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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배두나, 영업 비밀로 완성한 '가족계획'

  • 연예 | 2024-12-08 00:00

브레인 해커 한영수 役으로 열연
"갈증을 풀어준 작품"


배우 배두나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가족계획'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배우 배두나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가족계획'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쿠팡플레이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배두나에게 연기란 생동감이었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기보다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을 법한 느낌을 주고 싶었단다. 그렇기에 '가족계획'에서도 감정이 결여된 캐릭터를 소화해야 했던 만큼 눈빛부터 목소리 톤, 호흡까지 모든 걸 섬세하게 다뤄야 했다. 하지만 배두나는 이를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극 중 한영수가 가족을 위해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핵심 키인 것처럼 배두나 또한 '가족계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배두나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가족계획'(감독 김곡·김선)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극 중 브레인 해커 한영수 역을 맡은 배두나는 "이 작품은 어떠한 경계선상에도 없는 그런 느낌이었다. 블랙코미디적인 요소와 통쾌함이 잘 어우러져 재밌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된 '가족계획'은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특수한 능력을 지닌 엄마가 가족들과 합심해 악당들에게 지옥을 선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총 6부작으로 현재 3회까지 방영됐다.

배두나는 이런 '가족계획'만의 독특함에 끌렸단다. 그는 "사회적인 이슈를 발랄하게 풀어내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가족계획'이 그러했다. 제 갈증을 해소해 주는 느낌이었다"며 "무엇보다 엉뚱한 코미디를 좋아하는데 '가족계획'은 웃음을 강요하지 않아서 더 끌렸다. 보다가 '피식'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고 소개했다.

배두나가 맡은 한영수는 특수한 기술 브레인 해킹을 통해 상대의 뇌를 장악해 기억을 지배하는 브레인 해커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누구보다 다정한 엄마다. 가장 소중하고 지키고 싶은 가족 앞에서는 따스한 사람이지만 극악무도한 악당을 처단할 때는 한 치의 자비도 없는 차가운 인물이다.

"브레인 해킹이라는 소재가 재밌어서 선택했는데 생각보다 피가 너무 많이 나와서 힘들었어요.(웃음) 거기서 당하는 사람들이 속옷 차림이 돼서 나오기도 하는데 저는 인간의 모멸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너무 괴롭더라고요. 영수는 아무렇지 않지만 배우 배두나로서 힘들었달까요. 저는 차라리 제가 맞는 연기가 더 편한 것 같아요."

한영수는 특교대에서 지냈다가 같은 기수 철희(류승범 분)와 함께 갓난아기를 데리고 탈출한다. 그렇기에 배두나는 한영수가 아이들을 대할 때 조금 더 냉정하면서도 나하고는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배두나가 '가족계획'에서 브레인 해커 한영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쿠팡플레이
배두나가 '가족계획'에서 브레인 해커 한영수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쿠팡플레이

"사실 영수가 응징하는 사람들이 다 나쁜 놈이잖아요. 그렇지만 그들이 나빠서 벌을 준다는 느낌보다는 우리 애들을 헤칠까 봐, 우리 애들이 '엄마 쟤 좀 해결해 줘'라고 하면 '알았어. 엄마가 해결할게'가 되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피가 섞이지 않았는데도 가족으로 뭉치는 게 되게 따뜻하면서도 반가웠어요. 이들을 점점 응원하게 됐죠."

한영수는 쉽게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캐릭터다. 배두나 또한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감정이 삭제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딱 한 가지 '가족'에게만 집착한다"고 밝힌바. 배두나는 이러한 한영수의 감정에 집중해서 캐릭터를 구축했다.

"영수의 감정이 평상시에 100%라고 가정하면 70% 정도를 눌러서 관객에게 보여줘야 하는 느낌이에요. 매일 사람을 고문하고 도려내고 그런 걸 배우던 애니까 텅 빈 모습을 연기해야 해서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해 온 스타일과 너무 달랐어요. 엄마로서도 사랑을 글로 배운 것처럼, 저 사람에게 다정한 엄마가 돼주고 싶은데 아는 건 고문밖에 없잖아요. 그 사이에서 오는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배두나는 평상시에 몰입을 굉장히 잘하는 편이다. 뉴스에서 본 게 갑자기 생각나 자다가 벌떡 일어날 정도로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를 때도 있었단다. 그는 "'가족계획'을 할 때 뉴스에서 봤던 여러 사건이 생각났다"고 떠올렸다.

"저는 몰입을 진짜 잘하는 편이에요. 남의 일인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웃음) 그동안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재난도 있었고 사건 사고도 있었잖아요. 그게 잘 안 잊혀요. '가족계획'을 하면서도 뉴스에서 봤던 학교 폭력, n번방 사건과 같은 여러 일들이 좀 떠올랐던 것 같아요. 영수가 브레인 해킹을 통해 피해자들이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운지를 똑같이 느끼게 해주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 연기를 하면서 긍정적으로 이 기술을 쓰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어요. 제가 만약 이런 능력이 있다면 좋은 기억을 심는 데 쓸 것 같아요. 트라우마를 남긴다기보다는 힐링할 수 있는 방향으로요."

배두나는
배두나는 "내가 맡은 캐릭터가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쿠팡플레이

배두나는 '가족계획'을 촬영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 바로 생동감이다. 그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짜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를 전달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저는 어떠한 캐릭터를 맡아도 이게 진짜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요. 취향별로 좋아하는 연기는 모두 다르고 제가 하는 연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연기를 잘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진짜로 그 사람이 어딘가에서 살아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걸 목표로 삼아요. 그렇게만 보인다면 제 일을 잘 해낸 거라고 생각해요."

배두나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한영수 캐릭터에 생동감이 부여됐고, 특히 다정한 엄마와 악당들에게 무자비한 처벌을 내리는 인간병기 사이에 극명한 온도 차가 있는 모습을 흡인력 있게 그려냈다.

"저는 그 사람이 진짜 있는 것처럼 소설을 써요. 인물이 쌓아온 기억이라는 게 있잖아요. 제가 이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감정이 폭발하려면 그 에피소드들이 필요하다 보니까 계속 상상해요. 이 인물의 감정이 섬세하게 드러나야 진짜처럼 보일 테니까 스토리를 나름대로 만들어서 쌓아두고 촬영할 때 꺼내 써요. 세트장에 있는 아무 의미 없는 물건이라 할지라도 '내가 과거에 소중하게 생각했던 물건' 이런 설정을 입히는 거죠. 아 이거 영업비밀인데.(웃음)"

배두나는 영업비밀이라며 웃다가도 "이렇게 나름대로 서사를 설정했을 때 시청자분들이 찾아주시면 쾌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김정민 크리에이터님이 상상력을 풀어갈 때 거침없으신 분이에요. '이게 말이 돼?'라고 태클을 걸더라도 거침없이 밀고 나가시니까 이게 말이 되더라고요. 범죄자들의 에피소드를 소재로 가져오는 데도 막힘이 없어서 굉장히 좋았어요. 그런 부분을 시청자분들도 함께 찾아주시면 너무 좋죠. '가족계획'에도 그런 부분이 많이 녹아져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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