인기 상승세다. 입소문을 타며 공개 한 달이 넘은 시점부터 각종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다. /빌리프랩
아일릿이 지난 2월 발표한 일본 첫 오리지널 곡 'Almond Chocolate'로 인기 상승세다. 입소문을 타며 공개 한 달이 넘은 시점부터 각종 차트에서 '역주행'을 하고 있다. /빌리프랩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걸그룹 아일릿(ILLIT)이 'Almond Chocolate(아몬드 초콜릿)'으로 일본 팬들의 마음에 파고들었다. 일본 맞춤형 '미니멀 소녀 감성'이 제대로 주효했다.

아일릿(윤아 민주 모카 원희 이로하)은 지난 2월 14일 첫 일본 오리지널 곡 'Almond Chocolate'을 발표했다. 'Almond Chocolate'은 3월 7일 개봉한 일본 영화 '얼굴만으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의 주제곡으로 쓰였다. 일본에서 정식으로 데뷔하기 현지 인기 저변 확장에 알맞은 기회였고, 음악으로나 성과로나 아일릿은 이를 더할 나위 없이 잘 살렸다.

'Almond Chocolate'이 지난 9일 발표한 애플뮤직 재팬 '주간 송 랭킹'에서 6위(집계 기간 3월 31일~4월 6일)를 차지했다. 같은 날 발표된 오리콘 ‘주간 스트리밍 랭킹’(3월 31일~4월 6일)에서는 10위다. 또 빌보드 재팬 '주간 스트리밍 송'과 '핫 100'에서 각각 10위, 13위를 기록했고 유튜브 뮤직 재팬 '주간 인기곡' 차트 2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성적은 일시적인 인기가 아니라 천천히 입소문을 타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더 유의미하다. 이 곡은 공개 한 달여 만에 애플뮤직 재팬 '주간 송 랭킹' 56위로 진입한 뒤 23위, 8위 그리고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오리콘 '주간 스트리밍 랭킹'에서도 27위, 12위를 지나 톱10에 들어왔다. 10위는 올해 발매된 K팝 걸그룹 곡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Almond Chocolate'이 일본에서 뒤늦게 빛을 보며 '역주행'을 하게 된 계기는 '얼굴만으로는 좋아하지 않습니다'의 개봉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기부터 제대로 인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 계기에 탄력을 붙인 건 일본인들의 정서와 취향을 잘 반영한 곡 기획과 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아일릿의 보컬이다.

'Almond Chocolate'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달콤쌉싸름한 아몬드초콜릿에 비유한 노랫말이 아련한 멜로디와 어우러진 곡이다. 80년대 일본 시티팝의 전형적인 코드 진행에 신스 톤, 디스코 기반의 리듬을 사용해 일본 리스너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간다. 여기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표현한 화려한 스트링 앙상블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질감을 더했다.

'Almond Chocolate'은 80년대 일본 시티팝의 전형적인 코드 진행에 신스 톤, 디스코 기반의 리듬을 사용해 일본 리스너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간다. 아일릿은 감정 과잉 없이 섬세한 음색과 표현으로 곡이 지닌 소녀 감성을 제대로 끌어냈다. /빌리프랩
'Almond Chocolate'은 80년대 일본 시티팝의 전형적인 코드 진행에 신스 톤, 디스코 기반의 리듬을 사용해 일본 리스너들에게 익숙하게 다가간다. 아일릿은 감정 과잉 없이 섬세한 음색과 표현으로 곡이 지닌 소녀 감성을 제대로 끌어냈다. /빌리프랩

사운드는 상당히 미니멀하다. 아일릿이 한국에서 발표한 'Magnetic(마그네틱)'과 'Cherish(My Love)(체리시(마이 러브))'도 사운드 밀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Almond Chocolate'은 더 담백하다. 영상에 자연스럽게 묻어나야하는 영화 주제곡인 이유도 있겠지만, 풋풋하면서 아련한 사랑 이야기에 딱 맞는 정도로 구성해 현지 리스너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아일릿은 곡 감성에 맞게 한국 발표 곡들과 보컬에서 차이를 뒀다. 멤버들은 맑고 가녀린 톤을 유지하며 고음에서조차 힘을 빼고 불렀다. 기교나 떨림 등 군더더기 일체 없이 멤버들이 가진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감정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다. 노랫말 각 구절의 끝음 처리도 호흡을 많이 쓰면서 처리해 아련하면서 여운이 있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전개지만 후반부에 멤버 원희의 3단 고음을 코러스로 넣어 극적인 느낌을 줬다. 이 역시도 아주 깔끔하게 구성한 3단 고음이지만 쭉 쌓아나가던 곡의 서사와 맞물려 최대의 감정 증폭 효과를 낸다. 그렇게 아일릿은 감정 과잉 없이 섬세한 음색과 표현으로 곡이 지닌 소녀 감성을 제대로 끌어냈다.

이와 같은 'Almond Chocolate'의 '미니멀 감성'은 최근 일본인들에 깊게 자리한, 특히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와비사비(侘寂, 담백함 속의 정취)' 코드와 맞닿아 있다. 이 정서를 파고든 아일릿은 일본 인기 확장에 또 하나의 단단한 주춧돌을 놨다.

아일릿은 지난해 3월 발표한 데뷔곡 'Magnetic(마그네틱)'으로 이미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일본 틱톡 2024년 '톱 송' 3위, 일본 유튜브 2024년 '쇼츠 최고 인기곡' 5위에 올랐고 아일릿은 '일본 레코드 대상'에서 K팝 걸그룹으로서는 13년 만에 신인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Almond Chocolate'까지 더하며 탄탄한 행보를 걷게 됐다.

kafk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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