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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올라운더' 도경수, 또 한 번의 도전
'말할 수 없는 비밀' 피아니스트 유준 役 맡아 열연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해 보고 피아노 연주도 해보고 싶었어요"


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수수
가수 겸 배우 도경수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개봉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컴퍼니수수

[더팩트|박지윤 기자] 그룹 엑소의 멤버로 데뷔해 솔로 아티스트이자 배우로서 저변을 넓힌 도경수가 또 한 번의 도전을 택했다. 그렇게 그는 말간 얼굴에 강렬한 눈빛을 장착하고, 오글거릴 수밖에 없는 대사를 중저음의 보이스로 담백하면서도 감미롭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도경수는 지난달 27일 스크린에 걸린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개봉을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있는 카페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원작 팬들도 많기 때문에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 저는 개인적으로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환하게 웃으며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작품은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도경수 분)과 정아(원진아 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2008년 국내 개봉해 전국적으로 판타지 로맨스 신드롬을 일으켰던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만큼, 제작 단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던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도경수는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도경수는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마찬가지로 자신도 원작을 좋아했다는 도경수는 이에 따른 부담을 느꼈지만 이보다 더 큰 재미를 안고 리메이크에 뛰어들었다고. 그는 "그동안 마음에 상처가 많거나 달에 혼자 가서 살아남는 캐릭터를 연기했어서 멜로와 같은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을 연기해 보고 싶었다. 또 피아노 연주도 해보고 싶었다"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도경수는 피아니스트 음대생 유준 역을 맡아 스크린 첫 멜로에 도전했다. 실제로는 피아노를 못 치고 악보도 볼 줄 모르지만, 피아노를 실제로 치는 듯한 유려한 움직임과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 그다. '네가 진짜 피아노 친 거야?'라는 질문이 가장 만족스러운 반응이었다는 도경수는 "'더 문' 촬영을 끝내고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3주 정도 밖에 없었다"고 회상하며 작품을 준비한 과정을 세세하게 들려줬다.

"곡을 듣고 카피하는 게 직업이니까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어요. 춤을 췄던 경험이 있으니까 연주할 때의 동작을 따라 하는 게 수월했죠. 유준이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데 제가 1~2년 연습한다고 연주할 수 있는 곡들이 아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구간 구간 열심히 연습하면서 움직임을 카피했어요. 저도 '시크릿'을 좋아해요. 완벽하게 치면 제가 신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도저히 칠 수 없는 곡이라서 포기했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원작이 있는 만큼,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피아노 배틀신에서 두 인물의 구도가 바뀌고 작품의 시그니처 곡 '시크릿' 외에 유준과 정아가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는 듀엣곡 '고양이 춤'과 들국화의 명곡을 리메이크한 버전의 '매일 그대와' 등 새로운 곡이 추가되는 등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이 일부 관객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를 들은 도경수는 "변경된 곡에 관계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쉬웠던 분들에게는 어쩔 수 없지만 원작을 따라가는 건 진짜 힘든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또 원작과 달리 상대 연주자와 등을 맞대고 피아노 배틀을 한 것에 관해서는 "어려웠다. 눈을 보면서 칠 줄 알았는데 원작과 다른 면을 보여드리기 위해 마주 보지 않고 등을 맞대고 피아노를 쳤다. 어떻게 표현해야될지 모르겠더라.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게 룰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피아노 때문에 정신이 없었어서 나머지는 감독님께 맡겼다"고 전했다.

도경수는
도경수는 "곡을 듣고 카피하는 게 직업이니까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았다"고 작품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극 중 유준인 해외에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다가 한국에 교환 학생으로 와서 정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도경수는 첫사랑의 설렘과 엇갈림 등 다양한 감정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의 프로페셔널한 모습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며 작품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날 도경수는 현재의 시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두고 정아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간 유준의 행동을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유준과 '몰입'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지니고 있다는 그는 "유준이는 트라우마가 있어도 피아노 칠 때만큼은 확 몰입해서 친다. 본인이 좋아하면 물불 안 가리는 것들이 저와 비슷한 것 같다"며 "저는 요리를 좋아하는데 무언가를 먹었을 때 '왜 이 맛이 나지?'라는 궁금증으로 시작했고 그 맛을 낼 때까지 요리했다. 하나에 푹 빠지는 것과 무모함이 비슷한 것 같다"고 바라봤다.

이번 작품을 통해 스크린 첫 멜로에 도전한 그는 대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도경수는 "판타지는 말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 유준이가 과거로 가서 정아를 봤을 때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표정을 지어야 하는 건지, 말도 안 되는 상황인데 신기함을 먼저 느껴야 하는 게 아닌지 등 이를 어떻게 표현해야될까를 많이 고민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연주할 때만 느껴지는 감정이 있거든. 그게 널 만나면 느껴져' '널 위해 연주할게' 등 자칫 오글거리게만 들릴 수 있는 대사도 담백하면서도 감미롭게 소화하며 대체 불가한 활약을 펼쳤다. 평소 쓰지 않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어야 했던 도경수는 "조금 더 가면 과하고 덜 가면 성의 없어 보이더라. 규칙이 있다기보다 억양의 포인트를 조금씩 조절했고 모니터하면서 적정선을 찾아갔다. 진지해지면 못 보겠고 너무 웃으면 감정 표현이 안 돼서 중간 지점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도경수는
도경수는 "원작을 아시니까 비교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작품의 매력 포인트를 전했다. /컴퍼니수수

그러면서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원진아를 언급한 도경수는 "처음에는 차분하고 점잖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에너지가 활기차더라. 리허설할 때 정아라는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지 궁금했는데 에너지가 넘치고 통통 튀더라. 거기서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장르가 멜로였다.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감정이지 않냐. 판타지 요소가 있는 것도 좋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처럼 현실적인 멜로도 해보고 싶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2012년 보이그룹 엑소로 데뷔해 팀의 성공뿐만 아니라 솔로 아티스트이자 배우로서 성공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도경수는 최근 방송 중인 tvN 예능프로그램 '콩 심은 데 콩 나고 밥 먹으면 밥심 난다'에서 구내식당 요리사로 활약하며 상당한 요리 실력까지 뽐내고 있다.

이렇게 '올라운더'로서 다채로운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는 "연기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면서 평소에 느끼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다. 또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동안 만들어진 곡을 받아서 불렀다면 이번에는 작곡가를 만나서 멜로디 콘셉트 가사 등을 다 상의해서 만드니까 재밌더라"며 "예능은 제가 요리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하게 됐다. 나중에 직접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번 계기로 푼 것 같다. 드시는 분들이 정말 맛있게 드시는 걸 보고 싶어서 요리하는 마음이 크다"고 각각의 매력을 언급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도경수는 엑소의 완전체 활동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두 멤버(카이, 세훈)가 전역하고 준비하려고 한다. 올해는 일정이 다들 꽉 차 있어서 내년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보면서 "저는 '조각도시'를 촬영하면서 녹음도 하고 있다. 이번에는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장르를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의 올해 계획도 귀띔했다.

끝으로 도경수는 "정해져 있는 걸 충실하게 열심히 하겠다"며 "원작을 아시니까 비교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또 따뜻한 영화니까 장르물보다 멜로가 더 당기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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