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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류준열, 새롭고 낯선 얼굴로 전한 믿음
목사 성민찬 役 맡아 광기 어린 모습 등 보여줘
지난 21일 공개…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등극


배우 류준열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류준열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평온한 표정은 물론이고 눈물 하나도 철저한 계산과 끊임없는 고민의 산물이었다. 치열한 고민과 연구로 완성한 '계시록'을 통해 또 한 번 새롭고도 낯선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배우 류준열이다.

류준열은 2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감독 연상호)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특별한 계시를 받았다고 믿는 목사 성민찬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1일 공개된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비영어 부문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류준열은 "확실히 극장에서 개봉하는 것보다 피드백이 빠르더라. 너무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라며 "다만 내 연기만 보면 쑥스럽고 창피하다. 그 정도로 늘 내 연기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작품을 끝내고 나면 후회가 남는다"고 공개 소감을 밝혔다.

류준열의 겸손과는 다르게 '계시록' 공개 후 류준열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특히 후반부 권양래(신민재 분)가 추락하고 경찰에 잡힌 성민찬의 평온한 표정은 많은 이들이 소름 끼친 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류준열은 "사실 그 장면이 원래는 경찰을 설득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는 디자인이었다. 때문에 대사도 많았는데 마지막에 감독님께서 그 대사를 다 없애고 평온한 모습으로 끝이 나는 게 됐다"며 "평론가들과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아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이처럼 작품이 공개 후 시청자들에게 어느 정도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류준열은 "공감대 때문인 것 같다"며 "종교적인 설정이 있지만 정작 작품이 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믿음에 관한 것이다.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이나 믿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후반부에는 철학적으로 화두를 던지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준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감'은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해요. 그리고 종교 자체는 믿음을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좋은 선택이었어요. 물론 종교가 없어도 각자의 믿음은 있잖아요. 일례로 치약을 위아래 중 어디서부터 짜는지 등 제가 어떤 선택을 하는 것도 다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죠. 그런 부분에서 공감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거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배우 류준열이 '계시록'에서 성민찬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배우 류준열이 '계시록'에서 성민찬 역을 맡아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극 중 성민찬은 개척 사명을 받고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목사다. 어느 날 교회를 찾아온 권양래가 자신의 아들을 유괴한 범인이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그를 처단하려 한다.

류준열을 성민찬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이전 작품들과 달리 조금 더 과감하고 직설적으로 연기하려고 초점을 맞췄다. 그는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 인물이 고민하는 순간을 시청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기존에는 주로 리얼리즘과 생활감에 맞춰 연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믿음'이라는 거대한 걸 표현하기 위해 조금 더 과감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평범한 목사이던 성민찬은 계시를 믿기 시작하고 이후 이를 이행하는 과정 등 후반부로 갈수록 광기 어린 모습으로 변신한다. 류준열은 이러한 성민찬의 서사를 쌓고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민하고 또 연구했다.

그는 "원작에서는 조금 더 세속적인 목사의 모습이다. 외향적으로도 올백머리에 안경 쓰고 수트도 차려입은 모습이다. 다만 영화에서는 이 이미지로만 가면 좀 김이 새고 뻔할 것 같아서 디자인을 수정했다"며 "선을 행하는 목사가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성민찬이 악역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답하기 어려웠다. 왜냐하면 이 사람 입장에서는 끝까지 선을 행한 것이었다. 마지막의 평온한 얼굴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었다"고 전했다.

배우 류준열이 '계시록' 속 성민찬을 연기하면서 염두에 둔 부분을 밝혔다. /넷플릭스
배우 류준열이 '계시록' 속 성민찬을 연기하면서 염두에 둔 부분을 밝혔다. /넷플릭스

기자가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영이를 찾기 위한 기도회였다. 해당 장면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듯한 성민찬은 눈물까지 흘리며 섬뜩함을 자아낸다. 이와 관련해 류준열은 "이 장면에 여러 반응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시청자들이 어떻게 믿고 작품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성민찬이 아영이의 죽음을 믿게끔 거짓으로 기도회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고, 어떤 분들은 성민찬이 정말 저렇게까지 믿고 있다고 여긴 것 같다. 선택과 고민의 여지가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의지가 담긴 장면"이라고 밝혔다.

"아영이가 죽어야 민찬이는 계시를 받은 대로 처단을 할 수가 있잖아요. 살아있다면 계시도 어긋났다는 말이니까. 때문에 저는 완전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해석으로 연기를 했어요. 마지막 눈물의 경우 그런 신념에서 비롯된 괴로움의 눈물이었죠. 아영이가 살이 있으면 좋고 살아 있을 것 같은데, 신은 죽었다고 계시를 보내니 그 괴로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계시록'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과 주연인 신현빈 신민재는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반면 류준열은 이번 작품이 연 감독과의 호흡이었다. 함께한 작업은 어땠을까. 류준열은 "워낙 합리적이고 즐거운 환경에서 모두가 만족하는 작업을 한다고 들었었다. 실제로 감독님이 1년에 한 작품씩 하다 보니까 같이 하는 스태프들도 가족 같은 분위기더라. 그러다 보니 신뢰가 생기고 호흡이 좋았다"고 현장을 돌이켰다.

앞서 연 감독은 "귀에서 피가 나올 지경인 정도로 연기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배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민망한 웃음을 터트린 류준열은 "사무실에서 몇 시간이나 이야기할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누긴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보통의 작업 방식과 달랐다. 원래는 피드백을 드리면 일주일 뒤에 수정된 대본이 오는 식인데 감독님과는 출근을 아예 같이 했다.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을 말씀드리면 감독님께서 아예 노트북을 펴놓고 받아적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며 "그 정도로 열정이 있는 감독님이었다"고 전했다.

배우 류준열이 자신의 믿음에 관해 언급했다. /넷플릭스
배우 류준열이 자신의 믿음에 관해 언급했다. /넷플릭스

작품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건 개개인의 '믿음'이다. 그렇다면 류준열에게 있어 가장 큰 믿음은 무엇일지도 궁금했다. 그는 연기적인 측면과 인생의 믿음으로 나눠 전했다.

먼저 연기에 관해서는 "연 감독님 작품을 찍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즐겁고 상처 안 받게 찍으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최선을 다해 달려가는 건 맞지만 누군가에게 아픈 과거가 된다면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인생에 있어서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것이 날 위해서도 좋다고 믿는 편"이라며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죽으라고 일어난 것도 아니고 이거 잘못된다고 죽는 것도 아니지 않나. 때문에 내가 견딜 수 있다면 최대한 좋게 생각하면서 견디려고 한다"고 전했다.

"'신은 인간에게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준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도 제게 시련이 왔다는 건 견딜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면 견디면 되지 분노하고 남에게 화살을 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는 믿음이 인생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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