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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신재휘, '검은 수녀들'이라는 배움의 현장
애동 役 맡아 신스틸러로 활약
"송혜교·전여빈·김국희·문우진과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다"


배우 신재휘가 영화 '검은 수녀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배우 신재휘가 영화 '검은 수녀들'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더팩트|박지윤 기자] 배우 신재휘는 지금껏 해보지 않았던 오컬트 장르와 무당 캐릭터를 만나고, 자신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많은 것을 보고 깨달았다. 그렇게 소중하고 뜻깊은 배움의 현장이 된 '검은 수녀들'이다.

신재휘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사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작품이 손익분기점(약 160만 명)을 넘기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에 관해 "저희가 좋다고 느낀 것들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돼서 이 정도의 성과를 얻은 것 같아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문을 열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스크린에 걸린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2015년 개봉해 544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한국 오컬트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의 두 번째 이야기다.

신재휘는 유니아의 가까운 친구 효원의 제자 애동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NEW
신재휘는 유니아의 가까운 친구 효원의 제자 애동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NEW

두 차례의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합류하게 된 신재휘는 유니아(송혜교 분)의 가까운 친구 효원(김국희 분)의 제자 애동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말을 더듬는 설정과 2장 분량의 경문을 소화한 그는 "제가 했던 오디션 중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감독님이 주로 보셨던 건 말을 더듬고 경문을 잘 외우는 것보다 희준(문우진 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였어요. '아이를 살리려고 구마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마음을 잘 담아서 표현해 달라'고 하셨고,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함께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게 신재휘는 악령에 씌인 같은 또래인 희준에게 마음이 점점 기우는 애동의 감정에 집중했다. 이를 동질감이라고 표현한 그는 "우위한 시각에서 불쌍함을 느끼는 게 아니라 '너도 나와 닮아있구나'라는 마음을 담아내려고 했다. 두려움보다 동질감이 더 컸고, 희준이를 살리려는 마음이 있으니까 금지된 사람끼리 모여서 의식을 치른다고 생각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말을 더듬는 설정은 자칫 비하처럼 비춰질 수 있기에 해당 질환을 다룬 여러 영상을 보면서 캐릭터에 다가갔지만, 자신만의 애동을 만들기 위해 오직 무당 선생님과만 무당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신재휘는 "다른 작품을 참고하면 따라 하는 정도만 될 것 같았다"며 "저는 기독교인데 이번에 다른 종교를 알아갈 수 있는 재밌는 기회가 됐다. 굿은 단순히 귀신을 쫓아내는 게 아니라 2~3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서 대단한 위로를 건네는 거였더라. 이를 공부하고 배우면서 새롭게 깨달은 게 너무 많았다"고 강조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NEW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NEW

'검은 사제들'을 재밌게 봤지만. 해당 작품의 스핀오프에 참여하는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그는 "전작을 이어가겠다는 마음보다는 새로운 인물들을 어떻게 설득시킬지 고민했던 것 같다. 저는 검지도, 수녀들도 아니기 때문에 편한 지점도 있었다"며 "다만 안심되는 지점은 아니고 기존의 무당과 다른 형태의 무당을 어떻게 그려낼지에 집중했다. 제가 맡은 걸 해내기에 바빴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웃어 보였다.

신재휘에게 '검은 수녀들' 현장은 그야말로 배움의 연속이었다. 이는 송혜교와 전여빈(미카엘라 역)을 비롯해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으면서 쉽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송혜교는 마치 신화 속 인물을 보는 것 같았다는 그는 "현장에서 기둥 역할이 되어주셔서 다른 배우들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유니아의 위압감이 너무 잘 느껴져서 진짜 떨렸고 더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다"며 "여빈 누나는 몸을 사리지 않았다. 딱 한 컷을 위해 계속 뛰고 넘어지는 걸 보면서 저런 마음으로 연기를 해야 인정받는 배우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도 많이 됐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우진이는 정말 놀라웠어요. 촬영 당시에 중학생이었는데 정말 성숙하고 표현도 깊더라고요. 잘 놀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니까 바로 죽고 싶은 아이로 변하더라고요. 집중력이 너무 좋았어요. 우진이가 저보다 어린데 어린 모습을 보여준 적도 없고 친구같이 느껴졌어요. 또 국희 선배님과는 무당 연습을 같이했는데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저도 더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선배님들이 워낙 잘하시니까 저도 보면서 오기가 생겼죠."

1994년생인 신재휘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이라는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봤을 생각을 갖고 중학교 때 막연하게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를 맞닥뜨렸지만 '그럼에도 연기가 가장 하고 싶었던'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입시를 시작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이에 신재휘는 "운이 좋았다. 떨리는 마음을 내려놓고 여유를 갖고 해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겸손한 면모를 드러내면서 "처음 연기를 배웠을 때 제가 생각한 것과 완전히 달랐다. 전에는 제가 느낀 감상을 연기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제가 표현을 해야 관객들이 감상할 수 있는 거더라. 그 차이점을 깨닫고 충격을 받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가서도, 군대 다녀와서도 연기를 잘 못했다. 그래도 열심히 하니까 조금씩 늘었고, 좋은 파트너들을 만나 같이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신재휘는
신재휘는 "작품이 갖고 있는 울림에 집중한다면 분명히 좋은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사람엔터테인먼트

2017년 웹드라마 '새벽 세시2'로 데뷔한 신재휘는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 '아무도 모른다' '모범형사' '여신강림' '링크: 먹고 사랑하라, 죽이게' '사랑한다고 말해줘', 영화 '애비규환'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정직한 후보2'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 학교 폭력을 일삼는 일진 박창훈 역을 맡아 강렬한 일상을 남겼고, '소년심판'에서는 신입 실무관 서범으로 분해 선한 현실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어 '무빙'에서 특수능력자 반장 강훈(김도훈 분)과 대립각을 세우는 방기수를 연기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렇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신재휘는 "마음이 편한 연기와 재밌는 연기인 것 같다. 선역을 했을 때는 제 안에 있는 일상적인 선함을 나눌 수 있고, 악역은 어렵지만 도전하면서 재밌었다"며 "사실 저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그냥 얼굴인 것 같다. 분장과 설정이 저를 도와준 것 같다"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다.

"저는 제 만족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남들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러니까 이상하게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남의 시각을 생각하면서 하는 것과 제가 작품 안에서 할 수 있는 연기가 다른 것 같아서 지금이 너무 좋아요. 행복하고 즐겁고 잘 해내고 싶은 열망이 있어요.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역할들을 하면 또 신선한 도전이 될 것 같아서 장르를 불문하고 다 해보고 싶어요."

그런 점에서 신재휘에게 '검은 수녀들'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대중에게 더욱 각인시키는 작품이 됐다. 극장 밖의 공간에서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겼다는 그는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장르가 오컬트였다. 또 해보지 않았던 직업군도 아니라서 더 인상 깊었다. 말을 더듬고 경문을 외는, 제가 모르는 분야를 해서 더 즐겁고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으로 기억이 될 것 같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아직 차기작 계획이 없다고 밝힌 신재휘는 끝으로 "'검은 수녀들'의 장르는 오컬트 드라마다. 그렇기 때문에 오컬트 장르의 선입견을 갖고 보기보다 작품이 갖고 있는 울림에 집중한다면 분명히 좋은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으며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jiyoon-103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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